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4의 시대 The Fourth Age ... 슈퍼지능사회, 인류 대혁명의 네 번째 전환기가 오고 있다
[신간] 제4의 시대 The Fourth Age ... 슈퍼지능사회, 인류 대혁명의 네 번째 전환기가 오고 있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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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존 헨리는 바위에 철제 망치를 박아 넣어 돌에 구멍을 내는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그와 같은 일을 처리하는 증기 드릴이 발명되었고,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존 헨리는 이렇게 말한다. ‘증기 드릴이 나를 이기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손에 망치를 들고 죽겠습니다.’ 그렇게 기계와 솜씨를 겨룬 존 헨리는 힘겹게 이기긴 했지만, 그 자리에서 손에 망치를 쥔 채 죽음을 맞았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눈부시게 바꾸어놓았다. 단적인 예로 인간의 지능을 높여 주었고, 불필요한 노동을 절감시켜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공헌했다. 하지만 존 헨리의 이야기처럼 기술이 등장하는 시점마다 사람들은 거세게 저항해왔다.

1580년대 양말 짜는 기계를 발명한 윌리엄 리는 화가 난 양말 제조업자들 때문에 고국을 떠나야 했고, 프랑스 섬유 노동자들은 자동 방적기에 나막신을 던졌다. 영국에서는 자동 탈곡기에 반대해 사람들이 기계를 박살 냈고, 그런 발명가 중 일부는 군중의 습격을 받거나 대낮에 공장과 설비 전체가 불에 타는 해를 입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발전하며 가까운 미래에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라 예견되는 기술인 AI와 로봇공학을 목격한 우리 역시 그와 비슷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고, 생존을 위협하다가 결국, 인간 위에 군림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 미래가 실현될 가능성은 얼마일까? 그 미래가 온다면 언제쯤 오게 될까?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뉴욕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퍼블리셔 위클리〉 등 세계적 언론이 주목한 미래학자 바이런 리스는 이러한 질문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단호히 말한다. “로봇이 인간에게 빼앗아갈 직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면 혼란만 일어날 뿐.”이라고 지적하며 트랜지스터, 뉴런, 알고리즘, AI를 논하기 전에 먼저 현실, 인간성, 정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는 것.

《제4의 시대》는 지난 10만 년의 인류 역사를 근거로 그동안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온 기술들과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 시대로 나아갔는지를 설명하며, 우리 스스로 어떤 신념을 가지고 제4의 시대를 판단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저자는 AI와 로봇공학이라는 주요 기술이 바꿀 인간의 삶을 제4의 시대라 명명하며, 지난 10만 년의 인류 역사에서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꾼 기술은 단 세 번뿐이었다고 주장한다. 제1시대에는 ‘불’이 식량을 익히게 도와주어 인간의 뇌(지능)를 압도적으로 키워주었고, 제2시대는 ‘농업’이 노동의 분배는 물론 도시를 만들어 사람들이 정착하고 계급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는 것. 제3시대는 ‘글과 바퀴’를 통해 사람들이 생각을 나누고 이것을 이동시키며 문명을 만들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럼 과연 ‘AI와 로봇’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 미래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2가지 양상으로 나뉜다. 우리가 로봇과 AI를 잘 사용하면 상상할 수 없을 수준의 지능을 얻게 되고 업무 효율이 높아지며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 반면 로봇과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수준이 되면 일자리는 물론 나중에는 인간 그 존재 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 지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두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합치되지 않았다며, 그들이 서로 다른 것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것을 믿고 있어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전문가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믿거나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지금 느끼는 두려움의 실체를 더 또렷이 보려면 이 양극단에 놓인 핵심 신념들을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판단과 대처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 그러면서 로봇과 AI가 인간을 위협하느냐 마느냐를 논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할 3가지 근본적인 질문, 바로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자아란 무엇인가?”에 먼저 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인간을 기계로 볼 것인가, 동물이나 기계와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지닌 존재로 볼 것인가에 스스로 답하는 것이다. 인간을 기계와 같은 존재로 인식한다면, 우리가 우려하는, 로봇이 인간과 비슷해지거나 인간을 뛰어넘는 일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 어떤 존재와도 다르게 구분되는 인간이라고 하는 순간 ‘로봇이 인간처럼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

인간이 영혼을 지닌 존재라면 영혼이 무엇인지, 자아란 무엇인지, 뇌와 인식은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를 모두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한 채로 인간의 뇌를,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을 복제해 로봇에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로봇이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해서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답하도록 다양한 과학자와 역사학자들의 근거와 이론을 제시하며 우리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게끔 도와준다. 인간이 슈퍼인공지능에 이용당하는 신세로 추락할 것인지, 역이용해 천재 500명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초인류가 될 것인지는 결국 당신이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믿을 것인지, 그리하여 그 신념을 바탕으로 어떻게 제4의 시대를 맞이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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