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환경주의 생물학자가 ‘탈원전’ 한국에 주는 경고
[이슈분석] 환경주의 생물학자가 ‘탈원전’ 한국에 주는 경고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8.24 09:1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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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등 21세기 들어 지구촌을 괴롭히는 각종 감염증과 해마다 800만 명을 조기 사망케 하는 미세먼지, 폭염, 잦은 태풍 등은 개체수가 77억에 가까운 인간종이 달콤한 화석연료를 폭식하여 자초한 결과이다.

<환경주의 생물학자가 바라본 WHY 원자력이 필요한가(출판사 글마당)> 저자는 이러한 시각에서 전지구적 문제의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바로 비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확대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 콜로라도대 환경 및 방사선보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Michael H. Fox 교수의 저서 ‘Why We Need Nuclear Power: The Environmental Case’를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조규성 교수가 번역한 것으로 세계적인 영 옥스포드대 출판부가 영국 국민들에게 원자력의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해 펴낸 야심찬 지침서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제1부에서는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기초를 자세히 살펴보고, 석탄, 천연가스,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여러 에너지원의 장점과 단점을 평가한다. 저자는 특히 재생에너지의 경우 여러 한계점을 갖고 있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관점을 바탕으로 원자력의 사용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들을 설명한다.

제2부는 방사선에 관한 것이다. 방사선 물리학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살펴보고 방사선이 분자, 세포 및 인체에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을 기술하고 있다. 또한 우리 모두가 어떻게 자연으로부터 발생하는 배경방사선에 노출(expose, 피폭)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우리의 세포들이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을 어떻게 개발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제3부에서는 우라늄 채광, 방사성폐기물 및 원자력 사고 등을 포함해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분석하고 있다. 스리마일 아일랜드,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의 주요 원전 사고들이 환경 및 보건에 끼친 자세한 영향들을 논의한다. 마지막 장은 원자력 발전에 관한 잘못된 믿음들을 비판한 후, 어떻게 원자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저탄소 미래 에너지 시대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 Michael H. Fox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이 책의 한국어판이 발간되는 것에 매우 고무되어 있다. 그런데 왜 굳이 한국어판이 필요할까? 첫째, 한국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매우 오랫동안 성공적인 상업용 원자력 발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원자로를 운용하고 있으며, 원전을 수출하는 국가이다. 둘째,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온실가스 주로 CO2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이다. 그 이유는 한국이 석탄, 석유 및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현 한국 정부가 풍력과 태양광을 강조하면서 40년에 걸쳐 발전시켜온 원자력 발전을 퇴출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에게는 원자력과 다른 에너지원들에 대해 편향적이지 않는 과학적 정보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한국어판이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에너지 정책은 ‘정치’ 아닌 ‘과학’

한갑수 전 농림부 장관은 추천사를 통해 “저자는 미 콜로라도대학의 환경 및 방사선보건학과 교수로 평생 봉직해 왔다. 이 학과는 미국에서 가장 큰 환경 보건 프로그램 중 하나로 방사선 보건을 핵심 커리큘럼에 포함시킨 본산이기도 하다”며 “또 폭스 교수는 아름다운 로키산맥 기슭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자택에 살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선호하는 환경주의자이면서도 한 국가의 산업이 제대로 지탱되려면 원전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분”이라고 밝혔다.

정근모 전 과기처 장관(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KAIST 초기설립자·부원장·교수)은 추천사를 통해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인한 원자력 인프라 붕괴로 손실비용이 500조 원이 넘는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게다가 지난해 한전 적자는 1조4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이 애써 일으켜 세운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으며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출경쟁력이 증발할 위기에 처해 있다.

또 유능한 원자력 인력의 국외 유출과 국내 원자력 관련 대학과 대학원의 전공 기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을 지켜보면서 본인을 비롯하여 에너지 관련 학계 원로들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원전도 현실적 대안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건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그의 탈원전 정책은 한국 원자력 산업에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그의 탈원전 정책은 한국 원자력 산업에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조규성 교수는 후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세계 석학의 눈에 비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모순과 비합리성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근거 없는 주장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정부는 2031년까지 에너지 사용을 전망하는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하였다. 발전량 기준 발전원별 비중(%)을 2017년 석탄(45.3), 원자력(30.3), 가스(16.9), 재생(6.2)에서 2030년 석탄(36.1), 원자력(23.9), 가스(18.8), 재생(20.0)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원자력 및 에너지 전문가들이 배제된 채 수립된 이 계획에 의하면 2030년까지 33GW의 태양광발전소 건설과 천연가스 수입 확대가 핵심이다. 장기적으로는 석탄과 원자력을 모두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로 대체한다는 방향이 설정되었다. 과연 올바르며 타당한 선택일까?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갑작스러운 에너지 정책 전환은 과학적 경제적 근거하에 추진되었다기보다는 현 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충분한 국민적 숙의는 고사하고 관련 전문가들과의 회의 한번 없이 기습적으로 추진되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정치적인 이유로 탈핵으로 돌아섰지만 과거 30년 동안 대국민 논의를 추진해온 독일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남은 대안은 무엇인가? 현 상황에서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대량의 전기에너지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 원자력이다. 코로나19 등 21세기 들어 지구촌을 괴롭히는 각종 감염증, 해마다 800만 명을 조기 사망케 하는 미세먼지, 폭염, 잦은 태풍 등은 개체수가 77억에 가까운 인간종이 달콤한 화석연료를 폭식하여 자초한 결과이다. 이 문제들의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비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확대에 있다.

현재 독일을 중심으로 4개국 정도가 후쿠시마 이후 탈원전을 선언한 상태이지만 이들도 원자력을 당장 중단하지는 못하고 있다. 원전 사고가 있었던 미국, 러시아 및 일본을 포함하여 기존의 26개국이 원전 유지 및 확대를 하고 있으며 신규 18개국이 원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0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3개국에서 160여 기가 추가 건설될 예정이다.

마이클 폭스 교수의 계산대로 연간 18쿼드 전력에너지를 생산하는 미국의 600개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최신 원자로로 대체한다면 약 150~175기의 원자로가 필요하다. 프랑스처럼 우리나라도 모든 석탄화력발전소 40GW를 AP1400으로 대체한다면 약 30기의 원자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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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20-08-30 19:22:52
태양광,풍력,천연가스,석탄,원자력 중 위험성이 최고인 에너지는 원자력 아닌가요?

나나 2020-08-30 19:22:21
원자력이 비탄소 에너지원이라고 하는데, 핵폐기물을 어떻게 보관하고 폐기할 것인지 그리고 후쿠시마처럼 원자력발전소에 문제가 생겼을경우 어떤 시나리오가 있으며 어떻게 대피시킬 것인지 최소 대피훈련에 계획은 있는지 그 방안을 두지 않고 원자력이 비탄소에너지이기 때문에 원자력을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지구 온난화를 더 앞당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에너지의 한계점으로 문제해결하는데 충분하지 못하다면 , 원자력에너지의 단점을 어떻게 커버할것인지에 대한 계획 그리고 실행중인지 묻고싶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관한 잘못된 믿음을 비판하시기 전에 원자력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경우,후쿠시마같은 예시를 보고 어떤 대응을 했는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실행중인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2020-08-24 13:17:45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죠.
에너지는 과학이지 정치가 아닌데
정치가 과학을 건드리니
온 곳곳에서 쌩 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