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서평]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2.02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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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전 세계 비즈니스 분야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구독경제’, 이른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구독)’일 것이다.

앞으로 5년, 혹은 10년 안에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물건의 매매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서브스크립션’이 있다. 도요타, 파나소닉 등 세계 유수의 레거시 기업들이 앞다투어 정기구독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기구독 서비스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판도가 바뀐 업계도 있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넷플릭스(Netflix)’처럼 무제한으로 음악, 동영상을 제공하는 업계가 대표적이다. 일례로 일본의 음악 구독 시장은 2018년에 5년 전보다 11.3배 늘어난 349억 엔(광고 수입 포함)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좋아하는 음악, 동영상을 구매해 즐기던 형태에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형태로 소비 트렌드가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브스크립션이란 신문, 잡지 등의 ‘정기예약구독’을 의미하며 사전적 의미는 ‘제품과 서비스 등을 일정 기간 이용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구매 방식’이다.

정기구독 모델은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다달이 정해진 요금을 내면 언제든 주차할 수 있는 월정액 주차장이나 휴대전화의 월정액 무제한 통화 등은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다. 정수기나 안마기 등의 렌탈사업부터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의 정기 배달 서비스도 정기구독 비즈니스의 예가 될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러한 정기구독 비즈니스의 미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정기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까지와 무엇이 다를까?

첫 번째 포인트는 대기업 진출이다. 정기구독형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회사는 주로 소매, 서비스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회사가 직접 자사 제품을 정기구독 형태로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면 신차를 마음대로 골라 탈 수 있는 도요타의 ‘킨토(KINTO)’, 공장 직송 맥주를 가정용 서버로 즐기는 기린맥주의 ‘홈탭’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공유’ 개념의 침투다. 생활용품, 소모품 정기배송은 당연히 판매하면 끝내는 형태지만, 차동차 등은 ‘돌려쓰기’가 가능하다. 그야말로 ‘소유에서 이용으로’라는 소비자의 니즈와 가치관에 딱 맞는 서비스가 등장한 셈이다. 생활 무대, 환경, 기호가 변하면 원하는 물건도 변하기 마련이다. 일본의 히로시마에 본사를 둔 라쿠사스 테크놀로지는 월 6,800엔에 명품 가방을 무제한으로 대여하는 ‘라쿠사스’ 서비스를 론칭해 고객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장난감 대여 회사인 토라나(Torana)의 ‘토이사브!’는 아이의 성장에 맞춰 지능 발달 완구를 정기적으로 배송, 교환해 주는 서비스다.

마지막은 ‘개별 커스터마이즈(customize)’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정기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에게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오늘날의 구독 서비스는 고객 개개인의 취미, 기호에 맞춰 상품을 제공하거나 혹은 고르게 하는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대세다. 월정액 패션 대여 서비스 ‘airCloset’은 고객이 미리 저장해 둔 선호 복장과 색, 착용 상황 등을 고려해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옷 3벌을 골라 배송하는 구조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의 구독 사업이 ‘구독 1.0’이라면, 대기업의 시장 진입과 공유 그리고 개별 커스터마이즈와 같은 특징을 가진 오늘날의 새로운 서비스는 ‘구독2.0’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기업이 잇따라 정기구독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인구는 줄어들고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짐에 따라 기존의 방식으로는 시장 확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수익 측면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음에도 정기구독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유는 자동차를 소유하던 형태에서 이용하고 활용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소비 트렌드 변화’, IT 기업과 리스 회사가 직접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의 변화’ 등을 인정하고 다변화하는 자동차 이용 형태에 대응할 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세계적인 종합 전자기술 기업인 파나소닉이 커피 로스팅 정기구독 사업에 뛰어든 이유 역시 더 이상 하드웨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주방가전을 진화시켜 새로운 식(食) 서비스를 제안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과 같이 국내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문에 신규 고객 확보에 힘을 쏟기보다는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전념하는 편이 유리하다. 많은 기업들이 정기구독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이러한 사회 정세 및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숨어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새로운 고객 접점 통로가 되면서 제조회사가 소비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정기구독 사업에 진출하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처럼 정기구독 비즈니스는 기업의 규모를 떠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미래 시장의 엘도라도라 할 것이다.

신간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는 정기구독 비즈니스의 가장 치열한 전장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성공적인 궤적을 그리고 있는 구독경제 기업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이 책이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일상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결한 구독경제의 사례들’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몰개성적이고 획일적인, 그리고 일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급속히 몰락하는 시기에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기업들이 성공했다는 점은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 책은 ‘의衣’ ‘식食’ ‘주住’ ‘동動’ ‘락樂’, 즉 입고 먹고 거주하고 이동하고 즐기는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정기구독 비즈니스 사례를 분석했다. 구독경제 사업의 성패가 ‘소유를 뛰어넘는 가치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때, 이러한 기획과 구성은 독자의 니즈를 충분히 채워주고 있다. 또한 잘못된 시장과 고객 분석으로 실패한 사례를 소개하고, 아마존 프라임 등에서 정기구독 사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던 전문가에게 ‘정기구독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5가지 성공 비결’도 들어본다.

신간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는 구독경제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승부를 벌이고 있는 기업과 리더들의 생생한 사례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목말라하던 독자라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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