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연령별 특징들
[데이터로 보는 세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연령별 특징들
  • 박성현 미래한국 편집위원·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1.05.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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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치러진 서울과 부산의 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승했다.

4·7 보궐선거 플래카드
4·7 보궐선거 플래카드

이 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대해 연령별 분석을 중심으로 통계적으로 매우 특징적인 결과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결과 분석은 국민이 연령별, 지역별, 성별로 나눠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주고 또한 각 당이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선거 전략으로도 중요할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12명의 후보가 나왔으며 유권자 총 842만5869명 중에서 490만2630명이 투표해 투표율 58.2%로 보궐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무효 처리된 3만5188표를 제외한 유효투표수 486만7442표 가운데 박영선 후보가 190만7336표(39.18%)를 얻어 2위였고 오세훈 후보가 279만8788표(57.50%)를 얻어 1위로 당선되었다.

두 후보의 사전투표(투표율 20.5%)와 당일투표(투표율 37.7%)로 나눠 보면 <표 1>과 같다. 3위는 허경영 후보(1.1% 득표)이고, 4위는 김진아 후보(0.7% 득표)로 득표율이 미미하여 이번 선거는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간의 경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큰 차이

선거 결과를 보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 종결과는 25개 자치구에서 오세훈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두 후보 간의 차는 총득표수로는 89.2만 표이나, 사전투표 결과만 보면 두 후보 간의 차가 10.2만 표 밖에 안 나며, 박영선 후보가 승리한 자치구는 25개구 중에서 11개구(종로, 중랑, 성북, 강북, 도봉, 은평, 서대문, 강서, 구로, 금천, 관악)로, <그림 1>에서 푸른색으로 칠해진 곳들이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는 젊은 층과 40대 직장인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라는 평가는 받는다. 더불어민주당도 선거 시작 전부터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한 판 뒤집기를 노렸었다.

11개 자치구에서 박영선 후보가 승리한 것도 이런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평가이다.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가 가장 강세를 나타낸 곳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로 오세훈 후보가 69.5%의 득표율을 올리고 박영선 후보는 28.1%의 득표율을 올려 큰 차이를 보였다.

425개 동을 살펴보면 420동에서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고 이들 동 중에서 오 후보가 가장 득표를 많이 한 동은 압구정동으로 무려 88.3%의 득표율을 올렸다. 경이적인 몰표이다.

오 후보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후보가 승리한 곳은 5개 동으로 마포구 성산1동, 강서구 화곡8동, 구로구 구로3동, 구로구 항동, 종로구 창신2동으로, 이들 동에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나타내온 곳들이다.     

어떤 선거이든 간에 선거는 선거 데이터에 고스란히 그 흔적이 남는다. 이번 보궐선거도 1 년 전의 4·15 총선과 똑같은 흔적이 발견되었다.

박영선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당일투표와 비교해 높은 지지를 받았고 그 반대로 오세훈 후보는 당일투표에서 사전투표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림 2>는 서울 425개 동에 대한 두 후보의 (당일득표율·사전득표율)에 대한 그래프이다. 만약 두 후보 모두 당일득표율과 사전득표율에 큰 차이가 없다면 이 그림은 두 후보 모두 제로(‘0’)를 중심으로 종(정규분포) 모양의 분포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박영선 후보는 -10%를 중심으로 종 모양을 하고, 오세훈 후보는 +10% 중심으로 종 모양의 그래프를 그린다. 

이런 현상은 통계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현상이다. 오직 가능한 하나의 분석은 사전투표에 박영선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나가고, 당일투표에는 오세훈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나가야만 가능한 분석이다.

작년 4·15 총선에서도 <그림 2>와 같은 양봉형 봉오리와 지나치게 큰 편차를 보여줬다. <그림 3>은 작년 총선의 253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일 득표율-사전 득표율)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차이들의 평균은 더불어민주당이 -11%, 미래통합당이 +11%로 이번 보궐선거와 매우 유사하다. 이런 현상으로 혹자는 사전투표에서 부정선거 행위가 개입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혹이 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대 취업·부동산 문제로 집권당 지지 철회

이번 보궐선거에서 두드러진 통계적 특이점은 연령별로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간에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그림 4>에서 보면 40대에서만 박영선 후보가 1% 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오세훈 후보에게 앞섰지만 그 외 연령대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모두 이기고, 특히 60대 이상(27.2: 71.9)과 18, 19세 포함 20대(34.1: 56.5)에서는 압도적으로 오세훈 후보가 앞섰다. 

20대에서 보수를 상징하는 오세훈 후보가 진보를 상징하는 박영선 후보를 이긴 것은 큰 이변이라고 하겠다.

이런 연령대별 결과는 작년의 총선 때 결과와는 판이하다.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작년에는 20대, 30대, 40대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고 60대 이상에서만 미래통합당이 승리했다. 올해의 보궐선거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연령대로 나눠 남녀로 구분해 득표율을 조사해 보면 매우 특이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이 자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성별로 득표수를 발표하지 않으므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출구조사에 큰 오차가 없으므로 실제와 거의 유사할 것이다. 

20대(18, 19세 포함) 유권자들에서 남성은 압도적으로 오세훈 후보(22.2 : 72.5)를 지지했으나 여성은 도리어 박영선 후보(44.0 : 40.9) 지지도가 약간 높았다. 이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할 가치가 있는 결과이다.

30대에서도 상대적으로 남성의 오세훈 지지도가 여성보다 높다. 40대에서는 남성은 박영선 지지도가 높고, 여성은 오세훈 지지도가 높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여성의 오세훈 지지도가 남성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것도 이번 선거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2030세대에서의 이러한 현상은 남성들이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 취업 문제, 공정의 가치 판단 문제 등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것이 주요 원인이 아닌가 싶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보궐선거의 통계적인 주요 특징으로는 첫째로 20대 남성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그림 6>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무려 그 지지율이 72.5%였다. 그러나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여전하고(44.0%), 기타 정당 지지율도 15.1%로 꽤 크다는 것이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그림 4>와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의힘 지지 연령대가 지난 1년 사이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2030 세대에서 급상승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2030에서 급하락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강남3구에서 오세훈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강남구에서 73.5%, 서초구에서 71.0%, 송파구에서 63.9%를 차지했다.

이는 진보 성향의 고학력·고소득자를 일컫는 이른바 ‘강남 좌파’의 소멸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네 번째로, 50대 이상의 장년과 노년층에서 보수편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줬고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의 지지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림 2>에서 보면 동별로 (사전 득표율-당일 득표율)의 차이가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박 후보는 -10%를 평균으로 -6%에서 -14% 사이에 몰려 있는 정규분포 모양을 하고, 오 후보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매우 특징적인 현상으로 향후 연구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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