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조이 오브 워크.... 최강의 기업들에서 발견한 일의 기쁨을 되찾는 30가지 방법
[서평] 조이 오브 워크.... 최강의 기업들에서 발견한 일의 기쁨을 되찾는 30가지 방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3.0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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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프리랜서, 긱 워커(gig worker)와 같은 노동 방식이 각광 받는 시대라지만, 우리 대부분은 어딘가의 회사에 소속된 직장인으로 긴 인생을 살아간다. ‘퇴사’와 ‘워라밸 사수’가 직장생활의 트렌드로 떠오른 지도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수의 직장인들은 ‘좋은 직장에서 성공하는 삶’을 꿈꾼다.

문제는 직장생활이 갈수록 괴로워진다는 점이다. 매년 퇴사율과 이직율이 상승하고, 사람들은 회사 밖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기 바쁘다. ‘꿈의 직장’에서라면 좀 다를까? 트위터 유럽지사의 부사장으로 일하는 브루스 데이즐리(Bruce Daisley)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이라는 트위터로 이직했을 때 이토록 많은 퇴사자가 있을 줄 몰랐다.

대체 기업은 왜 이토록 퇴사자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이제 요원해진 것일까? 무엇보다 직장인들이 일하는 기쁨과 보람을 누리던 시절은 지난 것일까? 영국 전체 직장인 중 92%가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갤럽의 조사 결과는 우리 시대 직장생활의 의미와 가치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브루스 데이즐리의 첫 책 《조이 오브 워크》는 이러한 지독한 고민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지구상의 직장생활이 이토록 끔찍해진 까닭으로 저자 브루스 데이즐리가 꼽는 두 가지 ‘메가 트렌드’는 ‘끊임없는 연결’과 ‘인공지능’이다. 이 두 트렌드가 과거의 직장생활과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직장인들을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이메일과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회사 일과 연결되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제 회사에 앉아있는 시간뿐만 아니라 퇴근을 해서도 메일과 ‘톡’이 쏟아진다. 결국 긴 시간의 근무는 과로를 유발하고, 많은 직장인들이 ‘부정적 정서’ 상태에 빠지게 됐다. 직장과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우울 증세도 심화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이 초래한 업무 공정의 자동화는 많은 일자리를 앗아가는 중이다. 그에 대한 논의들은 이미 차고 넘친다. 결국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창의적 노동’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그러나 각 개인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할 맛’이 나는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게 이 책이 소개한 다수 연구들의 결과다. 결국 직원들이 신이 나야 혁신적인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글과 유튜브, 트위터를 거친 ‘프로직장러’ 브루스는 팟캐스트를 기획ㆍ진행하면서 수많은 전문가들과 인터뷰하고 관련 연구들을 분석했다. 의외로 직장생활을 바꾸는 방법들은 다양했다. 그가 찾아낸, 이 끔찍한 직장생활을 180도 바꿔줄 유쾌한 30가지 방법은 크게 3가지 키워드로 나뉜다. 첫째는 충전(recharge), 둘째는 공감(sync), 셋째는 자극(buzz)이다. 최근 조직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하면서도, 실제 최강의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당장 내가 몸담은 회사에 건의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 방법들과 함께라면 그토록 괴롭기만 했던 출근길이 한결 상쾌해질 수 있단다. 당연히 조직의 효율성과 성과가 함께 향상된다.

시작은 ‘충전’부터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근로시간에 대한 것. ‘짧고 일하고 충분히 쉬어라’는 기업용 메신저를 개발한 스타트업 슬랙(Slack)이 이미 적용한 방법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존 펜카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이 50시간을 넘어서는 순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을 할 때도 충전을 꾀하며 일하는 편이 더 낫다. 산책과 회의를 결합한 ‘걷기 회의’를 비롯하여, ‘딥 워크’를 위한 ‘이어폰 사용’, 개방형 사무실이 보편화된 지금 더욱 유의미해진 ‘오전시간엔 수도승 모드로!’와 같은 방법들로 말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스스로 집중력을 발휘하며 성취감을 얻어야 직원들의 행복감이 올라간다는 사실이다. ‘일하는 기쁨’을 얻는 일은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공감’, 다른 말로 하자면 ‘소속감 높이기’다. 직장 동료와 나누는 우정, 소속감, 애정, 실없는 농담, 유쾌한 수다 등이 우리 삶에 얼마나 지대한 기여를 하는지 이해한다면 저자가 찾아낸 두 번째 키워드의 방법들에 주목해볼 때다. ‘커피머신 위치를 옮겨라’는 MIT의 경제학자 알렉스 펜틀랜드 교수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시오메트릭 배지로 직장인들의 교류 활동을 추적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커피머신이나 탕비실과 같은 위치가 직원 간 의사소통과 유대감, 나아가 업무 효율성 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회의시간을 절반으로 줄여라’의 대표 주자로는 페이팔이 있다. 그밖에 ‘사교활동을 만들어라’,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 신경 써라’, ‘악질 상사 짓을 그만둬라’ 등의 방법들이 눈길을 끈다.

세 번째는 충전도 하고 소속감도 올린 직원들에게 유쾌하게 창의성을 높여주는 ‘자극’의 기술이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내면 무엇보다도 인간의 뇌가 먼저 반응한다. 토론토 대학의 앨리스 아이센 교수는 긍정적 정서가 연상능력, 주의전환력, 그리고 인지유연성을 높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번뜩이게 함을 밝혀냈다. ‘팀 규모를 줄여라’, 트위터의 업무 공백 기간인 ‘해크위크(HackWeek,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인 해커톤에서 유래, 기존 업무를 중단하고 자유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하는 기간)를 도입하라’, ‘숙의의 문화’가 꽃을 피운 아마존처럼 ‘PPT 대신 글을 써라’와 같은 방법들이 모두 긍정적인 자극에 기여한다.

스티브 잡스는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극한 경쟁에 놓인 기업들은 더욱 악독해져가고, 고도화된 기술은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번아웃 증후군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일하는 즐거움을 되찾는 일은 어렵고, 그래서 더 절실하다.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영향력 있는 회사원’ 브루스 데이즐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직장의 의미를 되찾고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 《조이 오브 워크》를 썼다고 밝혔다.

이미 수많은 과학적 연구가 증명했듯, 어쩌면 생각보다 간단한 변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낙관적인 시선과 일을 향한 열정을 되찾을 수 있다. 뻔한 조직문화 이론을 탈피한 현실적인 회사원 브루스 데이즐리의 방법들과 함께라면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이 전하는 더 중요한 사실은 직원들 개개인이 품은 ‘일하는 기쁨’과 긍정적 에너지가 기업의 성공을 떠받치는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모든 기업과 조직의 리더들이 이 책에서 소개한 30가지 방법들을 더욱 유심히 읽어야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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