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좌담] “양당은 과거로 회귀 중, 변화하는 쪽이 이긴다”
[미래좌담] “양당은 과거로 회귀 중, 변화하는 쪽이 이긴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5.1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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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김 웅 국민의힘 국회의원(송파갑), 전 공안부 부장검사 (70년생)
원영섭 전 자유한국당 조직부총장, 변호사 (78년생)

사회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용인정 당협위원장 (73년생)

정리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사진 권도한 미래한국 기자

4·7 보궐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향후 대선 정국을 이끌어갈 지도부와 대선 후보선출 과정을 시작하면서 양당의 혁신(혹은 퇴보?) 경쟁의 막이 올랐다. 과연 어느 당이 국민의 생각에 더 가까이 다가가 표심을 얻음으로써 대선에서 승리할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 2일 전당대회를 개최해 한 발 앞서 지도부를 선출한 가운데 다음달 6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에서는 적지 않은 원내외 정치인들이 지도부 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래한국>에서는 변화의 기치를 들고 나온 70년대생 정치인 김웅 초선의원(송파갑)과 원영섭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을 초대해 당의 변화 가능성과 당내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김범수 본지 발행인 = 젊은 정치인으로서 각각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 의지를 밝히셨는데 국민의힘에서 이른바 세대교체와 초선 반란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당내 변화에 대한 요구도 크지만 복잡한 대선 정국에서 정치적 경륜이 부족한 정치 신인이 과연 당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김웅 국회의원 = 그동안 우리 당의 문제는 변화를 요구하면 그 이유를 경륜 부족 등의 프레이밍을 만들어 거부해왔다는 겁니다. 만일 그렇다면 패배한 선거들은 경륜이 많지 않은 분들이 맡아 패배했습니까? 

패배한 선거는 초선이 맡아 졌다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경륜 탓은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니까요. 당대표가 보여줄 수 있는 리더십은 결국 공정성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이미 2013년부터 엄청나게 큰 흐름이 있었습니다. 젊은 총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베네룩스 3국 같은 경우 30대 총리가 나오기도 했고, 영국의 캐머런이나 토니 블레어 캐나다 트뤼도와 같은 분들도 그런 경우겠고요. 지금은 세계적으로 청년정치가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그 흐름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나라라면 미국 정도라고 볼 수 있지요.

1990년대와 2000년대가 다르고 2020년대는 세월의 변화나 트렌드의 변화가 저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대해 여의도에서 10년, 20년씩 정치해 여의도식 문법에 적합한 분들이 과연 그것을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면, 4, 5년전 우리 당의 기획안들을 거의 다 봤는데 그때 이미 20대 남자 표심이 바뀌고 있다, 20대 남자들은 절대 민주당에 가깝지 않다는 결론이 나와 있었어요. 20대 이 사람들은 공정한 룰을 원한다, 미래에 대해 정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안도 다 만들어놨어요. 홍대에 ‘안테나숍’까지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젠더갈등의 경우도 이미 발생을 예측했고, 우리가 뭘 대비해야 할 것이냐는 대안까지 다 나왔었습니다.

전략이 없었던 게 아니고 단지 하나도 받아들여진 게 없었을 뿐이죠. 우리 당 리더들이 그런 것에 아무 관심이 없었다는 거예요. 시대를 제대로 못 읽는 리더를 세우면 과거 경험, 경륜만 갖고 가다 결국 뒤처진다는 의미예요. 

앞으로의 대선 정국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사실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잖습니까? 결국 예측을 못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구글 트렌드만 보더라도 연관 검색어 이런 것을 조사해보면 어느 정도 나와 있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 리터러시(읽기 능력)에 실패했던 것이죠. 다음 선거에서 정말 이기고 싶으면 우리는 이제 새로운 리더십으로 그런 것을 읽어내고 그런 기획안이 나왔을 때 선점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겁니다. 

지난 5월 3일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열린 본지 좌담. 왼쪽부터 김범수 발행인, 김웅 국회의원,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
지난 5월 3일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열린 본지 좌담. 왼쪽부터 김범수 발행인, 김웅 국회의원,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

“과거 당 리더십은 시대 변화를 읽지 못했다”  

원영섭 국민의힘 윤리위 부위원장 = 저도 같은 방향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더 나가 과거 전당대회 결과를 복기해보면 때마다 새로운 인물에 대한 요구는 계속 있었습니다.

새 인물을 찾으려는 투표 결과가 있었고, 때로는 그렇게 찾은 새로운 인물이라고 한 분이 실질적으로 어떤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좌절감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 경선에서도 올드하다고 느낀 정치인들은 표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순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마치 큰 바위 얼굴 찾듯 새로운 인물을 찾아 나서는데, 이 사람인가 해서 찾으면 아니고, 또 그 사람인가 해서 찾으면 그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한편으로 아무도 손들고 나서는 사람 없으면 우리 당은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 하는 그런 문제도 있는 것이고요.

저 역시 고민하고 있지만 선도하는 그런 분들이 있어야 결국 열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의 대선관리능력을 우려하는 당원들과 다선 중진들이 있습니다.

특히 영남에서 나이 많고 다선 하신 분들이 많은데 문제는 그분들이야말로 대선관리 능력과 경험이 없다는 겁니다. 제 경우 당 실무를 많이 경험했고 호남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구도 경험하고 관리해봤습니다.

그런데 공천이 곧 당선인 영남에서 정치를 오래한 분들이 뭘 경험하고 관리해봤다고 대선관리능력 운운하는지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김범수 = 영남 중진들이 대선관리 경험과 능력이 없다,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센 발언이신데요, 그렇다면 두 분은 어떤 전략을 갖고 지도부 입성을 노리고 있습니까?  

김웅 = 변화를 이끌겠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체적인 구도는 변화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구도입니다.

우리 당은 기본적 성향 자체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게 여러 형태로 나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초선계파론’이라든지 그래서 뒤에 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이죠. 또 변화나 쇄신을 얘기할 때 튀어나오는 ‘영남홀대론’은 결국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당이 어느 상황이 되면 지역주의로 회귀해 그런 감정적 호소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언제 영남을 홀대했습니까, 정확히 말하면 ‘중진홀대론’은 맞겠죠.

영남에서 새 인물을 내라, 그러면 새 인물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못하고 있지요. 새 인물이 아니고 중진이 나오면서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우리 당에 큰 희망을 못 갖게 되는 상황을 ‘영남홀대론’으로 뒤집어엎는 겁니다.

영남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우리 당에서 가장 강한 지지층이 모인 곳은 영남입니다. 그분들은 투표 참여율도 아주 높습니다.

당대표 선거는 당원투표 비율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당원들 설득이 지금 제일 어렵습니다. 프레임을 깨는 게 제일 중요한데요, 사실 돈과 조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제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변화의 바람과 흐름’에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알리는 겁니다.

당이 바뀌는 것을 국민에게 가장 쉽게 보여주는 방법은 당의 얼굴이 바뀌는 것입니다. 당헌 당규를 바꾸는 게 아니에요.

그것은 이미 바꿨습니다. 그런데 바꾼 것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나 당의 얼굴이 바뀌면 국민이 곧 인식하고, 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 것이고, 그게 바로 대선에서의 승리로 다가올 겁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승리하고 싶으면 변화하고, 변화하고 싶으면 저 김웅을 찍으시라는 겁니다.

그런 큰 주제 하에서 현실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결국은 당원들에게 승리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전략인 것 같습니다. 

영남홀대론 vs 중진홀대론 vs 영남볼모론   

원영섭 = 조직부총장 하면서 꼭 바꾸고 싶었던 게 있습니다. 제가 서울 관악갑 당협위원장 생활하면서 젊은 청년 당원들을 많이 영입했습니다.

탄핵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설득해서 입당을 많이 시켰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기존 당원들이 당협에서 열심히 활동합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당비 안내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볼 때 이것은 굉장히 모순이 커요.

월급 200만 원도 못 받는 저 젊은 친구는 매달 2000원씩 당비를 내면서도 생활이 바빠 당에 대한 이야기는 다 잊고 있는데, 나이 많으신 분들은 당비도 안내면서 여러 의견 내고 관여를 하는 게 제가 볼 때 큰 모순인 것이에요. 모든 당협에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납니다.

이 문제로 당협 주요 어르신들과 제가 투쟁 아닌 투쟁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 분들이 많이 입당했는데 또한 문제는 입당해도 당원들에게 딱히 줄 게 없다는 것입니다. 투표하라고 맨날 이야기는 하지만 공정한 대우와 참여를 보장해주는 그런 시스템이 없는 거예요. 

제가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 온라인 게임의 메커니즘을 접목해서 리니지나 배틀 그라운드처럼 당의 시스템으로 만들자고 했습니다. 제가 조직부총장으로 임명되고 첫 회의 때 국장들하고 이것 하나만큼 끝내놓고 자리를 내놓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구현을 못했어요. 장외집회하고 뭐하고 하다가 그렇게 됐죠.

저는 이것을 당원들에 대한 온라인 매트릭스 시스템이라고 해서 온라인 매트릭스 정당이라고 명명하고 싶습니다. 정당이나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 자체도 전쟁을 모사한 것이잖아요.

그런데 정당의 민주적 정치, 선거라는 것도 사실 전쟁을 모사한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서로가 공통점이 많죠.

이번에 그 부분을 관철시키고 싶습니다. 당원 투표도 없애자는 이야기가 많은데 10~20년 당비 낸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억장이 무너지죠.

그러니까 당원부터 공정하게 대우하자는 겁니다. 고생한 당원들 인정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 그 공약으로 공감대를 이뤄 이번 전당대회의 저의 개인적 선거 전략으로 삼으려 합니다. 

“온라인 매트릭스 정당 만들 것”

김범수 = 김 의원님은 당대표 후보로서 어떤 구체적 공약이 있습니까? 

김웅 = 제가 입문해 보니 정치를 바꾸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공천이더군요. 국민들은 공천을 보고 저 당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나 없나를 가늠하는 것 같습니다.

공천에서 두 가지를 바꾸겠습니다.

첫 번째는 어느 누가 나오더라도 절대 변하지 않는 룰을 세팅해 놓는 겁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 뽑을 경우 공정성 시비에 빠지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과 룰을 미리 세팅해 놓는 것이죠.

만약 국민경선 100%라고 한다면 그 방식과 설문조사 내용까지 미리 정해놓는 겁니다. 또 잘못된 공천은 어떻게 바꿀 것이냐? 우리 당에는 공천배심원제도가 있습니다.

그것을 활용하면 됩니다. 공정성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제도로 보장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최고위원이 됐든, 당대표가 됐든, 공천에는 아예 손도 될 수 없는 철칙을 만들 겁니다. 

두 번째는 공천으로 우리 당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청년정치, 청년정당 이거 백날 얘기해야 소용없어요.

기본적으로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 등에서 30% 정도 아예 청년에게 할당을 주는 겁니다. 평소 우리 당이 소수자, 힘없는 노동자 이런 사람들을 돌보겠다, 또 노동을 존중하고 복지와 환경을 존중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 백날 입으로 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그것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당에 들어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공천을 주는 것이죠. 별도의 트랙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우리 당을 보며 생각한 모델이 1945년 선거에서 노동당에 참혹한 패배를 당했던 영국 보수당의 재기입니다. 참패한 보수당이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 중 하나가 당 사무국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백화점 CEO를 당 사무총장에 앉혀 경영기법을 도입한 것이죠.

경영기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으로 바꾼 겁니다. 저도 당대표가 되면 당을 엔지니어링 정당으로 만들고 싶어요.

엔지니어링이라는 게 결국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과학적으로 원인을 찾아내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 인간 삶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내는 그런 기술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100억 정도 기금을 만들 겁니다.

그 돈은 제가 구걸을 해야죠(웃음). 저희는 청년 생태계가 없으니 그 기금으로 청년 정치인, 정책가들을 키워내는 그런 역할 하겠다는 것이죠. 

지난 4월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투표에 나서고 있다./연합
지난 4월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투표에 나서고 있다./연합

“과학적인 엔지니어링 정당 만들겠다” 

김범수 = 지난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1차 투표에서 김태흠 의원이 예상보다 많은 30표를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보셨습니까. 당내 계파 구도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김웅 = 김태흠 의원이 받았던 표를 계파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안에서 보면 상당히 다릅니다. 김태흠 의원이 저와도 친하니까 찍어달라고 하기에 제가 “형 친박이라며?” 했더니 아니라고 해요.

그래서 재차 “형이 친박 아니면 친이야?” 그랬더니 “계파나 친박이 어디 있나, 남들이 나를 공격할 때 그렇게 보는 것”이라고 해요. 저는 거기에 동의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내부적으로 그런 구분이 없었어요.

그런데 당권경쟁 들어가니 모든 것을 계파로 해석해요. 저에 대해선 김무성파라고 했다가 다음엔 유승민파였다가 지금은 김종인파라고 하더군요.

이 세 개가 어떻게 공존이 가능합니까? 당내 경쟁에 들어가면 무조건 계파 프레임에 집어넣습니다. 김태흠 선배가 만약 계파를 등에 업고 했다면 우리 당에 친박이 30명 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다들 웃죠. 

김범수 = 본인들은 아니라고 해도 밖에서 보는 프레임이 그렇다는 것인데 김 의원님에 대해서는 유승민의 아바타다, 대리주자다 라는 식의 공격이 었었죠. 그것은 확실히 아닌가요? 

김웅 = 저는 유승민 전 의원 권유로 정치를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유 의원이 얘기한 따뜻한 보수에 공감했기 때문이에요. 기본적으로 정치란 대의명분이 같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계파는 대의명분이 아니라 이익으로 뭉치는 것이고요. 제가 초선으로 선거 뛰는데 뒤에서 저를 도와 같이 일하자고 했던 분들이 20명 있어요.

그렇다면 그 분들이 다 유승민계인가요? 그 분들은 지역도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다 다릅니다.

이 분들이 모인 이유는 제가 내놓은 당 개혁 방안에 공감해서예요. 어떤 분은 제게 유승민과 절연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식이에요. 계파 논쟁 나왔을 때 “저 그 사람하고 안 친해요”라고 얘기하는 게 맞나요?

이 사람의 대의명분을 존중한다고 하는 것이 맞죠. 제가 유승민계라는 사람들은 유 의원과 제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모릅니다.

관심도 없어요. 예를 들면 기본소득의 경우 유 의원은 비판하지만 저는 지지합니다.

우리 당이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난 후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지적받는 이유가 누가 나와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얘기한다, 안 한다가 아니고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서 정치를 하기 때문이에요. 계파로 몰아가고 지역으로 몰아가고. 지금 이런 모습이 사실 딱 계파 정치죠. 

김범수 = 원 부위원장님은 나이가 43세로 당내 기준 청년에 해당하지만 오랫동안 당직을 맡아 활동하다보니 초선이나 신인 그룹보다 홍준표 의원 등 기존 중진들의 계파 쪽에 가깝다는 인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원영섭 = 제가 관악갑에 있었기에 제 주위에는 전부 비박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탄핵을 거치면서 그 분들이 다 탈당합니다.

저는 탈당 안 하고 일하다 보니 그다음부터는 모두 친박하고만 밥을 먹게 되더군요. 마지막에는 모두 복당해서 돌아오셨는데 친박과도 비박과도 실무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정당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의 계파예요. 민주당이라는 계파와 국민의힘이라는 계파가 있는데, 그 계파성이 본질인 정당 내에 계파가 있는 것은 당연하겠죠.

문제는 계파의 특성입니다. 20대 국회 때 제가 정치에 입문해 본 우리 당의 계파는 악성이었습니다.

24시간, 365일 책임 공방, 책임 전가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는 것이었어요. 모두 네가 잘못한 것이고 저쪽이 죽어야 한다는 것만 남아 있었던 거죠.

탄핵이라는 문제가 앞에 있어 더 그랬던 측면도 있었겠지만 그때 계파 현상은 다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21대에 와서는 20대 때의 악성 계파가 많이 희석됐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변화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김웅 의원님도 말씀하셨지만 대의명분에 동의하고 뜻을 같이해나가는 과정이 정당의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봅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백가쟁명을 하고 그 속에서 하나의 대의로 수렴해서 국가 아젠다로 제시하고, 민주당과 싸우고 해야 하는데 지금 그것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 의총이 정당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데 그것이 제대로 돌아갔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어요. 김종인 위원장 비대위의 경우 오더 정치, 탑다운 정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옛날 계파정치와 다르지도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지도부가 정상적인 정당 기능, 악성 계파가 아닌, 정상적인 기능이 작동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악성 계파의 출현을 막는 길이라고 봅니다. 

“친박-친이 같은 악성 계파의 출현 막아야” 

김범수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당내 계파는 없었지만 본인 자체가 정치 브랜드로서 당밖에서도 이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김 전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김웅 = 제가 당대표를 하겠다고 하니까 나오는 말이 정치 경륜도 짧고 실적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당을 만들어가느냐고 합니다. 그런 분들한테 얘기하고 싶어요.

그렇게 경륜이 중요하고 성과가 중요하다면 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는 어서 나가라며 쫓아내느냐 이거죠. 그 사람들은 그냥 그 양반이 싫은 겁니다.

1년 전 우리 당 비호감도가 70% 민주당 호감도가 70%였는데 1년 만에 완전히 뒤집어졌어요. 우리 당 비호감도가 30%까지 떨어진 거예요.

이것을 어떤 의원은 ‘재수가 좋았다’고까지 얘기하는데 비겁한 정치적 술수입니다. 지금까지 왜 재수가 없다가 김 위원장이 오니 재수가 좋아집니까.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년 내내 했죠.

그동안 우리 당은 국민이 싫어하는 일을 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김 위원장이 와서 알게 모르게 많은 일을 했던 것이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이 당이 깨지고 없어질 위기 속에서도 혼자 바위처럼 버텨 오세훈 멱살 잡아 당선시킨 거예요.

우리 당의 실적이라는 측면에서 중진 의원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대통령 탄핵까지 가는 동안 아무것도 안한 게 본인들 실적이라는 것인지 공천 학살 일어났을 때 이쪽이든 저쪽이든 가담한 게 실적이라는 것인지 의아하죠. 또한 김 위원장이 밖에 나가 당을 향해 쓴소리 하고 기분 나쁜 소리 한다고 화들 내는데 잘 보시면 우리 당에 이야기한 게 아니고 이른바 우리 당을 끌고 갔던 세력에 대한 비판인 겁니다.

그것을 왜 당에 대한 비난으로 바꾸는지 모르겠어요. 김 위원장의 자기들에 대한 비난을 당에 대한 비난으로 살짝 돌리는 신묘한 기술을 부려요. 

원영섭 = 김 전 위원장이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는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성과를 내는 정치인이 그전에는 우리 당에 없었어요.

하지만 단점도 있었죠. 잘한 사람은 잘한 대로 인정해주고 잘한 것을 끌어내리는 것은 못하게 하는 것이 다음 지도부가 할 일이죠.

만약 지난 보선에서 단일화를 못하고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다면 아마도 우리 당은 21대 총선 패배 충격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완전 혼돈으로 빠졌을 겁니다. 그것을 막은 것이죠.

김범수 = 당 대표 혹은 최고위원이 되신다면 반드시 처리할 문제들이 있겠습니다. 안철수 합당, 홍준표 입당, 윤석열 전 총장과 관계 설정 등인데 어떤 순서로 어떻게 해야할지 입장을 정리해주시죠.

김웅 = 김기현 원내대표가 2차에서 66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됐어요. 이 분은 대표적으로 당이 먼저 자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분이에요.

윤석열 전 총장이 어떻게 보면 지금 황무지에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으로 못 들어오는 이유가 뭘까요? 우리 당이 옛날 같은 모습으로 들어오자마자 악성 계파 논쟁이 벌어지고 프레이밍 공격을 당하고 아사리판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니 못 들어오는 것 아니겠어요?

그 분이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은 우리 당의 상품성이 좋아지고 공정해질 때 들어오지 말라고 해도 들어오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외연만 넓히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성공 못 합니다. 작년 21대 총선 때 야권 단일화 했는데도 못 이겼습니다.

당에 변화가 없으면 소용없어요. 외연확장이 아니라 중도확장이 필요합니다.

우리 당에서 누구는 왜 복당이 안 되느냐, 복당 시켜 달라고 하는 분들한테 얘기하고 싶어요. 당사자 본인한테 물으시라고요.

자신들이 얼마나 변했는가, 시대가 얼마나 변했나를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20만 당원들은 비가 오는데도 비 쫄딱 맞아가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돈 한 푼 안 받고 선거운동 열심히 했는데, 말 한마디로 다 날려버린 게 지금까지 선거였습니다.

앞으로 그러지 않을 자신감, 책임감을 갖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게 우선되지 않고 ‘누구누구는 우리 당 왜 안 들어오느냐, 왜 누구누구는 넣어주지 않느냐’ 하는 분들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죠. 

공정의 가치를 앞세운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유세현장. 그 어느 때보다 20대 젊은이들의 참여가 높았다.
공정의 가치를 앞세운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유세현장. 그 어느 때보다 20대 젊은이들의 참여가 높았다.

“외연확장이 아니라 중도확장이다” 

김범수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변화와 혁신 경쟁을 하는 상황입니다. 먼저 변하는 쪽이 이기겠죠. 어제(5월 2일) 민주당에서 송영길 대표가 선출됐는데 민주당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원영섭 = 변화라는 것은 내부 자생적인 변화와 외부 요인에 의한 충격, 이 두 가지가 있겠죠. 국민의힘의 경우 김웅 의원님과 같이 기존 로드맵과 문법을 따르지 않고 해보겠다고 접근하는 것 자체가 내부의 자생적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장외에 있는 후보들, 특히 윤석열 총장이 주요 후보가 되겠지만 들어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충격이 발생하고 변화가 생기리라고 봅니다. 민주당의 경우 이번 전당대회를 보면 이재명과 친문, 그 나물에 그 밥이 계속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친박 비박 구도로 꼭 우리 당이 안 좋았을 때 모습이에요. 

김범수 = 송영길 신임 대표는 언론에서 ‘비문’ 후보로 구분하기도 했는데 최고위원들이 친문 일색이어도 대표 단일체제이기에 변화의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을까요?  

원영섭 = 그 분이 지금까지 친문 주류와 다른 입장을 내놓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친문 대 이재명, 친문 대 이재명 그게 무한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을 굉장히 낮게 봅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서 김동연 전 부총리 경우도 어느 당으로 가냐고 설왕설래 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 관료였다는 측면에서 보수 성향이라고 듣고 있어요. 

김웅 = 보궐선거 이후 양당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중이에요. 우리 당은 과거 정치 문법대로, 프레임정치로 가면서 어찌 됐든 당권만 잡는 게 유리하다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 중도를 많이 잃어가는 상황인 것이고요. 그럼에도 민주당이 지금 중도에서 멀어져나가는 속도에 비하면 저희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민주당은 거의 KTX급 속도로 중도에서 떨어져가는 것 같아요. 민주당은 패배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야 하는데, 가장 나쁜 방식으로 가고 있죠.

자기들의 패배는 개혁에 의심을 품었기 때문에, 개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개혁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죠. 개혁 안에서 의심을 품는 사이비종자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것들을 핍박하고 없애는 것으로 자기정화해서 완전한 개혁의 기치, 조국수호와 같은 기치를 내세우면서 자신들은 예전과 같은 영광을 얻을 것이라고 가장 나쁜 방식으로 가고 있는 것이죠.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당대표에 대한 관심보다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귀국 여부라든가, 이해찬 전 대표의 역할, 그가 이재명 지사 손을 들어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관심만 있었어요. 누가 당대표가 돼 당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공약에 대한 관심은 없었어요.

결국 강성 친문이 주도하고 있고 강성 친문이 중도층을 계속 배제해나가는 그런 형국이라고 보입니다. 

“20대에게 일자리, 집, 정치 지분 줘야” 

김범수 =보궐선거 이후 더 불거진 2030 이슈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이번호 본지 미래한국 커버스토리가 남녀갈등과 페미니즘 논란과 함께 제기되고 있는 여성의 군복무 문제입니다. 2030의 문제 그리고 여성 군복무 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웅 = 2030 문제를 젠더 문제로 보는 것은 기표와 기의가 분리되는 현상입니다. 상업적으로는 젠더갈등으로 끌고 가면 가장 좋죠.

이해하기도, 분노하기도 쉽죠. 상업성이라는 것은 지금 정치적 상업성에서 누가 혐오를 더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예요.

양쪽에서 지금 상대방 이야기는 전혀 안 듣고 신나게 이야기하는데, 왜 20대가 오히려 남녀차별이 훨씬 심했던 40 50대보다 폭발적으로 문제를 들고 나오느냐를 봐야 합니다. 그 밑에는 불안한 미래가 깔려 있는 문제예요.

20대 거의 60~70%가 코인을 합니다. 자기들 스스로 코인충이라고 불러요.

코인충 연관검색어가 한강이에요. 자기 코인 폭락하면 한강 간다는 뜻이죠.

그 정도로 절박한 겁니다. 20대에게는 미래가 없어요.

자기들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부유한 시기인 것이죠. 그 현실을 벗어날 방법은 코인밖에 없는 거예요.

그 세대가 분노할 요소들은 어디든 존재하는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원심력이 강해져요. 결국 20대한테 일자리와 가족이 살아갈 집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제 몫의 정치 지분을 주는 것, 이 세 가지를 해줘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군복무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가 1년 전에 봤던 기사가 있어요. 미국 드론 조종사들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거예요.

여성이 좀 더 냉철하게 판단한다는 것이죠. 이처럼 군대에 있어 여성만이 할 수 있는 군복무 직역이 생길 것으로 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여성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여성이든 남성이든 1960년대 미국의 린든 존슨이 낸 베테랑법 같이 기본적으로 국가에 희생한 사람에 대한 대우는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원영섭 = ‘이대남’이라고 네이밍을 해서 그렇지 제 아이들의 경우 큰애가 중3 남자아이고, 작은아이가 중1 여자아이입니다. 여기에는 이대남을 넘어서는 십대남의 문제가 있어요.

이대남은 사실 강도면에서 십대남보다 약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단발성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10년 이상 갈 장기적 문제라고 봅니다.

여성 복무 문제에서 한국 육군 부사관의 경쟁률이 10대1입니다. 대우를 확 올려주면 여성들도 희망 복무자가 더 늘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자유를 누리려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들에게 월 100만 원을 줄 수 있다면 군대 다녀와 목돈 들여 해외여행을 한다든지 아니면 몇 명 모여 사업을 하는 데 종자돈으로 쓴다든지 그런 면까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부터 적극적으로 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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