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미래 사회의 적신호, 1인 가구의 급증
[데이터로 보는 세상] 미래 사회의 적신호, 1인 가구의 급증
  • 박성현 미래한국 편집위원·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1.02.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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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 구조는 변화하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변화는 1인 가구의 급증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대가족제도였지만,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핵가족화 되었고, 또 급격하게 변화하는 정보화시대를 맞아 1인 가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통계청은 작년 12월 8일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그림 1>과 같이 지난 2015∼2019년의 기간 동안 전체 가구에 비해 증가하는 1인 가구 수와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995년 12.7%였으나 20년 후인 2015년 2배 이상인 27.2%가 되었고 2019년 전체 20,343,188가구 중 614.8만 가구로 드디어 30%를 넘어 30.2%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제는 10가구 중 3가구에서 혼자 사는 사회가 되었다. 2인 이상의 가구의 비중은 2인(27.8%), 3인(20.7%), 4인(16.2%), 5인(3.9%), 6인 이상(1.1%)으로, 1인과 2인 가구의 비중을 합하면 58.0%로 대략 10가구 중 6가구에서 2인 이하가 사는 셈이다. 2019년 우리나라 총인구가 51,703,098명이니 한 가구에는 평균 2.5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은 1인 가구 비중이 계속 증가해 2027년 전체 가구의 32.8%, 2047년 37.3%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우리 사회가 1인 가구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다.

1인가구의 증가를 반영하는 듯한 MBC 예능 프로 '나혼자 산다' 로고(MBC)
1인가구의 증가를 반영하는 듯한 MBC 예능 프로 '나혼자 산다' 로고(MBC)

2019년 1인 가구 614.8만 가구를 연령별로 나눠 보면 비중이 큰 연령대는 20대(18.2%), 30대(16.8%), 50대(16.3%), 60대(15.2%) 순이다. 1인 가구를 성별, 연령별로 세분화해보면 <그림 2>와 같이 남녀 간에 차이가 있으며, 남자는 30대, 20대, 50대 순으로 많고, 여자는 60대, 20대, 70대 순이다. 1인 가구는 성별로는 남자(49.7%)와 여자(50.3%)의 비중이 거의 같다. 통계청이 밝히는 1인 가구수와는 별도로 행정안전부는 2020년 4월 기준 국내 주민등록표 상의 세대수를 전체 22,663,240세대라고 발표하고 이 중 38.14%인 8,642,826세대가 1인 세대라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는 2019년 말 기준 가구수가 20,343,188로, 행전안전부의 1인 세대수가 통계청의 1인 가구수보다 더 많다. 그럼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이런 차이는 가구(家口)와 세대(世帶)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사용하는 가구란 1인 이상이 모여 취사, 취침 등 생계를 같이하는 생활 단위를 말한다. 그러나 행전안전부에서 사용하는 세대란 혈연, 혼인, 입양 등으로 한 집안을 이룬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주민등록상의 세대는 인구 이동 상황을 파악하려는 행정적인 목적에 따른 것으로 주민등록으로 그 수가 파악된다. 따라서 주민등록상 세대는 실제 함께 살고 있는 사람과 다르게 등록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만 포함하는 가구와 차이가 날 수 있다.


1인 가구 급증 현상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남녀의 수가 늘어나고, 나이 들어 배우자를 잃고 독거하거나 이혼하고 혼자 사는 노인이 증가한 것이 하나의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림 2>에서 보면 1인 가구의 20대와 30대가 합치면 남성은 40.9%이고 여성은 29.2%로, 남성이 높은 편이다. 60세 이상은 남성은 21.6%, 여성은 45.3%로 여성이 높은 편이다.

젊은이들 결혼 기피

1인 가구 증가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혼인건수 통계를 보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粗)혼인율은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9년 4.7건으로 지난 50년 간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조혼인율이 가장 높았던 1980년의 10.6건에 비교하면 반도 안 되는 수치이다.


다음으로 1인 가구 증가는 이혼과도 관련이 있다. 이혼건수는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그림 4>를 보면 이혼건수는 1970년 1만 건에 지나지 않았으나 계속 증가해 2003년 17만 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고 그후 조금 감소한 후 현재는 11만 건 근처에 머물러 있다. 인구 1000명당 이혼율을 나타내는 조이혼율도 최근에는 2.2건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조혼인율이 4.7건인데 비교하여, 조이혼율이 2.2건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 이혼율이 상당히 높음을 보여주고 있고, 이런 현상이 1인 가구 급증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혼인건수 감소와 이혼건수의 증가도 1인 가구 급증의 원인이지만 이외에도 자녀가 20대에 이르면서 부모를 떠나 독립하려는 경향이 심해진 것도 있다. 시골에 부모를 두고 혼자 수도권으로 혹은 지방의 대도시로 직장이나 공부를 위해 오는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2018년 1인 가구 연소득은 2116만 원으로, 전체 가구의 연소득이 5828만 원인 것에 비교하면 36.3% 정도로, 1인 가구가 더 가난하게 산다. 이러한 연소득은 2019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2019년 국민기초생활보장을 받는 1인 가구는 약 87만9000여 가구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전체 가구 3가구 중 2가구 이상이 1인 가구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란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해 주는 제도로, 2020년 기준중위소득 50%는 월 87만8597원(1인 가구 기준)이다. 

문제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1인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5>에서 보면 그 증가 속도를 알 수 있다. 2009년 1인 가구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이 547,931가구였으나 10년 후인 2019년 879,270가구로 60.5% 증가했다. 전체 가구에서는 882,925가구에서 1,281,759가구로 증가했으므로 10년간 45.2% 증가한 셈이다. 1인 가구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급증으로 발생되는 새로운 사회 현상들은 무수히 많다. 그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합계출산율 저하와 인구감소 문제이다. 합계출산율은 출산 가능한 여성(15∼49세)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말한다. 


최근 결혼해도 자녀를 적게 낳고, 또한 1인 가구를 형성하는 미혼 남·여성이 급증함에 따라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그림 6>에 있는 것과 같이 1970년 4.53명이었는데, 그후 계속 하락하여 2019년 0.92명에 이르렀고, 2020년 0.8명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출생아 수도 1970년 101만 명이었으나, 2019년 30만3000명을 기록했고, 2020년 3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로 볼 때는 인구 재앙이요 국가적으로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2019년 전체 가구는 자가(58.0%), 보증금 있는 월세(19.7%), 전세(15.1%) 순이나, 1인 가구는 보증금 있는 월세(38.0%), 자가(30.6%), 전세(15.8%), 보증금 없는 월세(9.3%, 사글세, 연세, 일세 등을 냄), 무상(6.3%)의 순이다. 월세가 47.3%로 가장 많다.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월세나 전세 구하는 것이 힘들다는 등의 부동산 문제가 대두되는 것도 1인 가구 급등으로 인해 수요가 공급을 초월하는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1인 가구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다. 각종 선거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승리할 확률이 커지고 있다. 향후 정치인들은 1인 가구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인 가구 간편식(즉석 섭취 식품) 이용을 보면 주 1회 이상 간편식을 구매한다는 1인 가구 비율은 2018년 38.7%이었으나 2019년 47.7%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가구로 보면 간편식을 이용하는 비율이 2018년 33.1%이었으나 2019년 40.7%였다. 1인 가구나 전체 가구의 간편식 이용 비율이 모두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1인 가구의 이용이 더 높고, 그 증가율도 더 빠르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간편식 이용 비중이 전체 가구에서 증대될 것이고 1인 가구 간편식 사용 비중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간편식을 만드는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저소득층 주택 문제 해결 주력해야

1인 가구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의 한 부분이므로 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나이에 관계없이 혼자 사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특히 결혼할 나이임에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은 합계출산율을 떨어뜨려 국가적으로도 재앙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혼기가 된 젊은이들에게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국가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부부 중 한명이 사망해 독거노인이 된 경우에 1인 가구로 남아 있게 하는 것도 피해야 할 과제이다. 자식이 있는 경우에는 자식과 같이 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요양시설 등에서 독거노인들이 같이 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1인 가구 평균연소득이 전체 가구 평균연소득에 비해 36.3% 수준으로 소득이 적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가구 중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3가구 중 2가구 정도이다. 따라서 국가는 1인 가구의 복지, 생활 형편 등을 보살피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1인 가구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3%가 월세로 살고 있으므로 이들의 주거 대책을 세우는 것은 국가의 부동산 정책에도 중요한 몫이다. 

1인 가구 중에서도 저소득층인 청년들이나 노인들의 주택 문제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이들의 경우 고시원이나 옥탑방, 반지하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데 이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이들을 위해서도 신규 소형 아파트를 많이 짓고 값싸게 보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월세가 급등하지 않도록 하는 부동산 정책도 중요하다.


상당히 많은 1인 가구들은 외로움의 문제나 소통의 결여, 여러 경제적 문제 등을 혼자 부담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심하면 우울증까지 올 수 있고 고독사로도 직결될 수 있다. 지자체에서는 해당 지역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1인 가구를 발굴해 이들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주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저소득층인 1인 가구의 청년 세대들을 위해 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취업프로그램 제공은 건강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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