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文정부의 K-방역 실패 보고서
[전문가 진단] 文정부의 K-방역 실패 보고서
  • 노환규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 승인 2021.01.01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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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35세 여성이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그녀는 하루 전 발열이 있었지만 해열제를 먹고 입국했다가 다음 날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1월 20일 대한민국 땅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된 첫 환자가 발생한 날이었다.

코로나19는 제한적인 감염만 일으켰던 이전의 코로나 바이러스들, 즉 사스(SARS)나 메르스(MERS)와 달리 전 세계를 흔들었다. 처음 우한폐렴으로 불렸다가 이후 코로나19로 공식 명명된 이 새로 등장한 위험한 전염병은 2019년 12월 처음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지 꼭 1년이 지난 2020년 12월 19일 오늘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확진자로 판정되었으며 그 중 170여만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삶과 인류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간략히 담아본다.
 

그림 1  코로나19 발생 추이 - 가을부터 2차 유행 추세를 보여주고  있음

통계

2020년 12월 20일 기준 대한민국은 5일째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2020년 1월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총 4만966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그중 674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수로 전 세계 219개 국가 중 90번째로 많은 숫자이고 사망자 수로는 86번째 많은 국가다.
 

유행

전 세계적으로 지난 봄에 이어 2차 유행을 겪는 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섭씨 5도의 찬 공기에서 생존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을철 유행이 예상되었는데 실제 전 세계적으로 가을철부터 2차 유행이 발생했다. (그림1 참조) 우리나라는 지난 8월 작은 파고가 있어 11월부터의 급상승을 코로나19의 3차 유행이라고 정부와 언론에서 부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갑자기 발생한 일이 아니다. 가을 이후의 유행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학계에서 줄곧 경고했던 일이다. (그림2 참조)

최근 영국에서는 전염력이 70% 더 강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어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의 전면 봉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고(12.19)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속속 추가 봉쇄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2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19 발생 추이 - 대만/베트남/태국이  우수방역국

K-방역

정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과 비교하며 대한민국 방역의 우수성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유럽국가들은 EU 공동체로 국경이 없는 하나의 나라와 다름없는 운명공동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방역 성적표를 평가하려면 우리나라가 속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 정확하다.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의 성적표는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다.(그림2 참조) 대만, 베트남, 태국 이 국가들이야말로 훌륭한 방역국가라 할 수 있고, 일본과 우리나라는 이 나라들과 극명하게 비교되는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아쉬운 것은 대만과 베트남과의 성적 비교다. 이 두 나라와 우리나라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주사를 맞은 국가라는 점이다. 즉 대만과 베트남은 2003년 SARS로,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보다 최근인 지난 2015년 MERS라는 예방주사를 맞음으로써 다른 나라들에 비해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방역준비체계를 보완할 기회를 가진 나라들이다.

당시의 뼈아픈 경험을 밑바탕으로 대만과 베트남은 철저한 방역으로 대응했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했다. 이 나라들과 코로나19의 성적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차이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은 중국발 입국자의 차단조치 시행 여부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계의 지속적인 경고와 요구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입국자를 끝내 차단하지 않았다.

일본도 올림픽 개최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는지 또는 중국으로부터의 압박 때문이었는지 감염원 차단을 시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감염원의 입국을 고집스럽게 끝까지 차단하지 않고 버텨온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3차 유행 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료

2020년 12월 19일 현재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사멸시킬 수 있는 소위 ‘특효약’은 없는 상태다. 렘데시비르 등 다양한 항바이러스 약제들의 효과가 연구되었고 일부 약물이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치료제’라고 할 수 있는 뚜렷한 효과를 보인 약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호흡 곤란이 오는 경우 인공호흡기 치료 등 보조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일반 환자들과 섞이지 않도록 격리병상과 감염환자들만 전담하는 격리집중치료실(중환자실) 그리고 이를 전담할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림 3    8대 주요 분야 소비 쿠폰 발행 세부 계획

사망률(치명률)

감염 확진자 대비 사망자의 비율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2020년 초기 사망률은 평균 약 5%에 달했고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망률이 20% 가까이 치솟기도 했었으나 2020년 봄을 기점으로 점차 사망률이 감소해 현재 사망률은 2.2%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사망률이 감소한 이유는, 첫째 여름 기간 동안 발생률 저하로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진료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둘째,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침투한 바이러스의 양과도 비례하는데 마스크의 보급 등 감염 차단 노력으로 인한 중증환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 셋째,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들은 숙주와 함께 사멸하고 상대적으로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들이 잔존한다는 설명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망률은 지난 5월 2.40%의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점차 하강하여 12월 19일 현재 사망률은 1.36%로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최근 5일 동안 72명이 사망하는 등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해 지금의 3차 유행이 지속되면 사망률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환자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면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치료 여력이 확보되지만 집중적으로 신규환자가 발생하면 치료시설에 입원하지 못하거나 의료진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한이 그랬고 뉴욕이 그랬으며 사망자들이 많이 발생한 나라들과 도시들은 모두 이 한 가지 이유로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한 것이다.
 

감춰진 초과 사망 - 콜래트럴 데미지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12월 20일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674명이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 숫자일까.

지난 6월 영국 BBC에서는 초과사망 데이터를 근거해서 진짜 사망자를 추정하는 기사를 올렸었다. 초과사망이란 평년에 비해 늘어난 사망자의 수를 말하며 치명적인 감염병이나 전쟁 또는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 초과사망이 의미 있게 늘어날 수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치명적인 감염질환 외에 다수 사망자를 발생시킬 전쟁이나 재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2020년에 발생한 초과사망은 코로나19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망자로 볼 수 있다.

지난 6월 BBC는 우리나라에서 2월과 3월 두 달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163명이지만 예년에 비해 2213명이 초과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 초과 사망자는 코로나19의 미진단인 경우 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의한 사망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평년에 비해 약 6%의 초과사망을 기록하고 있고 이것은 약 1만8000여 명이 평년에 비해 더 많이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신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신음하고 마땅한 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가 미진해 침울한 상황에서 1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희망으로 들뜨게 했다. 백신의 개발은 코로나19로 인한 암울한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직접적인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중인 백신은 200여 개가 넘지만 현재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들은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12월 14일부터 미국과 영국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화이자社의 백신이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가장 먼저 사용 승인을 받았고 이후 미국 및 여러 나라에서 사용승인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모더나社의 백신도 12월 19일 미국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영국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아스트라제네카社의 백신을 승인할 것이라는 기사가 올라온 상태다.

사실 코로나19가 등장한 지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백신을 맞게 되었다는 사실은 통상 백신의 개발에 8~15년의 시간이 소요되던 이전의 전례를 생각할 때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의과학의 발전이 만들어 낸 쾌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는 특정 단백질 생성을 유도하는 메신저 RNA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백신을 만들어내 의학계를 더 놀라게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중대한 문제가 있다. 백신을 맞아야 할 사람들은 전 세계 모든 지구인들인데 백신을 생산하는 회사의 생산능력이 단기간 모든 사람들에게 투여할 능력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개발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선구매 주문을 진행했다. 어느 회사의 백신이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실제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으므로 선진국들은 개발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여러 곳의 회사에 중복주문을 했다. 인구의 몇 배가 맞을 용량을 주문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11월 30일 네이처紙는 영국의 과학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Airfinity) 자료를 토대로 “유럽연합(EU)과 5개 국가가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의 절반을 선점했으며 이들 국가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13%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당시 네이처지의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많이 확보한 나라는 캐나다로 전국민 접종분량의 4.5배를 확보해 놓았다. 2위는 미국으로 전국민 접종분량의 3.5배를 주문해 놓았고, 영국과 호주는 전국민 접종분량의 2.5회 이상, 일본도 전국민 접종분량보다 많은 코로나19 백신을 사전 구매 완료해 놓은 상태다.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社와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1000만명분에 대한 구매계약을 완료한 상태이지만, 아스트라제네 카는 항체 형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부작용들이 발견되어 임상시험이 늦어져 아직 선진국에서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이고, 우리 정부가 계약을 완료했지만 공급시기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뼈아픈 실책들

정부의 실책은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으나 이를 간단히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감염원 유입창구 개방 - 의사협회 등 전문가단체의 강력한 권고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감염초기 중국발 입국자의 입국제한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감염원의 유입창구를 지속적으로 열어놓았다.

2) 안이한 대처 - 가을/겨울의 대유행이 예고되었음에도 집중적인 환자 발생에 대비한 시설 및 의료진 확보에 게을렀다.

3) 초과사망 무시 - 2020년 들어 평년보다 연간 약 6%라는 많은 수의 초과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오로지 코로나 환자 치료를 위한 병실 마련을 위해 다른 질환자들의 퇴원을 강요하고 있다. 행정명령을 통해 강제적으로 병상을 비우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마치 초과사망은 무의미하고 오직 코로나로 인한 피해 상황만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4) 정치 방역 -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독교인과 보수우파만 찾아다닌다”는 우스개 소리가 만연할 정도로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 측면이 크다. 8월의 2차 유행의 원인을 8·15 집회에서 찾은 것이 그 예다.(8월의 2차 유행은 8·15 집회 이전에 시작됐다). 그리고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고 고구마 줄기 캐기 방식의 방역을 고집함으로써 선제 대응의 기회를 놓치고 지역사회감염을 더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5) 사회활동 장려 -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으로 6월 1일 대규모 소비쿠폰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은 최대 1800만 명이었고, 1조 원 예산의 규모였다. (그림 3)

정부의 이 계획은 전문가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는데 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교회 소모임을 허용하고 외식 쿠폰을 뿌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방심해도 된다는 일종의 시그널을 줬다. 명백하게 잘못된 정부의 판단으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2차 유행의 원인이 정부의 실책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8월 하순 일시 정지했던 소비쿠폰 발행을 10월 22일부터 재개했다. 그리고 3차 유행이 다시 터져나왔다. 정부는 11월 24일 다시 소비쿠폰 발행을 중지한다고 발표했지만 12월 17일 또다시 숙박쿠폰 55만장을 추가로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정세균 총리는 연말 숙박시설 예약이 급증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6) 백신 구매 기회 놓치고 거짓말 해명

결론적으로 12월 20일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19 백신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12월 8일 전국민의 대다수인 44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를 통해 1000만 명분, 코백스를 통해 1000만 명분 그리고 화이자/모더나/얀센 등을 통해 2400만 명분 등 총 44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나 발표 직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4400만 명분 중 유일하게 실제 계약된 것은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계약 하나뿐이었고 화이자/모더나/얀센 3사는 구매의향서만 제출하는데 그쳤던 것이다. 그나마 유일한 계약인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계약도 납품 일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각국에서 사용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여서 언제 백신 사용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그리고 1000만 명분을 받기로 했다는 코백스(COVAX)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이 만든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로서(189개국 이상이 가입된 상태) 코백스를 통한 백신공급 계획 역시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확보되지 않은 백신을 확보되었다고 발표한 정부의 거짓말도 문제이지만 정부는 특히 백신 구매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말을 바꾸는 거짓말을 계속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월 17일 청문회에서 “조급해 보이지 않으면서 가격을 합리적인 선으로 받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바게닝(협상)을 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한국에 연락을 해와 신속하게 계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했다. 백신 확보에서 불리하지 않은 여건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박능후 장관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오히려 계약을 서둘렀다고 발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12월 20일 정세균 총리는 “정부가 백신 티에프(TF)를 가동한 지난 7월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식약처 관계자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한국 측에 사용 및 허가 검토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정부는 또 백신 구매를 서두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안전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먼저 접종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라고 했다가 백신 확보 실패에 따르는 비판이 잇따르자 “미국 FDA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나라 절차에 따라 (백신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을 바꿨다.
 

결론

2020년 12월 대한민국은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 백신 접종은 먼나라들과 이웃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고, 우리는 연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그 어떤 기약도 없는 상태다. 병상은 부족하고 의료진도 부족하다.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하면 치료 여력의 부족으로 그 순간부터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 병상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것은 곧 있는 환자들을 쫓아내고 코로나19 이외의 환자들은 입원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제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사고나 질환으로도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정부는 추가임시병상을 미리 건설해 준비해 뒀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살아 남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차원의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실내에서 가능하면 마스크를 벗지 말고, 자주 환기를 시키고, 어지간한 대면 접촉은 중지하는 것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목숨을 보전할 수 있는 길이다.

노환규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세대 의대 졸업
하트웰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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