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넥스트 챔피언...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
[리뷰] 넥스트 챔피언...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24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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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빈드 병원처럼 사회 문제에서 착안해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경쟁자 없는 시장을 만들어내는 경영 전략을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전략이라고 한다. CSV는 ‘현대 경영전략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FSG 대표가 주창한 경영 전략이다. 

실제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다층적으로 연결해 혁신의 동력으로 삼는 기업이 시장의 새로운 챔피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전통의 강자 GE(미국, 환경을 생각한 기차, 150쪽)부터 네슬레(스위스, 아프리카를 공략한 영양식품, 113쪽), 야라인터내셔널(네덜란드, 가치사슬을 통한 농업혁신, 121쪽), 보다폰(영국, 제3세계를 바꾼 핀테크, 79쪽) 등 국가, 업종, 규모, 업력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하나같이 ‘사회적 가치’를 통해 자신만의 지속가능한 시장을 구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SK, CJ 등 선도적 기업이 새로운 성장 모델로 CSV에 주목하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CSV를 대기업의 자선 사업, 비영리 사업 모델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넥스트 챔피언》은 이런 편견에 맞서 CSV을 통해 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실천 전략서다. 이 책은 마이클 포터의 CSV 이론을 단순히 소개하는 수준이 아니다. 국내외 30여 곳 이상의 CSV 경영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구성했다. 특히 전략 수립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조직혁신, 성과측정 모델 등 CSV 이론을 치밀한 경영 전략으로 완성해 출간 이전부터 CSV 창시자인 마크 크레이머를 비롯해 국내외의 경영자와 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김태영 성균관대학교 GSB 교수와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마크 크레이머가 “CSV가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확산하는 데 기여한 리더들”이라고 부를 만큼 이론과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김태영 교수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마이클 해난 교수와 함께 기업 경쟁과 조직혁신, 성과에 대한 연구를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론가이다. 도현명 대표는 대표적인 소셜벤처인 임팩트스퀘어의 대표로 국내에 CSV 사업이 정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경영자이다. 

두 저자는 2011년부터 의기투합해 포터와 크레이머의 경영 이론이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 책은 그 8년간의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특정 기업이나 조직에만 쓸모 있는 지침보다는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셜벤처, 공기업은 물론 비영리 스타트업도 CSV를 하나의 경영 전략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두 가지 학습 포인트를 제안한다. 

하나는 CSV 전략 실행의 실천적 요소를 이해하는 것이다. CSV를 둘러싼 빈번한 오해를 짚는 한편, 조직혁신, 사회적 가치의 측정과 평가, 파트너십 구성 방안 등을 꼼꼼하게 소개한다. 
다른 하나는 풍부한 실전 사례를 이해하는 것이다. 단순히 ‘어느 대단한 사업이 있다’라는 식이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시작해, 어떤 가치 간의 연결구조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었다’라는 분석 틀을 통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경영 전략을 담았다. 

네슬레, 파타고니아, 야라인터내셔널, 인터페이스, 세멕스, IBM 등 30 곳이 넘는 기업의 비즈니스 로직을 논리적으로 정리, 분석하고 있어 실전 사례에 목마른 비즈니스맨들에게 단비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이뿐 아니라 실무자들이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성공한 CSV 관련 사업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관련 조직과 행사까지 수록하고 있어서 실무서로도 손색이 없다. 

시대의 변화는 언제나 새로운 챔피언을 탄생시켰다. 비즈니스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공고히 짜여 있던 사회 시스템과 시장에 균열이 발생하면 기회의 문이 열린다. 그 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이 승자가 된다. 

기후변화,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같은 환경문제부터 빈곤, 난민, 빈부격차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도 이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세먼지 같은 환경 문제가 국가 시스템, 국제 관계, 기업경영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부각되고 있다. 

《넥스트 챔피언》의 저자들은 사회 문제로 촉발된 사회 불만과 이로 인한 기업 규제를 기업들이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 문제에서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다면, 경쟁자 없는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명성을 쌓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춘 ‘넥스트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기술이 없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쓰레기 문제에 주목한 국내의 소셜벤처 수퍼빈은 국내 쓰레기 소각 시장의 새로운 강자가 됐고, 의류 재활용에 주목한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브랜드의 대명사로 통하며 세계 최고의 아웃도어업체로 거듭났다. 지속가능한 시장, 경쟁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비즈니스맨,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고 싶은 경영인, 한 단계 도약하고 싶은 개인에게 《넥스트 챔피언》은 경영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그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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