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최고위원 “2030 남성이 분노한 이유는 가짜 페미니즘”
이준석 전 최고위원 “2030 남성이 분노한 이유는 가짜 페미니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4.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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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사진 권도한 미래한국 기자

4·7 재보선은 끝났지만 야당을 대승으로 이끈 요인 중 하나로 주목받는 이대남(20대 남자)들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 논쟁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그는 언론사 칼럼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진중권 교수 등 이른바 페미니스트들과 날 선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한국>은 지난 4월 15일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이 전 최고위원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2030 남성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주요 요인으로 “성별갈등이 있었다”고 진단하면서 페미니즘 논쟁과 관련해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이 굉장히 불평등한 상태에 있다고 가정한 것으로 5060에는 맞는 이야기일 수 있어도 지금의 2030에게는 맞지 않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이른바 페미정당이면서도 정작 박원순 사태 앞에서는 ‘피해호소인’ 운운할 수밖에 없었던 가짜 페미니스트들의 집합”이라고 지적하고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보궐선거과정에서 5060세대와 권위의식이 ‘셀프수거’되고 2030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 지난 4·7 보궐선거 정리부터 해보겠습니다. 18·19세 남성과 20대 남성 유권자의 대부분인 72.5%가 오세훈 시장을 뽑았습니다.

박영선 후보를 뽑은 20대 남성 비율은 22.2%였고, 20대 여성 44.0%는 박 후보를, 40.9%는 오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30대 남성은 63.8%가 오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 KBS·MBC·SBS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

오 시장이 2030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유, 어떻게 분석하는지요?

2018년 말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세대별로 지니고 있는 갈등이 무엇이냐에 관한 여론조사였어요.

60대 이상은 당연히 지역갈등 이념갈등이 크다고 답했고, 4050은 경제적 갈등이 크다고 답했습니다. 20대는 그때 이미 젠더 갈등, 성별 갈등이 클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그게 실제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죠.

정치권 주력이 5060이다 보니 이런 트렌드를 읽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국지만 보더라도 바람을 불게 한다는 것은 사기에 가까운 것이고 그 바람의 방향을 이미 알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이긴 것이죠.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 예측된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치권이 여기에 맞춰 전략을 짜고 대응하는 부분에서는 저와 하태경 의원이 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리드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저희가 (젠더 갈등 면에서) 무슨 증오를 부추긴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고요.

적재적소에 맞는 공약과 언급으로 인해 상당히 도움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30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오세훈을 지지한 이유 

- 진중권 교수와의 페미니즘 논쟁이 재미있더군요. 진 교수는 ‘이 시대의 기본값’이 페미니즘이라고 하던데요. 시대의 대세인 페미니즘을 폄하하지 말라는 말이죠. 

진중권 교수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란 여성이 굉장히 불평등한 상태에 있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보정하기 위한 운동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진 교수 세대 즉 50대 중후반세대에게는 맞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2030에게는 맞지 않는 논리예요.

고 박원순 시장도 본인이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을 읽고 페미니스트가 되었다고 한 다음 성추행을 한 것이거든요. 이 책은 페미니즘 확산에 기여했는데 내용이 여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행을 열거해 놓은 것이에요. 여성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이 열 가지라면 그것을 다 몰아놓은 것이죠. 

제가 85년생인데 저희 세대 어떤 여성이 집에서 ‘너는 고기 반찬 먹지마’라는 소리를 듣고 컸으며, ‘너는 여자니까 대학 가지 마’라는 얘기를 듣고 자랐으며, 결혼·출산하고 동네 스타벅스에 갔을 때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너는 맘충’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욕합니까?

이 책은 비현실적인 것, 초현실적인 것을 다 묶어 하나의 서사를 만든 것이고 그러다 보니 이 책에 가장 강하게 반응한 사람들이 20대 초반인 거예요. 20대 초반 여성들은 대개 결혼, 출산하지 않았으니까 아직까지 맘충 소리 들을 일도 없고, 대학 진학 때도 여자니까 안 된다는 소리도 당연히 안 들어봤을 겁니다.

하지만 그 책이 불행의 예고편처럼 광고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이 강하게 반응한 것이거든요. 거기서부터 왜곡이 있었다고 보고 있어요.

- 진중권 교수가 국민의힘 내부에 안티 페미니즘 정서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하던데, 동의하시나요? 이준석 최고위원에게는 ‘정치를 하려면 페미니즘을 그냥 외우라’고 조롱하듯 얘기하더군요.

암기해야 할 것은 헌법이죠. 제가 그래서 페미니즘이 성경이냐고 했습니다.

본인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반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교조적인 태도인데 저는 진 교수가 왜 그렇게 페미니즘에 대해서만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발언 이후 상당히 많은 20대가 진 교수에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5060이 가부장제에서 본인들이 득을 봤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손해 봤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지금의 20대는 아무 관련이 없어요. 

우리 헌법 기본 원칙에 연좌를 금지하는 것처럼, 아버지가 잘못했다고 아들에게 그 죄를 물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5060세대가 살면서 지금 관점에서 보면 어떤 부적절한 제도가 있었다고 해서 20대에게 그것을 전가할 수는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누가 5·18의 책임을 전두환 대통령과 같은 고향 출신의 20대에게 묻는다고 한다면 그게 말이 되는 것인가요? 저는 기본적으로 연좌 금지의 원칙까지도 저버리고 페미니즘을 20대에게 전가하려는 의도가 무엇이냐, 저는 거꾸로 왜곡된 정의가 지금 구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 진 교수의 공격에 어떤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느끼시는 건가요?

진중권 교수가 진보 성향의 학자로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그 안에서 조국사태를 보며 본인이 정치적으로 친문과 운동권 문화에 거부감을 느끼고 저항한 것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 교수 본인은 페미니즘에 대해 왜곡된 지점들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나 이미 20대 남성들은 왜곡된 지점들을 많이 발견했고 그 점들을 증언하고 있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예전 이수역 (폭행)사건인데요, 이 사건은 이수역에서 남자 일행, 여자 일행이 각각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다 언쟁 벌이고 싸운 사건이 에요.

그런데 여성 측에서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을 올리면서 자신들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단지 머리가 짧고 화장을 안 했기 때문에 남자들이 자기들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식으로 청원을 올린 겁니다.

그것 자체가 완전 거짓이었어요. 나중에 공개된 녹취 등을 보면 여성들이 오히려 남성들한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도발을 했거든요.

누가 봐도 술에 취해 완전히 헛소리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스러운 도발을 한 것이었죠.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이렇게 다수가 술을 마시고 싸운 사건도 젠더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젠더 갈등으로 치환시키는 행태를 보였던 겁니다.

이런 측면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게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는 것을 진 교수도 인정해야 한다고 봐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의원

이수역 (남녀) 폭행사건이 드러낸 것   

- 진 교수가 페미니스트들의 그런 행태들을 아직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던 것이죠?

예를 들어 이런 것이죠. 예전 히틀러가 모든 것은 유대인 탓을 했던 것처럼, 또 일본이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고 했던 것처럼, (이수역 사건처럼) 무슨 일이 벌어졌는데 전혀 관계가 없는 젠더 이론을 끌어들인 식으로 전개된 사건이란 말입니다.

그렇다면 집단주의를 거부하는 쪽에서 활동해온 사람으로서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진 교수라면 단호하게 이런 시도를 거부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위험한 방식이라고 경고해야 하는 겁니다. 

오늘의 망국적 지역갈등도 ‘이 동네 사람들은 이래서 안 돼’ 이런 식으로 스테레오 타이핑(stereo typing), 전형화가 문제가 된 것인데, 이수역 사건은 자기들이 술 마시고 시비를 건 것을 머리가 짧고 화장을 안 했기 때문에 남자들이 우리를 때렸다고 하는 것은 애초에 말도 안 되는 내용이거든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우르르 몰려가 며칠 사이에 20만 명이 청원을 한 거예요. 이 말도 안 되는 생각의 결을 가진 사람이 수십만 명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페미니즘의 영역을 하나 끼얹음으로써 그렇게 된 것이죠. 저는 그래서 이런 모습들로 인해 굉장히 위험한 단계에 왔다고 보는 것인데 그것을 좀 인지했으면 좋겠어요.

- 정치권에 몸담고 계시는데 체감적으로 페미니즘이나 성별 갈등이 현실정치에서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끼십니까?   

당장 이수역 폭행 사건, 곰탕집 성추행 사건 이런 사건들이 일어났을 때 민주당 국회의원의 반응을 생각해보세요. 민주당 의원이 국회 상임위에서 발언했는데 ‘여성들이 수사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해라’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이수역 사건도 그렇고 곰탕집 사건도 그렇고 이 사건들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사건이에요. 실제로 이수역 사건 같은 경우 나중에 쌍방 폭행으로 결론 났어요.

그런데 민주당 의원이 선입견을 갖고 여성이 수사 받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고 했죠. 이것은 수사 가이드 라인을 주는 것이거든요. 

이런 식의 태도는 국회에서도 그렇고 애초에 굉장히 광범위하게 여러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성범죄 등 문제에서 증거주의가 사실상 부정당하고 있다는 게 심각하다고 보는 거예요.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다, 피해자의 목격이 증거다 이런 게 젊은 사람들에게 조소 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형법의 대원칙이 부정당하는 것이에요.

저는 민주당이 자신들이 만든 프레임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여권도 아마 페미니즘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예요.

박원순 안희정 오거돈 최근에는 정의당 김종철 등 전부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자기들이 걸려 넘어진 사례죠. 제가 봤을 때는 앞으로 그들 안에서도 굉장히 논란이 많이 벌어질 것 같아요. 

국민의힘의 경우 최근 가로세로연구소가 김병욱의원이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실제 피해 여성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아하죠.

이 사건은 보수진영 내에서도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치기 위해 그런 무기를 쓴 것이거든요. 이것은 피해자의 눈물도 아니었고 피해자의 목격도 아니었죠.

피해자라고 지목당한 사람은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했고 단지 목격자의 진술이 증거가 된 것이었잖아요. 그러나 목격자도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 모르겠고요.

전반적으로 페미니즘 질서가 대한민국 형사체계를 굉장히 흔들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 민주당의 4·7 재보선 참패 원인을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셨는데요, 민주당은 이제 페미정당이라고 봐야 할까요?

민주당은 페미정당이면서도 정작 박원순 사태 앞에서는 ‘피해호소인’ 운운할 수밖에 없었던 가짜 페미니스트들의 집합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인순 의원 등도 박원순 사태로 자신들이 가짜 페미니스트임을 인정한 것이죠. 굉장히 모순적인 집단이라고 봐요.

- 성평등 인식에 있어 50대 이상과 2030의 인식은 어떻게 다른가요? 

기본적으로 50대 같은 경우는 자신들이 과거에 겪었던 가부장제에 대해 모두가 알고 있어요. 남성도 알고 여성도 알고 있고, 그러다 보니 보정되는 지점이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이고, 20대 같은 경우는 그게 전혀 합의가 안 된다는 거예요.

20대 남성의 경우 득을 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세대인데 거꾸로 역차별에 해당하는 것들을 강요당하니 반기를 들 수밖에 없는 지점이고, 여성들 같은 경우는 미디어 매체나 이런 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본인들은 이미 피해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 피해가 뭐냐고 물으면 과거에 있던 성차별 이런 것보다 범죄를 들먹여요. ‘여자라서 죽었다’ 이런 것 말이죠.

하다못해 안철수 대표마저도 그런 말을 쓰는데요, 대한민국 강력사건의 피해자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피해 입은 사건을 부각시켜 ‘여자라서 죽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명백하게 범죄를 이용한 거예요. 여성이 강력범죄에 더 취약하다는 것인데 통계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종편 방송에 자주 패널로 출연한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종편 방송에 자주 패널로 출연한다.

“대한민국 법조계 마저 흔드는 가짜 페미니즘”

- 진중권 교수 주장이 좀 과할일지 몰라도 페미니즘이 시대의 한 조류인 것은 맞잖아요. 보수정당도 이걸 외면하기는 어려울 텐데요, 대안은 있습니까?

저는 구호에 매몰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스스로 당 이름에 민주를 붙이고 민주주의자로 자처하는데 하는 행위는 독재잖아요.

그 실상을 국민들이 깨닫는 순간부터 여권은 엄청난 나락으로 빠지는 것이거든요. 자기들이 아무리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붙여도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180석 입법 독재하는 행태나 사법부를 장악한 행태나 여러 면에서 무소불위 독재하는 것을 보면서 여권의 민주주의는 조소의 대상이 돼버렸어요.

페미니스트의 경우도 그들이 행하는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위선과 모순의 극치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된다고 보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보수진영에서는 성평등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점을 잡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욕먹기 힘든 위안부 관련 영역에서 활동했으면서도 저렇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수사도 받고 있잖아요.

지금 국민들에게 윤미향이 착한 사람이냐고 물으면 누가 착하다고 하겠어요. 따라서 너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구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던 사람이 비서 성추행하고 자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국민들은 더 이상 구호에 속지 않는다고 봅니다. 

- 정권교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양성평등 개념이 교육현장, 노동현장 등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데 보수 야당이 어느 수준에서 개선해나갈지 감을 잡을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저는 국민들한테 실상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강사들을 초빙해 남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라고 가르치고 있다면 이것은 교육 이전에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한 학대라고 봅니다.

그런 식으로 스테레오 타이핑 해서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인종갈등이 거의 없어 비교가 그렇지만 흑인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국민이 그런 교육을 알게 되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기 때문에 그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 당이 청년세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그러다 보면 상대적으로 4050세대나 60대 이상 중장년과 노년층에 대해 신경을 덜 쓰는 것이 아니냐,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보면 청년세대보다 40대 이상이 많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 텐데요.

저희가 보궐선거에서 2030 시민유세단을 할 때 가장 열렬한 반응을 보이고 애청자가 되어준 분들이 바로 5060세대였습니다. 저에게도 영상 봤다고 연락 주는 분들도 많았고요.

이 분들은 본인의 자녀가 2030이기 때문에 본인들이 어느 정도 은퇴할 나이가 되는 순간부터는 나의 행복보다 자녀 세대의 행복이 더 중요해지는 분들입니다. 그 지점을 잘 생각해봐야 해요.

2030세대를 위한다고 해서 5060세대가 배 아파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오히려 내 자녀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거든요.

조국 일가의 불공정 때문에 2030세대가 상처받았지만 5060세대는 더 열 받았다는 것이죠. 가운데 낀 40대 일부는 본인들이 조국과 비슷한 위치, 기득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랬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 사회 생활하는 2030세대, 또 그들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는 기본적으로 관점이 일치되어 있어요.

- 2030세대 반페미 정서 등으로 국민의힘이 승리했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반발을 사는 당 내부의 이른바 꼰대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우리 당도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축적된 권위의식이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것인데 반대로 말하면 이런 점은 국민의 선택에 따라 급격하게 구도가 바뀌기도 하죠.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돌아보면 5060이 우르르 몰려간 곳이 좀 과격하게 표현해서 셀프 분리수거가 됐어요.

처음 당에서 나경원 대 오세훈 경선 붙었을 때 소수의 젊은 사람들은 오세훈 시장과 일하러 갔지만, 나이 있는 당협위원장 이런 사람들은 전부 나경원 캠프에 붙었어요.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면서 젊은 사람들 공간이 넓어진 측면이 있거든요. 

그리고 안철수와 단일화 국면에서도 기자회견에 김무성 김문수 이재오 그리고 홍준표 이런 분들이 다 그쪽을 지원하셨거든요. 그러나 결과를 보면 나경원이든 안철수든 그분들이 가서 된 게 아니었죠.

이미 주도권을 상실한 상태라고 봅니다. 이제는 큰 반전의 기회가 왔다고 봐요. 홍준표 대표 같은 경우는 굉장히 캐치가 빠른 분이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보고는 바로 ‘아, 내가 잘못 판단했다’ 말씀하셨기 때문에 약간 다르긴 한데, 전체적으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은 어떤 식으로든지 서서히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오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출마하십니까?

당대표든 뭐든 저는 무조건 역할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당에서도 최고위원을 몇 번이나 지내고 당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소명의식과 의지는 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당이 젊어지고 해야 할 일을 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겁니다.

- 너무 모범 답안 같은데요.

지도체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고민인 것인데 단일지도체제이면 대표가 우리 성향과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고요, 집단지도체제이면 한 명이라도 더 저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에 따라 출마전략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지 역할은 무조건 할 겁니다. 

적체된 꼰대 권위의식, 보궐선거 거치며 ‘셀프 수거’   

- 윤석열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저와 같이 바른정당을 갔다 온 사람들은 반기문 총장이 한창 인기 좋을 때 모습을 기억하고 있어요. 평생 공무원으로 살아온 분이 정치인으로의 전환이라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윤 총장이 앞으로 대선 행보를 할 것이라면 조금 전격적인 행보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설을 들으면 윤 총장이 상당 기간 정치인들과의 접촉을 자제할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은 기본적으로 여태까지 안철수 등과 같이 실패했던 제3후보들, 국민의 정치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역설적인 모습이거든요,

그렇게 해서는 크게 되기 어렵다고 봐요. 윤 총장이 정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정치적 행보를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죠.

윤 총장은 지금 겸손할 필요도 없고 정치에 뜻을 안 둔 척할 필요도 없어요. 가장 솔직하게 가장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존재로 가야 하죠. 빨리 정치 선언을 하는 게 좋다고 봐요. 

- 이준석 위원님도 정치 경력이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2011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입문하셨고, 총선에서 지역구에 나와 두 번 떨어졌던가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실 것인가요? 

세 번 떨어졌어요. 안철수 대표와 한 번 붙고,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한 번 출마하고 이번에 세 번째 나갔었죠. 물론 앞으로 계속 할거고요.

제가 도전한 첫 번째는 안철수 대표가 대선 후보로서 생생하게 살아 있을 때 한번 붙었던 것이고 두 번째는 바른미래당이라는 신당으로 나갔었던 것이죠.

그때 자유한국당 후보보다 두 배나 많은 표를 얻었어요. 제 개인 득표력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시다시피 서울에서 워낙 다 어려웠잖아요. 저는 그냥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계동 국회의원이 되고자 해서 꼭 이루려고 합니다.

- 정치인이라기보다 시사 예능인 이미지가 더 강하다는 등 부정적인 비판도 있지 않나요, 

원래 사람들은 무슨 이유가 있어 싫어한다기보다, 싫어하기 때문에 이유를 붙입니다. 싫어함으로 이유를 갖다 붙여야 하는데, 이유가 시사 예능인처럼 느껴져서 싫다? 그것이라면 전 만족합니다.

인성이 더럽다, 머리가 나쁘다 이런 것은 실질적인 평가인데, 그 외의 것들은 뭐... 예능인 같은 이미지다? 세상에 정치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능인이에요. 트럼프가 시청률 올리는 예능인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죠.

많은 사람들은 정치인에게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말을 선명하게 하되, 싸가지 없지 않았으면 좋겠다’ 뭐 이런 것들이죠. 이런 게 전형적인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이거든요. 

TV 나가면 진중한 모습을 보여라, 이런 지적들이 있어요. TV에서 점잔 빼고 싶어 하는 사람 많습니다. 하지만 점잔 빼고 있으면 시청률 떨어지고 방송 피디가 끌어내요. 양립하지 않는 거예요.

제가 무슨 대한늬우스도 아니고,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것을 보고 싶은 사람이 없는 거죠. 봐줄 사람이 누가 있어요? 지금 청와대에 있는 김광진 전 의원이 한 말이 있어요.

청바지 입고 갔더니 싸가지 없다고 하고, 양복으로 쫙 빼입고 갔더니 애늙은이라고 하더래요. 양립하지 않는 수많은 모순들을 요구하는 것은 그냥 ‘싫다’에 이유를 붙이는 것이고 그런 것은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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