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촌 고광준 화백, 색상 간 황금비율 정립해 전통 채색화의 부흥 이끌어
현촌 고광준 화백, 색상 간 황금비율 정립해 전통 채색화의 부흥 이끌어
  • 박철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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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촌 고광준 작가는 ‘전통채색화’로 통칭되는 궁중화, 민화, 산수화 등 우리 전통 그림의 대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던 고 작가는 설촌 정하정 선생의 공방에서 ‘수출용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생계형 작가로 이태원 중개상들에게 그림도 팔고 옛 그림 보수작업에 참여면서 내공을 쌓았다. 1997년 광주요 조태권 회장이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 광주요와 인연을 맺게 된다.

광주요의 전속작가로 ‘자비화’ 브랜드를 론칭해 전통 그릇, 벽지, 민화액자, 병풍, 은기류 등 생활용품을 총망라하는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고, MBC ‘궁’, ‘태왕사신기’, SBS ‘식객’, 영화 ‘음란서생’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벽지나 소품 등을 협찬하기도 했다. 2003년엔 실질적인 첫 개인전인 자비화 초대전을 통해 ‘초충도’, ‘화조도’, ‘문자도’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넓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디자인 산업 역사에 큰 획을 그으며 작품력을 인정받았으나 작가로서의 연구 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있던 고 작가는 2003년 ‘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에서 강의를 하게 됐다.
 

현존 고광백 화백
현촌 고광준 화백

연구소에서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정리하고 색을 데이터화 하는 과학적인 교수법을 연구하며 한국 채색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검증된 커리큘럼과 교육방식으로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2013년부터 개인 화실 ‘한국전통채색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 작가는 색채의 쓰임에 집중한다. 현대적 색감을 내기 위해 전통민화에 쓰이는 원색 대신 두 가지 이상의 색상을 섞어 활용한다. 색상 간 황금 비율의 공식을 산출해 제자들에게 전하고 있고, 이 자료는 전국에서 교육 자료로 쓰일 만큼 인정받고 있다.

‘둥글고, 부드럽고, 편안한’ 그림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와 진화를 시도한다. 무조건적 재현이 아니라 ‘재해석’에 초점을 두고 현대인의 감수성에 맞는 작품을 그린다. “그리고자 하는 소재의 형태, 습성, 현재의 공간에 맞는 분위기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학 교육에 힘쓴 결과 300여명 이상의 제자를 양성했다. 현재 제자들은 ‘오색체담’, ‘세아궁중민화연구소’, ‘묵연회’ 등에서 활동하며 민화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작년에 환갑을 맞이한 고 작가는 43년 민화인생을 집결한 공식적인 첫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고, 많은 관람객의 호평이 이어져 미술 관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인정한 궁중장식화 부문 ‘명장’인 고 작가는 “채색 노하우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화목별 책을 출간할 계획”이라며, “내 작품과 회원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할 전시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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