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영의 심리칼럼- 족집게 사주 풀이의 비밀
송지영의 심리칼럼- 족집게 사주 풀이의 비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2.13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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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알고 지내던 강사님이 사주타로를 보고 왔는데 엄청 족집게라며 자랑을 한다. 나도 한때 용한 무속인을 찾아다니며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보지 않는다. 내 자신에 대한 컨트롤 능력과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넓어지면서 운명이 별로 궁금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나를 잘 모르는 그들이 말하는 내 미래에 대한 신빈성도 떨어진다. 다만 하루하루 성실히, 즐겁게 살아갈 뿐이다.

점술 얼마나 정확할까?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나의 사주팔자를 보았다.

송지영님의 인생 총운: 지혜와 용기, 총명함을 두루 갖춘 분이십니다. 거기에 자신감과 부지런함까지 갖췄으니 이루지 못할 일이 없으며 좋은 운까지 따라주니 사람들을 리드해 나가는 분으로 성장해가겠습니다. 다만 성격이 너무 불과 같아 성급하게 행동하여 실수나 실패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으니 꼭 행동하기 전에 한 템포 쉬어가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합니다. 기본적으로 큰 역량을 가진 분으로 다른 사람의 밑에 들어가 일하는 것을 꺼려하고, 앞장 서려 하며 충분히 그럴 능력과 여건, 운이 있으니 뜻을 펼칠 수 있겠습니다. 관록운이 제 때 들어오지 않아 나라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 사업을 벌여서라도 경영자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사실 공무원보다도 사업을 업으로 삼았을 때 더 빛이 나는 분입니다. (중략)

프럼미 에듀 대표 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송지영

‘오~~ 이런 족집게를 보았나! 딱 난데~~ ㅋ'

나는 다른 강사들에게도 생년월일을 받아 용한 사주카페의 분이 봐주신 거라며 그녀들에게 “내 사주팔자” 결과를 전송했다. 결과는?

다들 너무 용하다며 자신과 너무 잘 맞는다는 것이다. 내 사주 결과를 받아본 그녀들이 모두 자신의 성향과 잘 맞다니,... 거 참....

심리학 용어중 바넘 효과(Barnum Effect)가 있다. 이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뜻한다. 1948년 포러교수는 학생들에게 개개인 성격 분석 결과표를 나누어 주었는데,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진단 내용을 주었다. “당신은 자기 비판적인 경향이 있으며, 다른 사람을 믿기 전에 그들이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합니다, 또한 목표 가운데 몇 가지는 비현실적입니다”와 같은 누구에게나 해당될 법한 뻔한 말을 모든 학생에게 준 것이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이 성격 진단이 자신의 성향과 80% 이상 정확하다고 답했다.

한 언론에 따르면 하루 약 13만 명이 온라인 운세 사이트를 이용하며, 국내 점술 시장의 규모도 연간 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점을 보는 이유는 그것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누군가 자신에 대해서 잘 맞추면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되고, 그 다음은 조종되어질 마음 상태가 되기 쉽다.

바로 이런 점을 노려 사기 무속인들이 판을 치는 것이다. 무속인들도 실력이 천지차이라 타고난 신기와 엄청난 수련으로 힘들고 좌절에 빠진 사람에게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람의 불안 심리를 미끼로 삼아 사기를 치는 거짓 무속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불안하고 힘들 때일수록 외부에서 문제 해결해주기 바라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인생의 자기 결정권을 쥐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눈 깜짝할 새에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송지영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
현) 프럼미 에듀 대표
현) 한국교류분석연구원 연구위원
현) 한국도형심리상담학회 이사
현)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이사
저서 : 도형으로 보는 성격 이야기 (공저,2019,도서출판지선),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 (공저,2017,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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