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길] 생존을 좌우하는 정치
[미래길] 생존을 좌우하는 정치
  • 노환규 미래한국 편집위원,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 승인 2020.03.1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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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현재 대한민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수는 4335명으로 발원지인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 1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2월 20일까지 한 달 동안 누적 확진자수는 104명이었지만 이후 불과 열흘만에 40배가 넘게 늘어났다. 2일 하루 599명의 신규확진자가 있었는데 이 숫자는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신규확진자수 202명의 3배에 달하는 숫자다. 그리고 약 80여개가 넘는 나라들이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가.

인구가 우리나라의 절반인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중국과의 인적 교류가 많은 나라다. 그런데 대만은 3월 2일 현재 누적확진자 수가 40명으로 우리의 1/40이고, 사망자도 1명에 불과하다. 두 나라의 이렇게 다른 지표를 만든 것은 감염 초기의 국가정책의 차이다. 대만은 약 한 달 전인 2월 7일 중국본토와 홍콩 그리고 마카오로부터 유입되는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시켰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오는 자국인들도 2주간 격리조치를 시행했다.

노환규 미래한국 편집위원,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노환규 미래한국 편집위원,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1월 26일부터 2월 18일까지 6차례에 걸쳐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조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3월 2일 현재까지도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후베이성 한 곳만 입국금지조치를 하고 이외의 지역은 모두 문을 열어놓았다. 중국의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수는 약 1만3000명에 달한다.

3월 2일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며칠째 마스크를 사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이 대부분이고, 5시간 줄을 서서 단 3개의 마스크를 구한 어느 시민은 다시는 줄을 서지 않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스크를 며칠째 사용하는 병원의 의료진들도 늘어나고 있다. 마스크 대란은 대체 왜 일어났나.

대만은 일찌감치 1월 24일부터 자국내에서 생산되는 마스크의 수출을 전면 금지시켰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 정책을 취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하루 신규확진자가 500명 이상 넘어선 2월 28일이 되어서야 마스크 수출을 금지시켰다. 그 사이에 중국으로 건너간 마스크의 수량은 대략 5억 장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필요한 전쟁물자를 정부가 관리하지 않은 것이다.

중국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의료시설의 낙후 때문이 아니다.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후베이성의 경우 사망률이 4.18%에 이르지만 환자가 산발적으로 생긴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의 사망률은 0.84%에 불과하다.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경우 의료시설과 인력 등 의료자원의 부족으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어서 시설 및 환자분류체계 등 사전 준비가 필요했는데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 청와대부터 상황을 낙관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은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 유발한 인재의 성격이 강하다.  최대 실책은 감염의 발원지인 중국의 문을 닫지 않고 끝내 열어둔 것이고 그 이유는 명확하다.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에 대해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어느 50대 의사는 이렇게 고백했다. “정치라는 것이 국민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사 생활 30년만에 처음으로 절실히 깨달았다.” 그렇다. 정치는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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