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행보? 여당 이중대? 김태일 KBS 이사 긴급 인터뷰… “공영노조가 나를 모욕”
소신행보? 여당 이중대? 김태일 KBS 이사 긴급 인터뷰… “공영노조가 나를 모욕”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09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태일 이사 “내 양심껏 직무 수행해왔다…공영노조 주장 다 반박할 수 있지만 말 섞기 싫어 안 하는 것”

KBS공영노조가 지난 7일 바른미래당 추천 김태일 이사의 <심야토론> 출연에 문제가 있으며 사퇴를 촉구하는 <KBS 이사의 처신, “이래도 되는가?”>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 이사의 프로그램 출연은 역대 사례를 찾기 힘든 드문 이례적인 일로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해친다는 취지였다. 미래한국은 8일 반론권 차원에서 김 이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 이야기를 들었다.

- 공영노조가 며칠 전 성명을 통해 김 이사의 <심야토론> 출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출연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출연 경위가 어떻게 되나?

제작진이 출연 요청을 해 와서 응한 것이다.

- 공영노조는 역대 KBS 이사 가운데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례가 없고, 특히 여야가 첨예하게 갈등하는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 편을 든 것은 문제라고 했다.

이전 이사회에서도 이사의 프로그램 출연 사례가 있다. 정확히 어떤 이사인지 이름은 모르겠는데, 나처럼 교수다. 그 분도 전문가로서 TV에 자주 출연했다. 자기 전문분야 정책토론회에 나가 이야기하고, 자기 의견 개진하고 했다.

- 그런 사례가 있었나? 이름을 밝혀 달라.

그건 알아서 확인하라. 이름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 KBS 이사가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KBS 독립성, 공공성을 지키는데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내가 그 프로그램에 대해 영향을 행사하는 건 하나도 없다. 제작진에게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내가 전문가 자격으로 <심야토론> 나가 전문분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KBS 운영의 독립성과 공공성 실현과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공영노조 성명서 내용은 내가 조목조목 반론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쓸데없는 논쟁이 생길 것 같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공영노조는) 누가 나를 추천했는데, 너의 정체성은 뭐냐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는데 그건 터무니없고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그 프로그램에서 나의 의견이 나를 추천하는 사람을 대변하는가? 그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 아닌가? 내가 어느 자리에 앉든 무슨 관계가 있는가. 내가 우원식 의원 옆에 앉았다고 해서 내가 우 의원과 의견을 같이 했나? 프로그램을 한 번 보시라. 내가 처음 (토론) 시작할 때 그랬다. 지금 이 상황은(‘패스트 트랙 후폭풍, 국회는 어디로’) 두 당에 문제가 있다, 자유한국당이 자기네들이 만들어 놓은 빛나는 역사적 업적을 내팽개쳐놓은 것도 문제고, 민주당이 진작 하지 않고 오만한 소리하며 시기 놓치고 지금과 같은 상황 만든 것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토론 마지막에도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했지만 이 문제를 푸는 책임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있다고 내가 수차례 말했다. 그런데 나보고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 말하자면 누구를 대변하는 것이고...공영노조가 나하고 의견 다르다고...그건 다른 것이다.

바른미래당 추천 김태일 KBS 이사(영남대 교수)
바른미래당 추천 김태일 KBS 이사(영남대 교수)

- 공영노조는 심야토론 한번 출연 가지고만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성평등센터 설립 등 건건이 여당 편만 들었다는 취지인 것 같다.

성평등기구 만들어 통과시킬 때 내가 찬성했는데, 그걸 문제삼는 건 공영노조가 나를 모욕하는 것 아닌가? 성평등센터는 지금 KBS에서 합법적으로 만든 기구다. 내가 이사가 되기 이전에 이미 만들기로 했었던 것이고, 오랜 세월 동안 검토해서 그 규정을 통과시키는데, 내가 이 시점에 이런 정도 검토해서 통과시키자고 했다. 공영노조 성명서를 보면 내가 무슨 다수파 의견 쫓아서...그건 나를 모욕하는 것이다. 나는 성평등센터가 필요하다 보는 것이고 공영노조는 그 기구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것 어쩌고 하는 이유 때문에 반대하는 것 같은데, 그건 공영노조의 의견이다. 그걸 가지고 나를 문책(비판의 의미인 듯)한다는 게 말이 되나? 내가 독립된 이사로서 내 의견을 내는 것이다. 성명서로 나를 비방하는 게 말이 되나?

- 공영노조 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와 국민 입장에선 야당 추천 받은 이사가 굵직한 부분에서 여당 편을 든다는 인상이 있긴 하다.

그 문제는 참 힘든 문제이다. 내가 이사회 시작할 때 이렇게 말했다. 누가 우리를 추천했건 어떤 경로로 이사가 됐건 우리는 KBS 강령을 지키고 수행하는 각자 독립된 주체이니, 각자의 전문적 판단과 양심에 따라 KBS 강령을 지키며 하자고 얘기했다. 그런 점에서 사안별로 일정하게 받아들여줬다. 민주당 추천 다수파 의견을 지지해주기도 하고, 또 거꾸로 자유한국당 추천 소수파 이사들의 의견을 들어주기도 하고, 그렇게 균형을 잡아 해오고 있다. 나는 소수 이사, 다수 이사, 여권 이사 야권 이사 이런 말 쓰지 말자고 각 이사들을 설득한다. 다들 좋다고 한다. 그래도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편이 갈린다. 그럴 때면 중재를 하는 입장이었다. 회의록을 한 번 보시라. 나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 각자가 가진 이해관계나 가치들이 덜 훼손되는 범위 내에서 타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내가 무슨 다수파 뒤를 따라서 하는 듯한 그런 모욕적인 성명서에 대꾸를 안 해서 그렇지, 성명은 내가 말을 섞기 싫을 정도의 표현을 썼다.

- KBS 이사회 여야 7대 4구성은 소수파 이사들이 다수파를 견제하라는 의미가 큰데 김 이사의 소신 활동이 여당 편을 자주 들어주는 것처럼 비치고 그것이 사실상 이사회 구조를 8대 3 구조로 만들어 야당 추천 이사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결과가 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

그것이야말로 패를 가르는 것이다. 회의록 보시면 내가 얼마나 집행부 하는 일에 비판도 하고 견제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하나 들겠다. 진미위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됐지 않나. 내가 진미위 빨리 끝내라고 했다. 빨리 끝내지 않으려고 의심이 되는 부분에서 내가 집행부를 다그쳐서 확인을 받아낸다. 그리고 과거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넘어가되, 인적청산, 사람 처벌하는 건 최소화하자는 이야기도 했다. 비판의 강도나 수위가 내가 다른 야당 이사들과 다를지 모르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한번 보시라. 무슨 중요한 안건으로 야당 이사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떠난다든지 또 밖에다 대고 성명서를 발표한다든지 하는 건 내가 교수의 양심으로 나의 교양으로 도저히 참여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안한다고 그랬다. 그렇다고 내가 비판하고 견제하지 않나? 사안별로 따져보시라. 어떤 것은 내가 더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더 정확히 하는 경우도 있단 말이다. 다만 내가 다른 야당 이사들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 것은 내 판단에 따라 하지 않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공영노조의 성명서는 내가 말을 섞기 싫어서 그렇지 조목조목 다 반론할 수 있다.

- 그렇다면 반론하시는 게 좋지 않나? 오해가 계속 쌓일 텐데?

정말로 내가 말 섞기 싫은 수준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