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공동대표 “중국 공산당 공작기관 공자학원의 민낯”
[인터뷰]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공동대표 “중국 공산당 공작기관 공자학원의 민낯”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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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사상 선전과 스파이 활동에 이용돼 수사 대상에 올랐다. 공자학원은 미국 내 중국 유학생과 중국 민주화운동, 인권 활동과 관련된 재미 중국인 동향을 감시하는 거점으로도 악용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018년 2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공자학원은 스웨덴·벨기에 등 유럽 국가에서도 스파이 행위 의혹 등으로 퇴출됐다. 중국은 중국 문화를 알리는 교육기관이라고 해명했지만 공자학원 역할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공자학원의 역할과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미래한국>은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와 관련해 청와대 청원, 1인 시위 등 활동을 하고 있는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공동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최근 공자학원 논란이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립니다. 일반 시민들은 중국어를 비롯해 중국문화를 알리는 곳 정도로 알고 있는데, 공자학원은 어떤 곳입니까?

공자학원은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이 공자를 내세워 공산주의를 가르치는 선전, 공작기관입니다. 정작 공자에 대해서는 재산과 권력에 눈이 멀었던 한심한 사람으로 가르치면서, ‘모택동은 위대한 사람이다, 중국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은 풍요롭고 살기 좋은 나라다’ 이렇게 거짓말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입하고 있어요.

또 홍콩 민주화운동 탄압, 위구르의 강제수용소, 티베트 인권유린, 파룬궁 등 양심수 장기 적출, 국민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빈부격차, 도농격차 같은 심각한 문제들은 철저히 감추면서 중국과 중국공산당에 대한 환상을 주입하고 있습니다.

- 공자학원이 공산주의, 모택동사상 선전기관이라고요?

공자학원은 우리 아이들을 공산주의로 세뇌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닙니다. 대학에 자리를 잡은 다음에는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공산당에 협조할 간첩을 포섭하고, 중국인 유학생과 중국인 사회를 감시하는 첩보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죠.
 

- 공자학원이 ‘공자교실’이라는 것도 운영한다고 하던데요.

공자학원은 대학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대학생들을 세뇌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인근의 초·중·고등학교, 심지어 유아교육기관에서도 ‘공자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을 공산주의사상으로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죠. 적어도 한 세대, 즉 30년 앞을 내다보고 우리 아이들을 친중인맥으로 양성하려는 겁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 공자학원이 공산주의 세뇌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게 맞다면 우리 대학들은 왜 수수방관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요.

공자학원 교사와 교재 그리고 교육과정 일체를 중국이 결정하고, 공자학원을 유치하는 대학은 강의실과 사무 공간만 제공합니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불평등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공자학원을 유치하는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첫째, 공자학원을 프랑스의 Alliance Francaise, 독일의 Goethe Institute, 영국의 British Council 같은 그야말로 문화교류기관으로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공자학원 설치를 계기로 중국의 유학생들을 유치해 대학 재정에 도움을 받으려 했습니다.

셋째, 중국 정부가 초기 부담금으로 설립자금 10억 원을 지급하고 이후 교사 인건비, 교재비 등을 전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유치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거나 가벼웠습니다.

넷째,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인해 중국과 ‘교류’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었기 때문이죠. 끝으로, 중국공산당의 모종의 공작도 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학 관계자들을 중국으로 불러 ‘접대’한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알고 있어요.
 

지난 7월 10일 우리나라 최초의 공자학원인 서울공자아카데미(강남구 소재) 앞에서 한민호 대표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10일 우리나라 최초의 공자학원인 서울공자아카데미(강남구 소재) 앞에서 한민호 대표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공자학원이 몇 개나 있는지요?

우리나라에는 2004년 세계 최초로 서울에 공자학원이 설치된 이래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23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 똬리를 틀고 있죠. 22개는 전국 각 대학에 설치돼 있고, 처음 설치된 것은 ‘서울공자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강남구에서 어학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면 서울에는 연세대, 경희대, 외국어대, 한양대, 서울공자학원, 부산에는 동아대, 동서대, 인천에 인천대, 강원도에 강원대, 대전에 우송대, 충남대, 충남에 순천향대, 충북에 충북대와 세명대, 광주에 호남대, 전남에 세한대, 대구에 계명대, 경북에 안동대, 경기도에 대진대, 전북에 원광대와 우석대, 제주도에 제주대와 한라대가 공자학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각 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공자학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찰이라도 하면 좋겠어요.

중국 공산주의·모택동 사상 선전기관 ‘공자학원’

- 대학 당국은 그렇다 치고 실제 대학의 교수나 연구자들은 그동안 뭘 하고 있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공자학원의 실태에 대한 정확한 연구 보고서가 아직 없습니다. 세계 각국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세종학당의 모델로서 중국의 공자학원을 설정하고, 그 운영과 성과를 긍정적 측면에서 연구한 몇몇 보고서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공산당의 선전, 첩보기관으로서의 본질과 그 악영향을 언급한 보고서는 없다는 것이죠. 다만 ‘공자학원 조사 시민모임(공조모)’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공자학원에 대한 의혹과 실태’(2020) 등 공자학원에 관한 자료집을 몇 권 발간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공조모가 ‘공자학원추방 국민운동본부’와 합쳐 새로 출범한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CUCI)’가 제대로 된 조사보고서를 12월 중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하나, 다행히 지난 5월 21일 ‘대한민국, 종중의 늪에 빠지다’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어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정교모)과 ‘마인드 300’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였는데요, 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공자학원이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이념을 주입하고 지적재산을 절도하거나 스파이 집결지의 역할을 한다는 데 주목하고, 향후 조사와 공론화의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 그럼 정부는요?

말 그대로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올여름에 제가 교육부의 여러 부서에 전화를 해 봤는데 공자학원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는 겁니다. 제 얘기를 듣더니만 그것은 각 대학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하더라구요. 외교부는 또 어떤가 찾아봤습니다.

국립외교원이 2018년 5월에 발간한 <중국과 러시아의 ‘샤프 파워’와 함의(주요국제문제분석 2018-16)>에서 공자학원에 대해 두 면을 할애해 그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르지만 평화적으로 상호 공존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하는 것이 배타적 정체성의 정치를 포용적 정체성의 정치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횡설수설한다는 점이었어요.

보고서의 형식과 내용도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더러 이후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 국회의원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공자학원을 처음 거론한 것은 2020년 10월이에요. 정경희 의원이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으며 중국어를 교육하고 문화를 홍보하는 체제선전 조직인 ‘공자학원’이 국내에도 있는데 세계적으로 퇴출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관련 기관의 대응을 촉구했지요.

조태용 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공자학원이 개설된 국내 대학 10곳과 공자학원을 관리하는 중국의 국가한판이 체결한 계약서를 입수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언론에 알렸습니다. 공자학원이 교육 운영 및 교사 채용, 예산 집행까지 중국의 통제가 강하게 작용하는 구조라는 것이었어요.

앞으로 공자학원 추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기까지 갈 길이 멀어요.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미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앞다퉈 자기 지역구 소재 대학에 공자학원 폐쇄를 촉구했고, 그와는 별도로 공자학원 추방을 위한 법률안을 여럿 발의했어요.
 

- 물론 다른 나라에도 공자학원이 많이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세계 각국에 500개가 넘는 공자학원이 있습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 각국,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없는 나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다만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공자학원의 정체를 깨닫고 추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웨덴은 올봄에 마지막 공자학원을 폐쇄했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20여 개를 넘던 것이 지금은 70여 개 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9월 초에 올해 말까지 모든 공자학원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곧 모든 공자학원이 폐쇄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심지어 그동안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협력 때문에 중국공산당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독일마저도 공자학원 폐쇄에 착수했습니다.

- 공자학원 국민청원도 올리셨죠? 결과는 어떻습니까?

지난 6월 23일 “공자학원 추방하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을 게시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정계·재계·학계·언론·문화 등 전방위에 걸쳐서 중국 공산당에 포섭되어 간첩질을 하는 자가 부지기수다. 공자학원을 통해 앞으로 수많은 중국공산당 간첩 또는 친중인사가 배출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미중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머지않아 망한다. 그 전에 대한민국에서 공자학원을 모두 축출함으로써 국제적인 반공, 반중공 캠페인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국제질서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우리의 지분을 주장할 수 있다. 그 시작이 공자학원의 폐쇄다.

즉각 착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국민청원 요건에 위배 되어” “공자”를 빼고 “**학원”이라고 임의로 고치더군요. 헛웃음밖에 안 나왔습니다. 언론도 외면하는 바람에 1853명의 서명을 받고 청원이 종료됐습니다.
 

- 서명이 그렇게 저조했던 것은 뜻밖입니다.

서명이 저조했던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 공자학원의 정체를 아는 국민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기자들도 그렇습니다.

둘째, 공자학원을 아는 사람들도 청와대 국민청원의 효과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에요.

셋째, 청와대 측의 방해가 주효했습니다. 임의로 ‘공자학원’을 ‘**학원’이라 표기함으로써 마치 악덕 입시학원 추방을 요구하는 청원처럼 보이게 했으니까요. 넷째, 언론이 외면했습니다. 제가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자학원 정체를 알고 추방하기 시작한 선진국들

- 공자학원 추방을 요구하는 1인시위는 그래서 시작한 것인가요?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같이 시작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공자학원 추방에 나섰는데 우리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공자학원이 활개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죠.

처음에는 외로웠지만 ‘공자학원 조사 시민모임(공조모)’도 만나고, 신동아를 비롯한 언론에서 관련 기사도 써주고 해서 1인시위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공자학원의 폐해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유튜버들도 공자학원을 자주 언급하고 있고요. 부산, 대전, 세종 등 지역에서도 공자학원을 추방하자는 운동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우리나라도 이미 정계, 재계, 학계, 언론, 문화 등 전방위에 걸쳐서 중국공산당에 포섭되어 간첩질을 하는 자가 부지기수다. 공자학원을 통해 앞으로 수많은 중국공산당 간첩 또는 친중인사가 배출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라 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심각한 것인가요?

최근 미국 대선 과정에서 중국공산당이 얼마나 다양하게 미국 사회에 침투해서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8년 간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일가에 그야말로 엄청난 뇌물을 먹였습니다. 흑인 인권운동을 빙자한 BLM을 사주해서 폭동, 방화, 약탈을 자행하게 했습니다.

BLM은 스스로 ‘훈련된 마르크스주의자(trained Marxists)’라고 공언하는 자들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겠습니까? 중국공산당 입장에서는 가장 공을 들여 자기들 영향권 아래 두고 싶어 하는 나라일 겁니다. 공자학원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봅니다. 공자학원 추방운동은 중국공산당을 몰아내기 위한 싸움의 시작이요 상징입니다. 작지만 중요한 싸움이지요.

- 한국 경제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자는 소위 안미경중(安美經中)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미국이 중국공산당을 방치하던 오바마 정부 때까지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이전부터 중국을 손봐야 한다고 공언한 사람입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자기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국제분업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경제 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죠.

안보 측면에서는 Quad+라는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고 있고요. 지금 안미경중을 얘기하는 것은 무지의 소산입니다. 판이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존중이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 동맹을 더 굳건하게 다져야 합니다.

중국공산당은 자국민을 억압, 수탈하는 전체주의 정권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도둑질, 간첩질, 깡패질을 하는 인류 최대의 공적이라는 것이죠. 우리도 중국공산당과 싸워야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는데 공자학원 추방운동은 중국공산당을 몰아내기 위한 싸움의 시작이요 상징입니다. 작지만 중요한 싸움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참여와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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