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정보의 진화... 물리학과 경제학으로 정보성장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다
[서평] 정보의 진화... 물리학과 경제학으로 정보성장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1.0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는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히달고의 관점에서 볼 때 경제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거대한 컴퓨터이며, 이 컴퓨터의 성능이 개선되었을 때 경제가 성장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정보이론과 물리학, 사회학, 그리고 경제학을 종합하여 새롭고 흥미로운 이론을 전개한다.

널리 알려진 열역학적 상식에 의하면, 우리의 우주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가아간다. 즉 질서에서 무질서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유독 지구만은 반대로 무질서에서 질서로 나아간다. 우주에는 지구보다 많은 에너지와 물질로 이루어진 천체가 도처에 널려 있지만, 지구처럼 방대한 양의 정보가 집약된 곳은 (적어도 우리가 아는 한)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에너지와 물질, 그리고 정보로 이루어진 우주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흥미롭게 만드는 주인공은 단연 정보다. 정보가 없다면 우주는 뚜렷한 형태도 없고 구조도 없는 무의미한 공간일 뿐이다.
 
『정보의 진화』는 원자부터 경제까지 모든 형태의 정보의 증가에 기여하는 메커니즘을 파헤쳐, 정보의 증가에 기여하기도 하고 우리의 정보 처리 능력을 제한하기도 하는 물리적, 생물학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들 간의 연결고리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왜 국가 간 부의 격차가 생기는지, 왜 각국의 지식 축적 능력과 생산성에 차이가 생기는지, 갈수록 심해져가는 정보의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문제는 상상력이다 

우리는 첨단 제품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초기 인류가 살던 고대와 현시대가 다른 이유는 단순히 어떤 물질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고도로 함축되어 있는 정보의 물리적 배열 때문이다. 인류는 상상을 구체화하여 물질 속에 담아낸다. 높이 솟은 마천루도, 자동차와 비행기도, 최신형 컴퓨터와 핸드폰도 모두 물리적으로 구체화된 상상력의 산물이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정보를 나누고, 더 많은 정보를 창출해 스스로의 능력을 증폭시켜나간다. 그러나 인위적인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정보는 자연의 근본적인 속성으로, 태곳적부터 존재해왔으며 생명과 함께 진화해왔다. DNA나 RNA 또한 분자에 들어 있는 다양한 정보의 한 예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를 정보를 생산하고 처리하는 유기체로 간주할 수 있다면, 사회와 경제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경제성장에는 고도화된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개인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축적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에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의 양이 많을수록 더 큰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국가 간의 경제규모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도 이를 통해 설명해볼 수 있다. (1) 경제활동이 단순할수록 더 많은 지역에서 행해지고, (2) 복잡한 경제활동은 오직 고도로 정보화된 시스템 안에서만 실행될 수 있으며, (3) 모든 국가의 산업은 이미 생산중인 제품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쪽으로 다양화되고, (4) 장기적으로 볼 때 한 지역의 소득수준은 경제의 복잡한 정도에 걸맞은 값으로 수렴한다. 모든 제품에는 그 지역 특유의 지식과 노하우가 투영되어 있다. 선진국일수록 경제복잡성이 높고, 정보의 교환이 용이하도록 촉진하는 제도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보의 효율적인 축적과 공유를 방해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제거해나가면, 좀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성장하는 질서의 일부가 되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사업상의 동맹을 맺고, 아이를 낳고, 웃고 울면서 살아왔다. 정보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개입하며 끊임없는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바쁘게 움직이며 무질서한 세상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치여, 우리는 종종 그 아름다움을 잊는다. 정보는 좋건 싫건 지금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이 정보의 연금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는 황금처럼 찬란히 빛날 수도 있고, 아무 가치 없이 나뒹구는 돌멩이처럼 될 수도 있다. 이를 한발 앞서 알아챈 히달고의 생각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