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보는 눈]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종교 다원주의
[시대를 보는 눈]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종교 다원주의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 승인 2018.10.24 12: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해 11월 개최가 임박한 상황이다. 다당제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국회와 1당 독재체제에 있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대등한 대의제도에 해당하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발상에 대해 심히 우려하는 바이다.

남북은 오랜 분단 상태에서 갈등과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있다. 6·25 한국전쟁이 휴전 되었으나 1971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남북 당국은 정치, 인도주의, 사회, 문화, 군사, 경제회담을 공식적으로 668회나 만났다. 상호간 신뢰를 쌓고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은 50년 동안 진행되어 왔다. 1972년에는 남북공동성명서가 발표되고, 남북조절위원회가 발족까지 했다.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의 통일 3원칙을 비롯한 상대방 중상 비방 중지, 군사충돌 방지, 서울-평양 상설직통전화 설치 등 마치 통일이 다 된 것 같은 합의문이 나왔다.

그러나 국제적 냉전체제는 이 합의조차 휴지조각을 만들었다. 1980년대는 남북관계는 위기를 겪었으나 경제, 체육 등 대화가 재개되기도 했다. 1992년에는 남북 사이에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발효되기도 했다.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동선언에 합의도 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서는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점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통일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문에서, 정전체제의 종식과 항구적 평화 체제의 구축에 공감하고, 직접 관련된 3자 혹은 4자 정상들이 한반도에서 만나 종전 선언하는 것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2017년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는 길이 평화로운 한반도로 가는 길’이라는 베를린선언을 문재인 대통령이 했다. 2018년에는 세 번의 정상회담을 했다. 이제는 국회와 북의 최고인민회의가 함께 회의를 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6·15 공동선언 연합제 또는 연방제를 채택하자는 것과 10·4 정상선언의 종전선언을 추진하자는 것이 그 배경으로 깔려 있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自由民主主義와 人民社會主義가 연방제나 연합제를 채택하자는 제안은 얼핏 합리적 통일 방안처럼 들릴 것이다. 종교 다원주의(多元主義)자들이 종교 간의 차이보다 공통점을 강조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과 같다.

神을 궁극적 실제로 말하는 종교다원주의자들은 그 실재를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논리보다는 둘다(both-and)의 방식으로 보고, 다양한 현상적 신들이 기독교의 하나님, 이슬람의 알라, 유대교의 하나님, 힌두교의 브라만, 불교의 부처 등의 존재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종교가 다른 종교보다 우월하다거나 유일하다는 주장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상적·이념적 체제가 다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북한이 연방제나 연합을 하자는 것은 종교다원주의자들의 터무니없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개인의 자유 특히 거주의 자유·언론의 자유·신앙의 자유·소유의 자유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우리는 처음부터 주장했고 우리 헌법에도 명기되어 있다. 아무리 정상간의 합의가 이뤄졌어도 국민의 동의 없는 잘못된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을 남북 국회의 합의로 만들려는 꼼수를 국민은 다 알고 있음을 책임 있는 이들은 명심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현엽 2018-10-29 10:33:44
정말 짧게 명확하게 이해하기 쉽게 기술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