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돈의 인문학... 본질을 통해 실물경제를 읽다
[신간] 돈의 인문학... 본질을 통해 실물경제를 읽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8.1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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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역전이 일어난 지 딱 1년 만에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위기의 방아쇠를 당겼다.

인류는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초유의 경제 환경에 직면해 있다. ‘저금리, 저투자, 저성장, 저물가’가 바로 그것이다. 이론상 금리가 낮으면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는 법이다. 그런 데 세계적인 초저금리임에도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성장이 둔화되고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발생한 현상으로 이제는 거의 일상화 되어가고 있다. 금융인들과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를 ‘뉴노멀(New Normal)’이라 부른다. 새로운 경제적 기준이란 뜻이다. 이 단어는 ‘저성장, 저소득, 저수익률, 고위험’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투자기준을 의미 하기도 한다. 저수익임에도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투자리스크를 암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투자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사내 유보금만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다. 최근들어 저성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활력이 심각하게 둔화되고 있다. 장기불황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소비자 물 가는 연초부터 0%대 상승률에 그치다 8월에는 결국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이른바 디플레이션이다.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다보니 경기를 극단적으로 얼어붙게 만든다는 디플레 이션의 공포가 본격적으로 덮쳐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사상 최대’라는 무기를 동원했다. ‘사상 최대 유동성, 사상 최대 재정 적자, 사상 최대 부채’로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 EU, 일본 등도 마찬가지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단지르고 보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보다 더 많은 유동성을 풀어 경제 성장을 유도했다.

각국이 유동성의 홍수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문제는 홍수 가지나치면 경제를 싹쓸어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대 경제에서 구조적 장기불황의 원인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생산성의 획기적 증대로 공급은 과잉인 반면에 사상 최대의 소득 불평등과 가계부채로 수요는 부진하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많은 유익도 주겠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인구감소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렇게 구조적 장기불황이 저출산·고령화와 겹치면서 우리는 이제까지 인류가 겪어보지 못했던 엄청난 어려움과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당장 많은 학교와 학원들이 사라질 것이고, 종국에는 인구절벽이 부동산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다. 노동 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생산이 줄어들고 세수 또한 감소하여 국가의 재정 지출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또한 청장 년층이 줄어들면서 나라의 활력이 떨어지고 내수시장의 수축 또한 불가피하다. 이렇게 국력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반적 분야에서 엄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금융자산과 유동성의 획기적 증대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을 불러와 저성장, 저소득 국면에도 자산가 들의 소득과 부를 급격히 늘려주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이로 인한 경제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 심화, 부의 편중’ 등이 그것이다. 이제는 상위 1%의 부가 세계 전체 부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금융자본주의의 폐해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소득 불평등 심화와 부의 편중은 결국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져 자본주의 존속을 위험하게 할 뿐 아니라 당장 사회 전체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세계 경제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양극화 문제는 경제적 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정치, 외교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있는 자와 없는 자, 기득권자와 신규 진입 세력, 세대간 갈등, 보수와 진보, 자유경제주의와 사회주의 등 계층간 갈등과 각종 이데올로기 문제로 갈라져 싸우는 게 일반화되었다.

국제 관계도 보편적, 합리적 질서가 아닌 자국 중심주의가 판 치고 있다. 각자 자기 살기 바쁜 것이다. 심지어 일부 정치가들의 독선과 아집이 세계를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때 튀어나온 것이 ‘미중 무역전쟁’이다.

이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가측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전쟁은 결국 본격적인 환율전쟁과 심각한 패권 전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경제와 정치 그리고 경제와 국제관계를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제사적 반추와 사회학적 조망을 통해 인문학자의 눈으로 경제 현상을 분석한다. 경제 이론적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투자 측면에서 실용적으로 분석하여 대안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는 개인 투자자가 어떻게 뉴노멀 시대에 현명한 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현대통화이론, 기본소득론을 바탕으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의 결과를 전망하고, 역사적으로 장기 불황 이후에 주목받았던 투자처를 분석하면서 금과 은 가치 전망, 새로운 화폐의 등장 등을 예측한다.

이 책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 예측만 난무했던 경제경영서들 속에서 유일하게 근본 원인을 차분히 추적하고, 이성적이며 지적인 대안을 모색하도록 돕는 책이다. 독자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경제 현상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앞으로 진행되는 각국의 정책이나 투자 기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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