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강의 영향력... 사람들은 어떻게 설득당하고, 마음을 바꾸며, 결정을 내리는가?
[리뷰] 최강의 영향력... 사람들은 어떻게 설득당하고, 마음을 바꾸며, 결정을 내리는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8.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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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탈리 샤롯 Tali Sharot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뇌 감정연구소(Affective Brain Lab)의 창설자이자 연구소장이며, 경제학과 심리학 학위를 보유한 인지신경과학 부교수다. 의사결정, 감정, 영향력에 관한 그녀의 논문은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등 다수의 학술지에 발표되었으며, 하버드 의과 대학 방문 교수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의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용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뉴욕타임스>, <타임>, <워싱턴포스트>, CNN, BBC 등에 실리거나 소개된 바 있다. 인지신경과학자가 되기 이전에는 금융업계에 종사한 경험이 있으며, 이스라엘 공군에서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지은 책으로는 《설계된 망각》(2011)이 있고, 현재 남편 및 아이들과 함께 런던과 보스턴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로 이루어진다. 배우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거나, 자녀나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환자에게 설명하거나, 의뢰인에게 조언하거나, 친구를 돕거나, 누군가에게 세일즈를 하거나,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거나, 청중들에게 강연을 하거나, 온라인 팔로워에게 “좋아요”를 누르게 만드는 일 등이 모두 그러하다. 이는 사람들 각자가 나름대로 상대에게는 없을지도 모르는 경험과 지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가?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을 내가 의도한 대로 잘 설득할 수 있으며, 우리의 뇌는 그런 영향력과 관련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뇌 감정연구소의 창설자이자 인지신경과학 분야 교수인 저자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지식이나 지혜를 전달할 때, 보상 부위도 활성화된다. 자신의 의견이나 지식을 전하며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하는 것은 우리의 본능과도 같다는 뜻이다. 

이 책은 우리의 뇌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행사하고 결정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우리 머리에 스친 생각, 우리가 경험한 느낌, 우리가 내린 선택과 결정은 전부 우리 뇌 안에서 작용하는 신경세포들 때문이며, 이것은 수백만 년에 걸쳐 작성되고 편집된 코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들을 먼저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다 잘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득을 위한 접근 방식 가운데 어떤 것은 실패하고 어떤 것은 성공하는지, 그 이유도 알아낼 수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신념이나 행동에 변화를 주려할 때, 일반적으로 행해왔던 접근 방식들이 잘못된 경우가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대해 사람들의 견해를 바꾸거나, 세상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거나, 누군가의 삶의 방식을 개선하려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을 어필하려고 할 때 차선의 습성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겁을 줘서 움직이려고 애쓰거나, 통제력을 행사하려고 시도하거나, 각종 증거 자료를 들이밀며 상대방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알고 있거나 이용하고 있는 이런 방법들은 실제로는 그다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우리의 마인드가 작동하는 방식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려는 시도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지배하는 핵심 요소들에 맞춰서 조정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전한다. 그 결정적 핵심 요소는 다음의 7가지로, 선입견, 감정, 인센티브, 권한, 호기심, 마음의 상태, 다른 사람들(타인)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영향력의 숨겨진 파워를 관장하는 필수 불가결한 도구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각 장은 이러한 7가지 결정적 요소 하나하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1장에서는 과연 데이터와 증거가 우리의 신념(선입견)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탐색하고, 2장에서는 생각보다 우리 마인드에 놀라운 지배력을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해 파헤친다. 3장에서는 당근과 채찍 중에 어떤 것이 영향력을 끼치는 데 더 효과적인지를 진단하고, 4장에서는 통제력 행사에 대한 본능을 극복하고 타인에게 권한을 넘겨주는 방식이 얼마나 큰 효력을 발휘하는지 설명한다. 5장에서는 우리의 정보가 절망이 아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더 많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6장에서는 상대방의 기분 상태에 따라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다른 피드백이 나올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하며, 7~8장에서는 사람들이 비교적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토대로, 무조건 만장일치의 의견에 편승하기보다 자신 고유의 의견을 선별할 필요가 있음을 전한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영향력은 우리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한다. 우리는 스스로 개성이 넘치기를 바라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를 바라면서도, 또 다른 사람들(다수)와 비슷한 의견을 추구하고, 남들을 모방하고 싶어 한다. 이렇듯 아이러니하고 상반된 면이 우리가 가진 마인드의 작동 원리이며, 행동 심리다. 따라서 인간의 뇌와 마인드의 기능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탐색하고 이해한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바꾸려 할 때 흔히 저지르는 착각이나 실수를 피하는 동시에, 보다 큰 영향력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듯이, 사람들 또한 당신에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행동과 선택이 나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행동 방식에서도 중요성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는 영향력에 대해 우리는 보다 신중하고 영리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신경과학 및 심리학의 최신 연구들을 토대로 ‘마인드의 이면’을 깊이 있게 고찰한 이 책은 정치, 교육, 사회 문제는 물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각종 SNS 논쟁까지 영향력과 관련된 설득의 기술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입문서라 할 수 있다. 간결한 필체와 매력적인 설명, 그리고 탁월한 효력으로 인간 행동방식에 대한 흥미롭고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키고 영향력을 발현할 수 있는 지혜롭고 타당한 가이드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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