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소수 이사들 “경영진, 경영악화 지적에 아전인수”
KBS 소수 이사들 “경영진, 경영악화 지적에 아전인수”
  • 미래한국 편집부
  • 승인 2019.03.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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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등 소수 이사들 경영진에 재반박

KBS 이사회 소수 이사들(서재석 천영식 황우섭)이 양승동 사장 체제의 KBS 부실경영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KBS 측이 반박의견을 낸 가운데, 소수 이사들이 다시 재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5일 성명을 통해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한 편파적이고 아전인수식 해석이 포함돼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반론을 제시하겠다”며 “이번 해명문서는 악화된 경영실적 이상으로 경영진과 그 주도세력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밝힌 뒤 조목조목 반박과 구체적 설명을 이어갔다.

한편 앞서 27일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등 3명의 KBS 이사들은 585억원의 영업손실과 321억 원의 당기순손실이라는 2018년 KBS 결산 실적에 대해 현 경영진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자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KBS본부는 28일 이들 소수 이사들에 대한 비방성 짙은, 반면 양승동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옹호하는 듯한 성명서를 게시했다.

- 경영진의 성명에 대한 소수이사들의 응답 -

<KBS미래를 둘러싼 열린 토론 활성화 계기되어야>

경영진이 우리 소수이사의 성명에 대해 의견을 게시했습니다. 경영진의 의견제시는 책임있는 당사자로서 필요한 해명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KBS미래를 둘러싼 건전한 논쟁으로 이해합니다.

다만 다급하게 쓴 탓인지,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한 편파적이고 아전인수식 해석이 포함돼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반론을 제시하겠습니다.

경영진은 지난해 적자의 이유로 스포츠 이벤트 비용 771억 원과 광고실적 하락을 주요 요인으로 들고 있습니다.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적자 요인에 대해서는 이미 결산자료에 상세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비용(771억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수익, 또 그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안해 종합적인 손익을 추정하는 게 맞고, 경영진도 그런 원칙에 따라 문건을 작성한 것입니다.

경영진이 스포츠 이벤트 비용 771억 원을 자꾸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지적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엉뚱한 숫자놀음입니다. 기회비용까지 포함한 내용에 대해서 비판을 했는데, 비용만 자꾸 내세워 논의의 초점을 흐리고 있습니다.

<광고점유율까지 줄어든 것은 KBS 콘텐츠 경쟁력의 위기 증거>

광고실적이 줄어든 것은 콘텐츠 경쟁력이 하락했다는 가장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지상파 광고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더욱 강력한 증거입니다. 2016, 2017년을 제외하고는 사업손실이 매년 몇 백억씩 발생하고 이것이 고민이라고 하면서도, 현 경영진과 주축세력이 그토록 과거 경영진을 매도하면서 주장했던 내용과의 일관성에 대해서도 꿀 먹은 벙어리일 뿐입니다. 그러면서 7년간 지상파 광고시장이 얼마 줄었다면서 환경 탓만 하고 있습니다. 저희 소수이사들은 악화된 환경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경영진과 주축세력이 이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능력과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과, 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비난을 감수하며 일을 했던 전임 경영진을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매도하고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 해임까지 몰아갔던 1-2년 전의 자신들의 행위를 마치 모두 잊은 것처럼 무신경한 소리를 늘어놓는데 놀랄 뿐입니다.

경영진은 2017년의 경우 파업에 따른 인건비와 제작비 미집행액, 일시적인 자산매각을 통한 이익 등이 흑자 요인이었다고 강변합니다. 여기서도 경영진은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하고 있습니다. 파업에 따라 인건비, 제작비가 줄긴 했어도 그에 따라 광고수입, 협찬수익 역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그 변수에 따른 사업손익이 얼마정도 된다는 주장을 해야 하지만, 경영진은 그저 유리한 숫자만을 취할 뿐입니다. 파업에 따른 인건비 및 제작비 미집행액이 293억 원이라는 경영진의 주장 역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내용입니다.

일시적인 자산매각 이익 296억 원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경영진의 주장대로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발생한 손익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손익이 중요한 것이며, 그에 따라 지난 성명에서도 사업손익을 기준으로 경영진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즉 2017년 사업손익에는 자산매각이익이 빠져있습니다. 그런데 경영진은 2017년 손익에 자산매각이익 296억 원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갑자기 자산매각이익을 들고 나와 물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즉 사업손익 악화규모 787억 원에는 이미 자산매각수입에 따른 효과가 배제돼있습니다. 실적이 대폭 악화된 것이 맞습니다. 경영진은 동일하지 않은 기준으로 비교를 하면서 어거지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당기순손익과 사업손익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자산매각수입을 언급하려면 2017년 뿐 아니라 2018년에도 같이 언급해야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쏙 빼놓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의 이런 모든 주장을 다 받아들이더라도 사업손익 악화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원에 달합니다.

경영진은 뜬금없이 2014년에 지상파 광고시장의 규모가 2018년보다 6천억 원이나 컸지만 사업손실이 455억 원이었음을 들어 2018년의 실적을 폄하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실적의 평가는 최근 몇 년간의 실적비교를 기준으로 합니다. 갑자기 2014년의 실적을 들이대는 것은 정말 뜬금없는 일입니다. 유사한 사례를 제시해서 자신들의 무능함을 조금이라도 희석시켜보자는 의도가 읽힙니다. 그러려면 차라리 정연주 사장이 740억 원의 사업손실을 낸 2004년과 비교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2004년에 KBS의 광고수익은 2014년보다 1천억 원이 더 많았습니다. 게다가 2014년을 들이대는 황당함 뒤에는 또 다른 속임수까지 있습니다. 바로 2013년에도 사업손실액이 274억 발생했다는 내용은 쏙 빼놓은 것입니다. 2013-4년의 사업손익 악화규모는 181억 원, 2017-2018년의 사업손익 악화규모는 787억 원입니다. 경영진의 억지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칩시다. 그래도 2014년의 사업손실 455억원은 참담한 경영실적이며, 2018년의 585억 원은 더 참담한 경영실적입니다. 도대체 경영진은 사업손익이 얼마나 더 악화돼야 "경영실적이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 할까요? 1천억 원 이상 악화돼야 비로소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하시겠습니까?

경영진은 2018년 경영이 제작비 퍼주기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주장합니다. 경영진의 말을 받아들입시다. 그래서 투자에 대한 결과를 보여 달라고 한 것입니다. 콘텐츠 경쟁력을 나타내는 가장 객관적이고 강력한 지표는 절대적으로는 광고수익이고, 상대적으로는 광고시장 점유율입니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2017년보다 악화된 수치를 놓고 투자를 운운하는 것은 기가찰 따름입니다.

<미디어오늘 조사에선 KBS뉴스 신뢰도 역대 최저>

이 두 수치가 불리하게 나오니, 경영진이 들고 나온 것은 기자협회의 설문조사, 시사저널의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순위(2위), 언론진흥재단 주최의 신뢰받은 미디어 조사 결과입니다. 언론진흥재단 조사의 상위 언론사는 모두 소위 진보매체 일색입니다. 기자협회의 설문 역시 진보적 색채가 강합니다. 그것만 갖고 모든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조사의 균형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시사저널의 조사결과는 아마도 이 글을 작성하신 분이 대충 보시고 언급한 것 같습니다. 만약 자세히 봤다면 언급하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시사저널 기사의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KBS는 영향력 부문에서 올해도 2위를 지켰지만 지목률은 떨어졌다. 신뢰도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와 같은 2위에 올랐지만 지목률은 역시 낮아졌다. 열독률은 순위가 3계단이나 내려갔다. 지난해 3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6위에 머물렀다.” 경영진은 또한 이런 자료를 제시하려면 갤럽의 한국인이 즐겨보는 뉴스채널에서 KBS의 점수가 전임 사장 때와 거의 동일하고, 시사인이 조사한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 조사의 KBS 점수와 미디어오늘의 조사에서의 KBS 점수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는 내용도 같이 소개해야 합니다. 미디어오늘의 2018년 12월 뉴스신뢰도 조사결과에서 KBS는 신뢰도 11.7%로, 2015년 미디어오늘의 조사 이래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발표됐습니다.

경영진은 마치 전임 경영진은 쥐어짜기만 해서 콘텐츠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자신들은 제작비 투자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시킨 것처럼 말합니다. 전임 경영진이 쥐어짜기만 해서 경쟁력을 훼손시켰다면 어떻게 불과 1년 전인 2017년에 2018년보다 10% 더 많은 광고수입을 올리고 더 높은 지상파 광고 점유율을 보일 수 있었을까요? 너무나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근거 없는 억지만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이미 지난 성명에서 모두 주장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억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 만큼 경영진의 논리가 궁색하다는 것을 보여줄 뿐입니다.

경영진은 협찬 유치를 천박한 행위로 취급했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허나 어쩌겠습니까? 많은 관련 직원들이 저희에게 그런 하소연을 한 것은 사실인 것을. 있는 사실을 막무가내로 부정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경영진 해명을 쓰신 분은 데이터를 정확히 인용하셔야 합니다. 경영진의 결산보고 문서에는 2018년 협찬수입은 473억 원으로 전년 575억 대비 102억이 감소했다고 돼 있지만, 해명문서에는 651억 원에서 584억 원으로 67억 원이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결산문서에 오류가 있거나, 해명을 쓰신 분이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진은 그러면서 뜬금없이 캠페인 수입의 점유율을 언급합니다. 기타방송사업수입의 비중에서 협찬 수입의 비중이 캠페인 수입의 비중보다 훨씬 크고, 캠페인 수입은 약간의 감소가 있었던 반면 협찬 수입은 대규모 감소가 있었던 상황인데 경영진은 캠페인 수입의 시장점유율이 0.2% 상승했다는 것이 마치 엄청난 성과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내세울 것이 없으면 점유율 0.2% 올린 것을(실제 금액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이리 강조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입니다.

<과거 경영진 노력 인정한다니 그나마 다행>

경영진은 또 지난해 발생한 재송신 수입이 특정 사장의 임기에 전부 체결된 것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사업자들과의 끈질긴 협상’ 끝에 이뤄낸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지난 수년간의 공로를 인정해주는 건가요? 그러면서 " ‘재송신 수입이 전임사장의 덕’이라는 표현은...KBS인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2TV 재송신 수입이 본격화된 것은 IPTV가 출범한 이후인 2010년 경 부터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경영진은 자신들이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사장들의 덕도 봤는데, 고대영 사장의 덕만 봤다고 하는 게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인지요? 지난 10년의 모든 것을 부정하면서 지난 10년이 KBS를 망쳤다고 주장했던 경영진과 지금의 KBS 주축세력이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사장의 덕을 기리는 것은 모순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토록 지난 10년을 성토하지 않았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KBS의 콘텐츠경쟁력은 2008년 8월까지 상승했다가 타임캡슐로 들어간 다음 2018년 4월에 다시 회생한 것이라도 된다는 주장인가요?

모든 주장이 말이 안 되는 것은 현재의 경영진과 KBS의 주도세력이 스스로 모순되는 행동과 발언을 그동안 계속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정파적인 관점에서만 재단하고, 자신들이 협력해온 정파가 지지하지 않은 모든 일을 부정하고 적폐로 모는 행위가 오히려 가장 적폐스러운 행위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 경영진의 해명은 억지와 무지, 오류와 부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기존의 성명서에서 참담한 경영실적에 근거해 경영진의 무능을 비판했지만, 이번 해명을 보면서 경영진이 상황의 본질을 회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KBS 직원여러분! 우리의 1차 성명에서 밝혔듯, 앞으로 KBS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그 모든 것은 결국 여러분이 감당하게 될 일입니다. 새로운 권력이 들어선 이후 그 권력이 바라는 대로 전임사장에 대해 여러분이 취했던 행동에 의해 오늘의 경영진이 들어서있습니다. 이번 해명문서는 악화된 경영실적 이상으로 경영진과 그 주도세력의 진면목을 드러냈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모든 정치적 사상적 편견을 걷어내고 여러분이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3월 5일

KBS 이사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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