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차이나 이노베이션과 빅데이터 전쟁
[서평]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차이나 이노베이션과 빅데이터 전쟁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1.01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으킨 배경과 ‘중국 제조 2025’ 

2018년 3월, 미국은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대중(對中) 제재 조치 발동을 결정했다. 제재 발동 기한인 7월 6일, 미국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제재 대응 조치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 반도체 등 818개 품목, 340억 달러 가량을 대상으로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같은 날, 미국의 제재 조치를 확인한 후 미국산 수입품인 콩?쇠고기?자동차 등 545개 품목, 340억 달러어치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7월 10일, 트럼프 정부는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며 6031개 품목, 2000억 달러라는 추가 제재 리스트를 발표했다. 

미국이 대중 무역전쟁을 일으킨 배경에는 중국이 진행하는 ‘중국 제조 2025’(메이드 인 차이나 2025)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다. ‘중국 제조 2025’는 중국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할 성장 목표와 시장 점유율 목표를 설정하고 로봇, 차세대 정보 기술, 바이오 기술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을 세계 최강 기업으로 육성하며, 최종적으로는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을 실현한다는 장대한 ‘차이나 이노베이션’ 전략이다. 
 


실제로 ‘미중 이노베이션 패권’을 둘러싼 다툼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생사를 좌우하는 ‘데이터’를 두고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자사의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와의 상승효과를 노리고 추진하던 미국 최대 송금서비스 업체 머니그램(MoneyGram) 인수를 2018년 5월에 포기했다. 인수를 심사하던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안보상의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첨단 분야를 포함한 중국 기업의 기술 약진, ‘차이나 이노베이션’의 발흥에 자국 기술의 우위가 흔들릴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미국 초조함이 이번 무역분쟁의 발단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빅데이터 활용 전략! 

지금 중국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변화는 모바일 결제의 폭발적인 보급을 돌파구로, 디지털화 조류에 중국 사회 전체가 올라탄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 기업 서비스가 여러 분야에 맹렬한 속도로 침투해,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나 첨단기술 기업에 데이터로 축적된 대화, 화상통화, 전자상 거래, 콘텐츠가 AI에 의해 해석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세상의 화젯거리와 상품?서비스에 대한 평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업, 기업과 기업의 연결 데이터도 축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존 기업들도 앞서가는 인터넷 기업을 추격해 ‘오픈화’, ‘서비스화’, ‘스마트화’로 전략의 전환을 꾀해 디지털 경제에 녹아들려 하고 있다. 

그중 인터넷 통신판매 대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텐센트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의 EC(Electronic Commerce,전자상거래) 서비스에서 태어난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는 2017년 피크 때 초당 25.6만 번을 처리하는 성능을 기록하였다. 이는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가 기록한 결제 능력의 최고치인 초당 6만 번을 훨씬 넘어섰다. 구미(歐美) 기업에 비해 손색이 없기는커녕 오히려 기술력이 더 뛰어날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2019년 6월말 현재, 세계 기업 주가총액 순위를 봐도 알 수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톱3를 차지한 가운데, 이른바 ‘GAFA’의 한 축이던 알파벳(구글)은 4위, ‘페이스북’은 6위로 밀려났다. 5위는 버크셔 해서웨이. 그에 이어 중국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가 각각 7, 8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의 중국의 플랫폼은 주로 e커머스, SNS 등 개인의 소비생활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오픈화 전략’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 능력,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기술 능력을 전통적인 산업에 제공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즉 유통, 건강, 의료, 제조업 등의 산업 영역으로 침투한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AI 능력을 4차 산업 영역에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소비생활의 고도화를 웃도는 큰 파급효과가 있다. 

이 책은 일본 최고의 민간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중국 핀테크 연구의 1인자가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중심으로 중국발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최근 상황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IT 기업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미·중 패권전쟁의 승자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