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즘 브랜드...당신이라는 브랜드에게
[리뷰] 요즘 브랜드...당신이라는 브랜드에게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3.05 0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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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에르메스나 포르쉐, 롤렉스나 파타고니아처럼 제품 생산과 이미지 생산에 모두 능한 브랜드가 있다. 사람들은 그런 브랜드에 조금 더 호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하고 약점 없는 브랜드는 없다.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퍼트릴 때, 자신의 어떤 부분을 드러내고 또한 숨긴다. 

이 책은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퍼뜨리는 데에 성공한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다. 할리우드 영화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처럼, 성공적인 모든 이야기에는 공식처럼 비슷한 패턴과 목표가 있다. 이 책은 그 공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브랜드가 만들어 내는 모든 이야기의 목적은 똑같다. 브랜드를 좋아하게 하는 것. 입사 면접, 프로젝트 미팅, 심지어 소개팅, 개인적인 식사, 그 모든 자리에서 당신이 상대방에게 하는 이야기의 목적도 같다. 당신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 

다만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을 쓴다. 고가품 브랜드는 스스로를 좋아하게 만들어서 없어도 되는 물건을 갖고 싶어지게 한다. 이쪽 분야에서는 서유럽의 명품 브랜드가 아주 빼어난 솜씨를 갖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로 약점을 가리는 곳도 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온갖 불편과 낮은 내구성을 무마시키는 이케아가 대표적인 예다. 둘 다 마법 같은 기술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브랜드는 아주 다양하다. 산업적인 공통점은 별로 없다. 오래되고 유명한 브랜드의 이야기는 당연히 나온다. 반대로 새로운 것, 안 유명한 것, 싼 것도 있다. 

반면 여기 있는 브랜드들엔 아주 강한 공통점도 있다. 이 브랜드 안팎에는 아주 좋은 이야기가 있다. 매우 치밀하게 구성하고 조작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거의 자연발생적인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오디션 시스템에서 나온 가수건 길거리에서 바로 나온 가수건, 좋은 가수라면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브랜드도 그럴 것이다. 

이 책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질 독자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이 책을 볼 것이다. 작은 가게를 열거나 멋진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이라면 고객에게 호감을 주는 브랜드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엔 산전수전 겪으며 멋지게 브랜드를 전개해 온 선배 브랜드들의 이야기가 모여 있으니 예비 사장님께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크고 작은 기업의 마케터, 브랜드 매니저, 기획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에 담긴 적절한 사례와 통찰이 놓치고 있던 업계의 상식이나 영감을 찾는 데 촉매제가 되어 줄 수도 있다.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제품/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브랜드를 참고 삼은 지는 무척 오래되었고, 요즘은 자기 표현수단을 넘어 심층적이고 복합적인 양상이 읽혀진다. 애플이 생활과 인간관계에 끼친 영향, 라이프스타일의 전영역을 사업화한 무인양품 같은 브랜드의 존재 자체가 어떤 최신 철학이나 이념보다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박찬용은 10년간 <에스콰이어>, 매거진 등 매체의 에디터로 일하며 관점이 독특하고 분석이 뛰어난 글로 정평이 나 있다. 라이프스타일 저널리스트라면 박찬용을 손꼽을 만하다. 그는 요즘 브랜드부터 전통적 브랜드, 그리고 만성적 불경기를 겪고 있는 이 시대의 브랜딩 세계 속을 파고든다. 

해석해야 할 시대의 메시지는 이케아 카탈로그에도 있다. 우리 모두는 브랜드를 통해 현대 사회를 읽을 수 있다. 아니면 브랜드의 꾐에 속아 제한된 인생의 한정된 자원을 소진시키며 살아갈 수도 있다. 소비자로서 우리가 가진 미래를 어떻게 잘 살아갈지는 궁극적으로 개별 소비자의 몫이다.

<요즘 브랜드> 읽기는 브랜드 저널리스트와 함께 유니클로 매장을 답사하고 다이슨 청소기를 사용해 보는 지적인 탐구의 기회가 될 것이다. 누구나 잘 알거나 들어본 적 있는 20여 개 브랜드를 다뤄 너무 길거나 어렵지 않다.

여기엔 브랜드의 여러 전문가들, 창업자, CEO, 패션 에디터, 브랜드 전문지 편집장, 엔지니어, 전시 기획자, 마케터 들이 들러 귀한 경험을 나눠 주기도 한다. 여기에 당신의 생각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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