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흔, 나를 위해 펜을 들다... 인생이 즐거워지는 아주 사적인 글쓰기 예찬론
[서평] 마흔, 나를 위해 펜을 들다... 인생이 즐거워지는 아주 사적인 글쓰기 예찬론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0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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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진은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젊은 날, 연극이 뭔지도 모르고 입학했다. 그냥 연극이 좋았고, 멋있어 보여서 선택한 것뿐이었다. 끼도 재능도 없어서 비록 전공을 살리지 못해 배우의 길은 접었지만, 대학 시절 몸소 배우고 느낀 것들이 알게 모르게 삶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가끔은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을 전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일찍 알았다 해도 내 경험과 뇌가 성숙하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차라리 늦어서 잘됐다고 생각한다. 늦긴 했지만 평생 동안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니까 말이다. 

현재는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쓰고 싶다는 욕구에 이끌려, 글을 쓴 지는 10년 정도 되었다. 글쓰기를 몰랐다면 지금보다 더 무의미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솔직히 잘 쓰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매일매일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다. 아내에게는 멋진 남편, 아이들에게는 멋진 아빠가 되고 싶어 글을 쓴다. 그리고 내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다. 나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펜을 든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무언가를 간절하게 글로 쓰기 시작한 작가의 아주 진솔하고 담백한 글쓰기 에세이. 마흔이 넘어서도 무의미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펜을 통해 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한다. 작가를 전업으로 삼지 않아도, 누군가 내 글을 봐주지 않아도 글을 통해서 느끼는 온전한 행복을 매 순간 누리기 위해 글을 썼다. 10년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써 온 작가에게는 글쓰기야말로 ‘행복을 심는 씨앗’이다. 

이 책은 누구나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어쩌면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요즘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지만 우리는 여전히 글쓰기가 어렵고, 자신의 행복이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글쓰기가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일 때 더 즐거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작가가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책을 통해 ‘글쓰기는 어렵고 시작하기 두려운 활동이 아니라, 신나고 행복한 활동’임을 알게 되길 바란다.

작가는 글을 쓰고 싶어서 마흔 중반의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눈을 뜨면 글을 쓰고, 자기 전까지 펜을 놓지 못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그리고 글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고민에 빠져 내면의 소리와 생각에 몰두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매일매일 멋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서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 책은 글쓰기가 고통이 아니라 ‘나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일이며, 하루하루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라고 말한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 글을 쓰면서 좌절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글쓰기 자체를 사랑하게 되면서 큰 기쁨을 얻었다는 작가는 이 책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행복한 글쓰기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했다.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당장 펜을 들거나 노트북을 꺼내 글을 쓰고 싶게 만들 것이다. 언제까지나 꿈으로만 남아 있는 글쓰기가 아닌 지금 당장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어지는 당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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