[신간] 반항, 위반, 탈출의 신화...신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인간의 이야기
[신간] 반항, 위반, 탈출의 신화...신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인간의 이야기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8.09 0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자 김종우는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질베르 뒤랑의 신화방법론 연구]로 문학석사 학위를, [‘탈출’과 ‘귀환’의 주제를 중심으로 한 쥘리앙 그린의 초기소설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부르고뉴 대학교 ‘바슐라르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있었다.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제2대학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신화와 상상력이 현대인의 삶과 현대문명에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구조 개념의 변화와 그 의미], [오이디푸스를 통해 보는 부조리 인식-카뮈의 『시지푸스 신화』 읽기의 한 방식-], [카뮈, 현대의 아이스킬로스], [프랑스 문학관의 운영현황과 전망], [‘신화의 구조분석’에 대한 뒤랑의 비판에 관한 연구] 등이 있고, 역서로는 『신화와 형이상학』(귀스도르프, 문학동네), 『실증주의 서설』(콩트, 한길사), 『잔해』(그린, 문학동네), 『원시인의 정신세계』(레비브륄, 나남) 등이 있고, 저서로는 『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공저, 강), 『프루스트와 현대소설』(공저, 민음사), 『구조주의와 그 이후』(살림) 등이 있다.

한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신화가 오랫동안 완벽한 허구로 받아들여졌다가 다시 부활했다. 태초의 인간은 신화적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인지의 발달에 따라 신에게 부여한 절대적인 권리를 인정하지 않게 됨에 따라 신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유아적 사고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합리주의적 사고의 극단에서 신화적 사고의 효용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침을 거듭한 신화는 진짜 무엇이며, 인간은 왜 신화라는 것을 만들어내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사람들은 현대사회의 한 특성을 가리켜 기술문명사회라고 말한다. 이 책의 주제인 신화가 ‘신’과 관련된 황당한 이야기[神話]가 아니라 ‘인간’과 관련된 현실적인 이야기[人話]였던 시대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현대사회는 고도의 기술문명사회라고 부름직하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문명사회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에도 인간의 활동이 주위에 널려 있던 물건들만으로 이루어졌을 신화시대의 삶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인류의 기원은 길게는 수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그런데 이토록 기나긴 이력을 지닌 인류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아무리 길게 잡아야 고작 5천 년도 채 넘기지 못한 문자의 발명 이후일 것이다. 그런데 문자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않을 뿐더러 문자가 발명된 이후에도 인간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래서 인류의 먼 조상의 삶이 어떤 모습을 지녔을까 하는 문제는 고도의 기술문명사회로 일컬어지는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상상 활동을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가장 오래된 문자로 알려진 이집트의 상형문자라고 해야 고작 5천 년도 채 되지 못했으며 그나마 그것을 해독할 수 있게 된 것은 고작 200년도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한자의 기원으로 알려진 갑골문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상형문자, 설형문자, 갑골문자가 해독된 것이 언제였는지 생각해보면, 그리고 그 불완전성을 생각해보면, 인간이 조상의 삶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수백만 년에 달한다는 인류의 역사에 비해 5천 년 전은 너무 가깝게 느껴진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알려진 것조차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