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영실적’에도 KBS 친문이사들 평가 마음대로? “경영 별 문제 없다”
‘최악 경영실적’에도 KBS 친문이사들 평가 마음대로? “경영 별 문제 없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5.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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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소수이사 29일 성명으로 비판 “경영평가에 소수 이사들 의견 체계적으로 배제돼…재앙 우려된다”

지난 27일 KBS 이사회가 개최된 가운데, 큰 폭의 적자가 추정되는 지난 해 경영실적에 대해 KBS 이사회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KBS 소수이사들 29일 성명을 내어 “지난 27일 KBS이사회는 2019사업연도 KBS경영평가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며 “그런데 2019사업연도 KBS의 경영실적이 참담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기술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상반기 6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하반기 실적까지 합하면 2018년 수준(-585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KBS 소수이사들은 또한 “우리는 경영평가보고서 중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인사의 공정성 부분 평가에서 소수의견이 체계적으로 배제되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KBS 이사회가 다수 이사들의 횡포에 의해 일방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KBS 소수이사들은 “2019사업연도 경영평가 중 방송공정성과 인사공정성 평가 부분에서 소수의견이 체계적으로 배제된 점과 함께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사업손실 759억원 관련 메시지”라며 “이는 KBS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그널이고, 사업손실을 메우는데 급급하여 중요한 공적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렇듯 경영실적이 참담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가 없다는 경영평가는 KBS에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 이하 미디어연대 성명 전문 -

[2020.05.29. KBS 이사 성명]

참담한 경영실적, 문제없다는 경영평가

KBS에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KBS이사회는 방송법에 의거하여 매년 경영평가단을 구성·운영하여 KBS의 경영성과에 대하여 평가를 실시한다. 지난 27일 KBS이사회는 2019사업연도 KBS경영평가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그런데 2019사업연도 KBS의 경영실적이 참담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기술되었다. 우리는 경영평가보고서 중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인사의 공정성 부분 평가에서 소수의견이 체계적으로 배제되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먼저 방송의 공정성과 관련된 평가를 살펴보자. <도올 김용옥의 오방간다> 프로그램에 대하여 “현재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의 의미를 되새겼고, 시청자에게 우리 역사의 자긍심을 높였음”이라고 평가했고, “국가기간방송의 역할에 맞는 편성정책 성과”로 보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김용옥 씨가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의 괴뢰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무덤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주장하여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품격을 훼손시킨 면은 배제되었다.

또한, 시사탐사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와 탐사 프로그램으로 신뢰도와 영향력을 향상” 했다고 평가했다. <시사기획 창> “태양광 복마전” 프로그램에서 태양광 발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 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그런데 KBS가 해당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결방시키고, 제작 기자들의 입장문을 발표하지 못하게 막아 정권의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조직 내규가 정한 권한과 책무조차 지키지 않아 KBS의 보도 공정성이 얼마나 훼손되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 수석이 공개적으로 KBS 프로그램에 대해 ‘정정보도, 사과 방송’을 요구하는 보도외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우리는 청와대와 여당에 유리한 기사는 콕 집어 키우고, 불리한 것은 축소하거나 누락하는 경향이 있는 KBS의 교묘한 여당 편들기 불공정 보도를 많이 지적해 왔다. 공영방송 KBS의 공정성 준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우리는 경영진에게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방송의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서 기계적 균형이라도 지켜주는 것이 오히려 강력한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주문한 바 있다.

다음으로 인사의 공정성에 대해서 살펴보면, 보직 간부는 ‘싹쓸이 인사’라고 할 정도로 특정노조에 편향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인사편향을 너머 소위 ‘보복위원회’로 불리우는 KBS진실과미래위위원회는 지난 정권 시절에 보직을 맡았던 직원들을 무더기로 징계하는 ‘인사폭력’까지 자행했다. 현재 진실과미래위원회의 징계사건은 법정에서 그 부당성에 대하여 다투고 있고, 관련 책임자는 검찰에 고발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사의 불공정성 문제는 경영평가보고서에서 아예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배제시켰다.

따라서 우리는 2019사업연도 경영평가보고서를 이사회에서 접수하되, “방송의 공정성과 인사의 공정성에 대한 평가 등의 내용은 이사회의 공식 의견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을 명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전 2018사업연도 경영평가보고서를 심의ㆍ의결할 때 다수이사들의 요청으로 평가 내용 일부에 대하여 이사회 공식의견이 아니라는 점을 명기한 바가 있었다. 경영평가 결과가 다수이사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사회의 공식의견이 아닌 것으로 하고, 소수이사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다수결로 묵살해버리는 의결 행태는 ‘내로남불’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편파적인 경영평가는 경영평가위원을 선정할 때부터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경영평가위원 후보를 외부 학회와 방송관련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았는데 단체 선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추천받은 후보 중에서 다수이사들이 다수결에 의해 일방적으로 경영평가위원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소수이사들의 입장을 대변할 경영평가위원들이 체계적으로 배제되었다.

KBS 이사는 방송법에 따라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해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KBS이사는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모아 합의제로 운영되어야 한다. 다수결은 나쁘지 않는 방법 중의 하나이지, 최고의 방책은 아니다. 다수이사들의 독단적인 KBS이사회 운영을 규탄한다.

KBS는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문제는 늘 발생한다. 그러나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더 큰 발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사회가 현재 KBS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하여 경영평가를 통해 올바르게 진단해주어야, 경영진이 그에 대한 해법을 찾아 위기를 극복하여 발전할 수 있다.

2019사업연도 경영평가 중 방송공정성과 인사공정성 평가 부분에서 소수의견이 체계적으로 배제된 점과 함께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사업손실 759억원 관련 메시지다. 이는 KBS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그널이고, 사업손실을 메우는데 급급하여 중요한 공적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렇듯 경영실적이 참담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가 없다는 경영평가는 KBS에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2020년 5월 29일

KBS 이사 서재석 서정욱 황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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