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김학의 사건 무덤에서 다시 꺼낸 KBS, 문재인 구하기?
장자연·김학의 사건 무덤에서 다시 꺼낸 KBS, 문재인 구하기?
  • 미래한국 편집부
  • 승인 2019.03.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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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공영노조 “과거사 보도, 감옥에 갇힌 정권 또 타격해 정권 실정 비리 덮는 것 아닌가”

KBS가 최근 10년이 넘은 장자연 사건 및 수년이 지난 김학의 전 법무차관 등 사건을 다시 전면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행태가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덮어버리려는 의도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공영방송 KBS가 사실상 정권 앞잡이가 되어 국민의 눈을 호도해 정권을 위한 방어에 나선 셈이다.

KBS공영노조는 19일 성명을 내어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과거사 보도, 정권 실정 덮고 보수 궤멸이 목표인가”라고 꼬집었다.

공영노조는 “지금 언론의 보도행태와 대통령의 접근방식은 이미 ‘감옥에 갇힌 정권’을 또다시 타격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덮어버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면서, “언론이 권력과 결탁해서 정권에 유.불리를 따져 보도한다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선동이고 국민들에게는 흉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과거사도, 또 현재의 사건도 모두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에서 엄격하게 보도할 때 국민들은 신뢰할 것이다. 특히 이 말은 지금 KBS에 절실하게 필요해 보인다.

(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과거사 보도, 정권 실정 덮고 보수 궤멸이 목표인가

승리와 정준영 사건 이후, 1박 2일 내기 골프 폭로뉴스에 이어 과거 김학의, 장자연 관련 보도가 요즘 갑자기 떠올라 연일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부분 성관련 범죄들로 과거사를 들추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는다. 왜 이런 뉴스가 갑자기 지상파에 도배되는 것일까.

10년이 넘은 ‘장자연 사건’에 대해 장 씨의 동료연예인은 <KBS뉴스9>을 포함한 지상파 주요 뉴스에 출연해서 ‘장자연의 억울함’을 호소한다며 진상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책도 펴냈다고 한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피해자라는 여성이 역시 <KBS뉴스9>에 출연해 길게 피해자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이 발생한 후 5년이 지난 시점이고 이미 두 차례 무혐의로 결론이 난 사건이다.

KBS앵커는 3월 14일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피해자라는 여성과의 대담에서 “지금 이 사건도 장자연 씨 사건처럼 과거의 억울한 권력에 의한 피해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서 시민적 분노가 굉장히 큰 사건입니다.”라고 말했다.

KBS는 3월 18일, 대검찰청의 ‘과거사 진상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변호사도 <KBS뉴스9>에 출연시켰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의 사건과 관련, “...(그 동안) 왜 수사가 안됐는지에 대해서 (당시 박근혜 정권의)청와대라든지, 다른 고위 관료라든지...어떤 영향력 행사가 있어서 수사가 무마된 것이 아닌지 이런 점을 면밀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서는 몰래 묻었다는 뜻의 ‘암장(暗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재벌, 권력층 등을 언급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고의적인 부실수사, 진실규명을 가로막는 비호, 은폐 의혹”을 언급하면서 “주머니 속을 뒤집어 보이듯이 명명백백하게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사건을 대하는 일부 언론과 대통령의 일치된 시각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일어난 권력형 비리로서 권력이 비호하고 은폐한 성범죄 사건이라고 단정하고 접근하는 듯이 보인다.

우리는 이 사건을 두둔할 생각이 없다. 죄를 지었으면 처벌 받아야 하고, 수사가 부실했으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언론의 보도행태와 대통령의 접근방식은 이미 ‘감옥에 갇힌 정권’을 또다시 타격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덮어버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

지금 언론은 이른바 동영상에 등장하는 김학의 전 차관의 얼굴이 육안으로 식별할 정도로 선명한데, 당시 검찰은 희미한 동영상을 이유삼아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현 경찰청장도 여당 국회의원도 그런 이유로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그렇지 않다. 두 차례 걸친 무혐의는 김학의 차관의 얼굴이 식별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증거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라는 여성이 1차 조사에서 자신은 피해자가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2차 조사에서는 자신이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고,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전 차관은 그러나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이 자신이 맞다고 1,2차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조사할 당시, 검찰총장은 채동욱 씨, 담당검사도 현재 검찰에 있다고 한다. 또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현재 민주당에 있는 조응천 의원이라는 것이다. 봐줬거나 덮었다면 이 사람들이 덮었다는 것인가.

따라서 이번 사건이 이처럼 다시 크게 보도되고 부각되는 것은, 김학의 차관의 윗 사람이 당시 ‘황교안 법무장관’이라서 책임을 묻기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덧붙여 피해여성들을 메인 뉴스 스튜디오에 출연시켜 ‘과거의 고통’을 되풀이 하게 하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과거에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장자연 사건도 마찬가지로 출연한 연예인에게 “가해자가 특정 신문사가 맞나”라고 물어보는 것도 올바른 보도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 보도에서 다시 ‘보복’과 ‘광기’ 그리고 ‘선동’을 느낀다. 그리고 정권과 언론이 한편이 되어 보도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를 감안할 때, 과연 누가 언론이 전하는 보도를 믿겠는가.

언론이 객관적, 중립적 자세로 공정하게 보도할 때 비로소 그 ‘사실(Fact)’이 힘을 갖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승리와 정준영 씨 등이 등장하는 마약, 불법 동영상 등의 보도는 어떤가. 처음에 단순 폭행으로 시작한 이 사건은 연예계의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탐욕, 마약, 성폭행 등의 뉴스로 보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북미 핵협상 실패와 문재인 정권의 책임문제’ ‘미세먼지 파동’,‘실업 등 경제난’, ‘김태우 씨 폭로’, ‘신재민 씨 폭로’, ‘손혜원 의원 투기사건 의혹’, ‘서영교의원 재판거래 의혹’ ‘장관 후보자들의 부적격성 보도’ 등 문재인 정권에 불리한 뉴스를 덮기 위한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그런 측면도 많았다고 본다.

그러나 승리 씨 뒤를 봐준 권력실세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총장’이라는 이름의 윤 모 총경이다. 윤 총경은 문재인 정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인사였고, 그는 경찰 인사 관련 담당직무도 맡았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과 관련한 인물이 갑자기 등장하자 이후부터 친여권의 매체들이 당황하고, 그 배후 취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명연예인 스캔들 뒤 배경으로 지목된 윤 총경 외 그 배후에 대한 취재는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이 사건을 ‘장자연’, ‘김학의’ 사건처럼 보도한다면, 피해여성을 스튜디오로 불러 출연시키고 윤 총경의 윗선은 누구였는지, 음주운전은 왜 보도되지 않았고, 클럽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은 왜 없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취재와 보도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여기다 <KBS뉴스9>이 ‘이례적’으로 자사(自社)의 <1박 2일>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그맨 등이 내기 골프를 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과거 같으면 외부에서 그런 의혹을 제기해도, 우선은 신중한 보도 태도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 이상하다는 것이 내부 구성원들의 지적이다. 왜 그랬을까?

우리는 억울한 피해자들이 있는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기를 경고한다.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보도에 활용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언론이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할 때, 그 권력은 건강해지고 또 올바르게 행사되는 것이다.

언론이 권력과 결탁해서 정권에 유.불리를 따져 보도한다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선동이고 국민들에게는 흉기가 된다.

과거사도, 또 현재의 사건도 모두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에서 엄격하게 보도할 때 국민들은 신뢰할 것이다. 특히 이 말은 지금 KBS에 절실하게 필요해 보인다.

2019년 3월 19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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