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수학과 문화 그리고 예술... 세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수학의 모든 것
[서평] 수학과 문화 그리고 예술... 세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수학의 모든 것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7.08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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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문화 그리고 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 문명의 역사를 수학과 맞물려 해석했다는 것이다. 24세 때 이학박사 학위를 받아 중국의 천재 수학자로 불리는 차이텐신은 시집과 수필집, 여행서 등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이학도이자 문학도라는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인 그는 수학이 단순히 교과서 속 숫자놀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과학·문화·철학·예술사조 등 각계 분야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중심에 수학이 있다는 것을 밀도 있게 추적해낸다. 미적분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수포자, 수학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도 역사 문화와 맞물린 저자의 지적 흥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책은 양치기가 양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수를 세고 고대문명이 파피루스에 숫자를 기록했을 때부터 시작한다. 고대 그리스, 중국, 인도 및 중동, 유럽은 물론 생명공학과 인공지능을 낳은 현대 응용수학에 이르기까지 각 세기를 이끌었던 공식의 발견과 그 시대적 배경, 수학자 및 각 분야 거장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총망라했다.

특히 서양의 수학사만 익숙했던 우리에게 중국·중동·일본 등 동양 수학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고, 동서양 수학사를 서로 비교해보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일한 책이다. 이를 통해 세계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고, 역사책만으로는 완벽하게 맞춰지지 않던 지식의 빈 칸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수학을 배워야 할까? 현대 수학과 현대문명이 실과 구슬의 관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유클리드 기하학, 해석학, 미적분과 비가환대수 등 수학 전공자가 아니면 용어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 수학 분야 중 하나인 해석학 시대가 열리면서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시각뿐 아니라 공간, 시간의 개념을 압축한 연극이 성행한 것도 이 시기다. 함수가 발전하면서 과학과 산업혁명에서 생긴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했다. 이후 수학자들의 절대 진리였던 유클리드 기하학이 깨지면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탄생했고 현대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에드거 앨런 포, 보들레르 등 현대 문인들이 출현했으며 몬드리안과 같은 추상화가가 등장했고 시공간을 비트는 응용물리학 분야를 탄생케 했다. 20세기를 이끈 추상수학은 비트겐슈타인과 괴델이라는 현대논리학의 거물을 낳았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 만나는 일상뿐 아니라 우리가 걸어온, 걷고 있는, 걸어갈 역사가 곧 수학이다. 

제1장 | ‘산수와 도형의 발견_고대문명’에서는 숫자 개념의 탄생부터 따져본다. 원시인은 식량의 개수를, 양치기는 자신이 키우는 양이 빠짐없이 돌아왔는지를, 아메리카 대륙 인디언들은 몇 명의 적을 죽였는지 헤아리기 위해 숫자가 필요했다. 이처럼 실생활에 필요에 의해 수의 개념이 탄생했고, 각 지역별로 어떤 모양으로 수를 나타냈는지 소개한다. 

제2장 | ‘추상과 설계의 힘_그리스 수학’은 유명한 철학자들이 사실 위대한 수학자였음을 이야기한다. 학자들의 대학 아카데미아를 만들고 역사상 최초의 수학자로 이름을 올린 탈레스, ‘Mathmatics’의 어원을 만든 피타고라스, 처음으로 구의 부피를 구한 아르키메데스, 처음 세계지도를 그린 에라토스테네스 등 어떻게 방정식과 수론을 정립했는지 알아본다. 

제3장 | ‘깨달음과 실용 수학의 만남_중국 수학’에서는 춘추전국시대의 풍류를 즐기고 생활밀착형 수학을 중시했던 시대적 배경과 함께 탄생한 수학자들을 탐구한다. 천문관측으로 피타고라스 공식을 얻고, 원을 24576번까지 쪼개어 원주율을 구해낸 조중치, 마방진으로 퀴즈놀이를 즐기던 양휘 등 중국 특유의 수학적 발견을 들여다본다. 

제4장 | ‘신은 곧 수학자, 종교를 기반으로 한 중동 수학’에서는 인도, 페르시아, 시리아, 이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수학사에서 가장 중대한 발견으로 꼽히는 0의 발견과 완전한 10진법의 탄생, 무한대와 미지수를 사용했던 바스카라, 대수학의 아버지 알 화리즈미 등의 이야기로 한 동양 수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제5장 | ‘르네상스에서 미적분의 탄생까지_중세 유럽’에서는 함수의 발전으로 탄생한 해석학이 어떻게 종합예술 시대, 르네상스의 부흥을 이끌었는지를 추적한다. 나폴레옹은 수학자들과의 친분이 두터워 유럽을 정복하는 동안 늘 라플라스 등과 동행했다. 그가 유럽을 정복했던 이면에 어떤 수학적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는지 짚어본다. 

제6장 | ‘18세기 종합예술의 번영과 프랑스대혁명’은 예술분야뿐만 아니라 수학이 어떻게 번영기를 맞았는지 보여준다. 페르마, 라플라스, 베르누이 등 수학 거장들이 등장한 때로 당시 수학의 지위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철학과 종교의 사상체계마저 흔들어 놓을 정도였다. 

제7장 | ‘근세에서 현대로 발전하는 수학과 예술’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꾼 발견이었던 대수학, 실수의 해석, 해석학, 기하학의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추적한다. 빈틈을 보완하면서 근세에서 현대의 문이 열리고 예술사조에서도 모방 시대가 막을 내리고 위트와 추상의 시대가 탄생했다. 

제8장 | ‘추상화와 응용수학으로 가는 현대수학’의 키워드는 ‘무한’과 ‘연속’ 그리고 이것을 아우르는 ‘추상’이다. 컴퓨터의 발달을 촉진하고 유전자와 주식 상품, 논리학의 발전을 이끈 응용수학이 그 주인공이다. 아인슈타인은 물론이고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인 존 내시, 인공지능의 기초를 세운 튜링은 물론 수리논리학을 세운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의 생애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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