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의 MBC, 퇴직 2개월여 남긴 이순임 노조위원장에 정직2개월 중징계 탄압 논란
최승호의 MBC, 퇴직 2개월여 남긴 이순임 노조위원장에 정직2개월 중징계 탄압 논란
  • 미래한국 편집부
  • 승인 2018.11.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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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 “회사 결정 불복, 지금 MBC는 무법천지 상황…모든 수단 다해 저항할 것”

최승호 사장의 독불경영, 독주경영에 쓴 소리로 견제해온 이순임 MBC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이 정직2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19일자 ‘오늘의 보고’를 통해, 퇴직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떨어진 징계와 관련 “회사의 이번 결정을 존중하지도, 승복하지도 않는다”며 “‘악법도 법이다’라는 경구를 MBC에 적용하면 안 된다. 지금 MBC는 ‘악법’이 아니라 ’무법 천지‘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매일 출근하면서 재심 청구, 노동위원회 제소, 징계 무효 소송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저에게 가해진 부당함에 맞서 모든 수단을 다해 저항함으로써 소박한 정의를 실현하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위원장은 두 차례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후 “무엇이 '허위사실 유포와 회사비방 등을 통해 사내질서를 문란케하고 회사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 단 한마디도 말해주지 않았다”며 부당한 노조탄압행위라고 반발한 바 있다.

최승호 MBC 사장
최승호 MBC 사장

- 이하 ‘오늘의 이슈’ 전문 -

정직 2개월의 중징계, MBC에 고합니다

회사는 지난 금요일(11월 17일) 저에게 정직 2개월이라는 터무니없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저는 지난 30여 년간 MBC의 여러 부서에서 업무의 성격과 직위, 보직을 탐하지 않고 오직 일에만 전념해 왔고, 드디어 올해 말 명예롭게 정년퇴임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회사로부터 ‘정직 2개월‘ 이라는 선물 아닌 선물을 받아들고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저는 올해 말 퇴직 이후에는 MBC와 전혀 관계없는 일반인 신분이 됩니다. 정직 2개월이면 제가 퇴직 이후에도 약 보름 정도 징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MBC는 평범한 일반 시민을 징계할 권한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회사의 징계에 대해 전혀 승복하지 않습니다. 저는 인사위원회에 2번이나 출석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저에 대한 징계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저의 질문에 대해 사측은 끝까지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회사는 ‘허위 사실 유포와 회사 비방을 통해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하고 회사 명예를 훼손했다’고 막무가내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허위 사실을 유포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말해 달라는 저의 요구에 대해 인사위는 단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또 ‘회사를 비방했다’는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잊게 만들 정도입니다. ‘비방했다’라는 단어에는 ‘사실과 다르게 또는 사실을 왜곡, 과장해 나쁘게 말했다’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공정방송노조 위원장으로 쓴 많은 글들 중에서 사실과 다르게 또는 사실을 왜곡, 과장해서 회사를 비판한 대목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실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지적해 달라고 인사위에 여러 차례 요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요구에 인사위 참석자들은 전혀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30년 이상 재직한 최고참 사원을 구체적인 사례도 적시하지 못한 채 마구잡이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는 경영진의 야만스러움에 저는 혐오감을 느끼고 치가 떨립니다. 물론 회사의 이번 결정을 존중하지도, 승복하지도 않습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경구를 MBC에 적용하면 안됩니다. 지금 MBC는 ‘악법’이 아니라 ’무법 천지‘의 상황입니다.

인사부의 안내에 의하면 정직의 효력은 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월요일부터 업무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중징계를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재심을 요구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 저에 대한 징계는 당연히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매일 출근하면서 재심 청구, 노동위원회 제소, 징계 무효 소송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저에게 가해진 부당함에 맞서 모든 수단을 다해 저항함으로써 소박한 정의를 실현하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허위 사실 유포’, ’회사 비방’, ’사내 질서 문란’ 등등은 사실 언노련 소속 1노조의 주특기가 아니었던가요? 전임 사장과 경영진에 대해 무지막지한 욕설과 근거없는 비방, 또 방문진 이사들에 대한 물리적 폭력 그리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사내 비조합원에 대한 무차별적인 징계들... 백과사전을 만들고도 남을만한 이러한 불법적인 만행에 대해서 회사측은 어떠한 조치를 시도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편파, 편향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2차 인사위 말미에서 변창립 인사위원장은 ‘MBC는 政派와 상관없는 곳...’이라고 말하는 걸 듣고 기가 막혔습니다. ‘저 사람은 눈 감고 귀 막고 회사를 다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MBC가 민주당과 민노총의 하부 조직이자 행동대원이라는 사실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나요? 그렇다고 또한 하늘이 가려지나요???

변창립 부사장이야 어차피 실세도 아니고, 어느날 갑자기 ‘부사장’이라는 감당 못할 감투를 얻어 쓴 처지라는 사실을 MBC 사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조와 사장의 허수아비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 느즈막히 챙긴 벼슬을 즐기려는 심정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그러나 변창립 부사장은 인사위원장으로서 마지막 사명이 있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명예와 자존심, 그리고 양심을 걸고 제가 올리는 재심 청구를 신중하게 검토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알아보니 변 부사장은 저와 같은 해에 출생했네요. 인사위원회 재심 청구 사안을 정의롭게 처리하고 저와 함께 동반 퇴직하는게 어떨까요. 남은 인생의 명예를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력히 권고합니다.

끝으로 최승호 사장에게 한마디 전합니다. ‘知止止止’, 그칠 때를 알고 그칠 곳에서 그친다...

노자의 도덕경 44장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제 이 정도 했으면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불과 1년 사이에 우량기업 MBC를 이정도로 망가뜨렸으면 당신의 무능은 충분히 입증됐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더 증명하고 싶은가요? 이제부터 당신이 할 일은 지난 60년간 MBC의 영광을 일구며 이름을 남겼던 수많은 선배들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는 것입니다. 그게 당신에게 남은 마지막 의무입니다.

2018년 11월 19일

MBC 공정방송노조 위원장 이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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