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카이스트 미래전략(2021).... 위드 코로나 : 달라진 세상, 새로운 기회
[서평] 카이스트 미래전략(2021).... 위드 코로나 : 달라진 세상, 새로운 기회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0.2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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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기대와 달리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코로나와 함께 사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도시개발과 기후변화로 동물들이 인간의 거주지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 전염의 가능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또 촘촘히 연결된 도시는 바이러스가 삽시간에 퍼져나가기 쉬운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발생주기가 5년에서 3년으로 짧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감염병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즉 방역은 일상이 된다.

감염병 리스크가 있는 한 대면접촉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일상은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비대면 트렌드가 가속화될 것이다. 이미 제도적 장벽이 무너지고 원격수업과 원격진료가 실시되었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원활하게 하고 있으며, 스포츠ㆍ종교행사ㆍ공연이 관객 없이 진행되는 사태도 경험했다. 수개월 만에 일어난 변화다. 그러나 이는 디지털 전환의 시작에 불과하다.

대격변의 시기에 기회는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1》은 이러한 질문에 해법을 제시한다. 국내 최초의 미래학 연구ㆍ교육기관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는 2015년부터 매주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회’를 열어 각 분야 600여 명의 전문가와 함께 주제별 전망과 전략을 토론했다. 그 내용을 엮은 《카이스트 미래전략》은 오피니언 리더들로부터 미래의 네비게이터라는 찬사를 받았고 ‘국가미래전략’은 2019년부터 카이스트의 미래학 교과목으로 채택되었다.

이 책은 기술발전의 시간적 흐름이라는 수직적 관점과 동서양을 넘나드는 수평적 관점으로 2021년을 통합적으로 진단한다. 1부에서는 코로나19가 인류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펴본 다음 2021년에 주목해야 할 이슈, 기술의 변화, 해결과제를 짚어준다. 2부에서는 새로운 세상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전략을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환경(Environment), 인구(Population), 정치(Politics), 경제(Economy), 자원(Resources) 7개 분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를 각각의 앞글자를 따 STEPPER 전략이라고 이름 붙였다.

“미래전략은 미래의 눈으로 현재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변화는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느냐가 운명을 결정한다. 이 책은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전략을 세워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판이 바뀌는 곳에 기회가 있다
앞당겨진 대전환의 시대에 주목해야 할 5가지 변화

V자형 경제회복 시나리오

세계경제는 뚜렷한 반등을 보일 것이다. 한 해 동안 미뤄둔 연구개발ㆍ해외전시ㆍ수출계약 등이 본격화되면 역동적인 경제가 펼쳐질 것이다. 단 선진국은 회복세가 주춤해 2019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신흥국에서는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산업보조금, 보복적 소비가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안정자금 지원 같은 대책은 필요하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약해질 것이다. 세계는 필수품 생산을 한 국가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산기지의 탈중국화가 예상된다. 한국은 의료물자와 같은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상징되는 방역 모델을 제시하는 일류국가로 도약할 기회다.

혼합현실로 도약하는 비대면 시대

가상이 현실을 대체한다. 안전한 ‘저밀도 공간’에 대한 필요는 공간과 만남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 기술로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이 가능해질 것이다. 시각과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 후각, 미각까지 전달할 수 있는 디바이스들이 고안되고 있다. 직접 가지 않고도 콘서트나 스포츠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멀리 떨어진 사람의 아바타를 불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일도 가능해진다.

원격근무의 미래

업무 도구의 디지털화를 넘어 업무 자체가 디지털화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전면 원격근무를 도입하는 기업도 많다. 하지만 우연한 만남이나 대화에서 혁신성과 창조성이 발현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의 특성보다는 조직문화가 관건이다. 업무의 자율성과 책임이 없는 수직적 문화에서는 원격근무가 어렵다. 결국 온라인 워크와 오프라인 워크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렴될 것이다.

가속화화는 AI 트랜스포메이션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난다. 그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있다. 나의 분신이자 비서인 디지털 아바타가 나의 건강상태나 일정을 점검하고, 필요한 연락ㆍ예약ㆍ주문 등을 처리할 것이다. 나아가 퇴근 시간에 맞춰 밥을 짓거나 조명을 바꾸는 일도 수행하고, 도로 사정에 맞게 신호등 시간을 조절하는 등 도시계획에도 활용될 것이다.

어떻게 양극화를 극복할 것인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과제

급속한 변화는 큰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많은 해결과제도 뒤따른다.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번영을 증진하는 언택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언택트 기술은 2가지 차원에서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 된다.

첫째,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 기회의 격차가 벌어진다. 예를 들어 고성능 디지털 기기를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에서는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취업과 문화생활에서도 기술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기회를 박탈당하고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둘째, 이념적 양극화다. 영상과 목소리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딥페이크는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고 그 사실을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여과 없이 받아들인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을 때 서로 다른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이 갈등하는 것은 뻔한 일이다. 또한 소셜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에 이끌린 사용자들은 점점 더 자신의 선호에 부합하는 콘텐츠만 보게 된다. 그 결과 나만 옳다라고 하는 확증편향에 빠지고, 이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정치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저자들은 기술발전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신산업의 기회를 잡되 그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때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으며, 우리가 취해야 할 정책과 판단기준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복지가 현금과 현물 위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무료 와이파이 같은 디지털 인프라도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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