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피라미드 코드... 인류 문명의 숨겨진 기원을 가리키는 단서
[신간] 피라미드 코드... 인류 문명의 숨겨진 기원을 가리키는 단서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8.2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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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맹성렬은 우석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신소재공학석사 학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든 주의와 주장을 의심하는 냉철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류 문명사에서 해명되지 않은 난제들을 탐구하고 있다. 영국 유학 시절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 고대 문명이 공학적으로 상상 이상의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한 이후, 역사학·지리학·고고학·신화학 분야에서 방대한 국내외 문헌을 연구하여 그 결과를 이번 책 《피라미드 코드》에 담았다.

2006년 세종대왕 특허기술상을 수상했고 2009년 저서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 저작으로 선정됐다. 2010년에는 ETRI Journal에서 수여하는 우수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미국과학진흥협회 전문가 회원 및 미국화학회 회원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아담의 문명을 찾아서》《과학은 없다》《UFO 신드롬》《초고대문명》(상ㆍ하)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 등이 있다.

오늘날 유일하게 현존하는 세계 7대 불가사의, 기자 대피라미드(Great Pyramid of Giza). 기원전 2세기 비잔티움 출신의 수학자 필론은 인간이 만든 일곱 가지 건축물을 7대 불가사의로 꼽았다. 바빌론의 관개 시설 ‘공중정원’,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 지중해 로도스 섬의 ‘청동거상’ 등이 그것으로, 그중 가장 오래되었으면서 오늘날 유일하게 현존하는 것은 ‘기자 대피라미드’다. 또한 기자 대피라미드는 남아 있는 이집트 피라미드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정밀한 것으로 밑면 한 변의 길이가 약 230미터, 높이가 약 146미터에 달해 ‘대(Great)’라는 수식어가 고유명사가 되었을 정도다. 

《피라미드 코드》는 과학의 냉철한 시선으로 인류의 가장 오래된 미스터리 ‘기자 대피라미드’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영국 유학 중 휴가차 들른 이집트에서 기자 대피라미드를 처음 본 뒤로 20여 년 동안 인류 문명 기원의 수수께끼에 천착해왔다. “고고학과 역사학의 주류 학자들은 대피라미드의 과학기술을 대체로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자의 눈에 대피라미드는 인류 최대의 미스터리다. 그 안에 있는 정밀과학이 18세기 근대문명이 성취한 수준과 맞먹기 때문이다.” 저자는 천문학, 기하학, 측지학, 건축공학 등 현대 과학의 지식으로 과학과 역사, 신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학이 아직 입증하지 못한 문명사의 난제를 집요하게 탐색한다. 인류 문명의 기원을 찾기 위한 20여 년의 치밀한 지적 여정이 이 책 《피라미드 코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날 대피라미드로 대표되는 기자 피라미드군이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과 상당히 동떨어진 문명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 연구자들이 있다. 또한 이들은 피라미드에 고대의 놀라운 지식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지구의 크기나 태양계와 관련된 지식, 심지어 인류의 미래에 관한 예언이 피라미드 안에 암호화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자 대피라미드가 그런 비전의 지식을 담고 있는 보고라고 말한다. 오늘날에는 이들을 통칭해 피라미디오트(pyramidiot, 피라미드 바보)라고 부르고 이들이 추구하는 신조를 피라미디오시(pyramidiocy)라고 명명한다. 

최근에는 나름의 과학적 논리로 무장한 피라미디오트가 등장해 기자 대피라미드에 지구 크기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대표 격이 바로 《신의 지문》의 저자 그레이엄 핸콕이다. 19세기의 대표적인 고고학자로 고대 이집트학의 선구자인 플린더스 페트리는, 기자 대피라미드의 여러 수치를 측정한 뒤 인류 역사상 최고로 정밀한 건축물이라고 선언했다. 망원경과 레이저 빔, 특수 합금으로 제작한 초정밀 계측 기기를 사용하는 21세기에는 이 주장이 더는 유효하지 않겠으나 대피라미드 건축에 적용한 정밀도는 오늘날의 기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피라미드 코드》는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결론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자 대피라미드 정도의 규모와 정밀도로 건축을 할 만한 문명이라면 미적분학이나 위상기하학, 천문학, 측지학, 토목 건축학 등 사실상 근대 문명이 개척한 수학·과학·공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상당한 지식을 축적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수준의 문명이었기에, 지구의 크기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기자 대피라미드를 극도로 정밀하게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86점의 도판과 100쪽에 달하는 주석 및 참고문헌으로 고대 이집트 문명에 관한 방대한 연구를 선보이면서, 기자 대피라미드에 인류 문명의 기원에 관한 실마리가 숨겨져 있음을 논증한다. 

문자와 수 체계의 발명, 고도로 정밀한 광학렌즈, 강철보다 단단한 화성암을 가공하는 기술까지, 인류 문명의 초창기에 이집트에서 놀랍도록 성숙한 고대 유물이 갑작스럽게 쏟아져 나왔다. 고대 이집트의 유물에 축적된 여러 지식 중에서 특별히 인상적인 것은 대양 항해와 관련이 있는 천문학과, 천문학에 기반을 둔 측지학이다. 서양 각국이 대항해 시대 이후 식민지 개척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학문 분야도 천문학과 측지학이었다. 지난한 탐구의 결실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위도 180도 경도 360도로 된 세계 지도가 탄생했고 수평선 너머로 항해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처음부터 완벽했던 이집트 문명 

문명 저술가 알베르토 카르피체치는 “고대 이집트 문명은 마치 시작부터 성숙했던 것 같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스위치를 눌러 전구를 켜듯 고대 이집트 문명이 갑자기 등장했다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이유로 20세기 초반의 고고학자들은 기원전 3500년경 문명이 충분히 발달한 다른 곳의 왕조 종족이 이집트 땅에 들어와 고대 이집트 왕국을 건설했다는 주장을 했다.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이집트 갈대배 

기자 대피라미드 근처에서 1492년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항해할 때 승선한 산타마리아호보다 두 배나 큰 목선이 발견되었다. 이 배는 당시 이집트인이 타고 다니던 파피루스를 엮어 만든 갈대배를 목재로 흉내 낸 것이다. 1971년 노르웨이의 인류학자이자 탐험가인 토르 헤위에르달이 이집트의 갈대배를 모방해 갈대로 만든 배로 대서양을 건너는 데 성공함으로써, 갈대배의 항해 능력을 증명했다. 기자 대피라미드 속 고도의 천문학은 먼 옛날 망망대해를 누빈 고대 이집트인의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집트로 유학 간 그리스 학자들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원전 6세기 초 이집트에서 수학을 도입해 고대 그리스의 수학적 형식을 결정한 주역은 탈레스라고 했다. 탈레스를 비롯해 피타고라스, 솔론 등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학자는 모두 이집트에서 장기간 유학 생활을 했다. 고대 이집트가 그리스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교육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날 미국과 유럽으로 전 세계의 유학생이 몰려드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성스러운 지식을 찾아 나선 과학자 뉴턴 

근대 과학혁명의 위대한 선구자 아이작 뉴턴은 역설적이게도 과학의 목표가 잃어버린 고대의 성스러운 지식을 되찾는 데 있다고 믿었다. 뉴턴이 심혈을 기울여 찾은 것은 지구 크기를 기준으로 정한 고대의 신성한 측정 단위였다. 그는 유대인이 야훼 신에게 놀라운 지식과 지혜를 얻어 이를 고대 세계에 전파했다 여기고 그중 ‘신성한 큐빗(Sacred Cubit)’이 가장 중요한 지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헌 조사로는 신성한 큐빗의 값을 정확히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고대 건축물에서 그 수치를 파악하려 했다. 그가 보기에 유대인이 이집트 땅으로 이주하면서 고도의 문명을 전달했고, 그 문명의 정수가 응축된 건물이 바로 기자 대피라미드였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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