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웨덴·노르웨이의 여성 징병 이유
[이슈] 스웨덴·노르웨이의 여성 징병 이유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1.05.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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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징병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CIA의 팩트북에 의하면 여성을 징병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아프리카 6개국(수단, 차드, 에리트리아, 모잠비크, 코트디부아르, 베넹), 중남미의 볼리비아와 쿠바, 북한 그리고 북유럽의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이다.

여군 제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경우 1948년 건국 이후부터 줄곧 여성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다. 18-26세의 여성들에게 병역의무가 주어지며 대부분 비전투병으로 징집된다. 

남성 2년, 여성 1년 8개월을 복무한다. 전투병은 2년으로 더 길다.

여성은 출산 등을 이유로 면제받을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유대교와 드루즈교 신자만 징병되며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신자 및 체르케스인은 자원에 한하여 입대 가능하다.

전역 후 예비군으로는 각각 남성은 41~51세, 여성은 24세까지 복무해야 한다. 또한 비폭력주의 등 비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경우 심사를 거쳐 대체복무를 부과한다.

북한은 특이하게도 2015년부터 지원병제로 운영하던 여군을 의무복무제인 징병제로 변경했다. 북한에서는 17세 이상의 남성과 여성은 의무 복무를 수행해야 하며, 남성이 10년 동안 의무 복무해야 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23세까지 7년 동안 의무 복무를 수행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6년에 2018년부터 18세가 되는 여성도 징병 대상자 등록을 의무화하는 국방예산법안 수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미군은 모병제로 운영되지만 18-26세 남성은 비상시 징병제 재가동에 대비해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여성을 징병 대상으로 등록한다. 2017년 파격적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안보공약 중 하나였던 단기징병제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했다.

18세에서 21세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수개월 내외의 징집을 통해 전방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여성을 전투병으로 징집하는 국가들 중에는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눈에 띈다. 2010년 100년 이상 유지해왔던 징병제를 폐지하고, 지원병 제도를 바탕으로 한 직업 군인제도를 도입했던 스웨덴은 2017년 3월 징병제를 부활하기로 결정하면서, 2018년에는 징병 대상에 남성과 여성 모두를 포함했다.

징집 대상은 18세 남녀가 대상이 되며 9~12개월간 복무하게 된다. 냉전 종식 이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했던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달리 징병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노르웨이는 이보다 1년 앞선 2016년 의무 복무제 대상을 여성으로 확대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성과 남성 모두 동일에게 1년간 의무 복무를 수행한다. 여성은 남성과 동일한 시험을 통과하여 입대하고 동일한 훈련과 동일한 근무를 수행하며 심지어 동일한 막사를 사용한다.

안보 위협이 적을 것 같은 스웨덴이 여성을 징병하게 된 배경에는 러시아가 있다.

2018년 2월 5일 요르단 계곡에서 전투훈련 중인 남녀혼성대대 소속 이스라엘 여군./Times of Israe
2018년 2월 5일 요르단 계곡에서 전투훈련 중인 남녀혼성대대 소속 이스라엘 여군./Times of Israe

군에 최고의 인재 영입이 목표

2018년 러시아의 스웨덴 해안 잠수함 침투사건을 계기로 스웨덴은 국방력 강화를 결정한다. 문제는 병력 부족이었다.

스웨덴은 2010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지원병제를 중심으로 한 직업군인제로 군 편제를 개편했다. 그러나 모병제 하에서 스웨덴 군대는 필요 병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다.

최근 몇 년간 스웨덴은 텔레비전과 옥외 광고 등을 통해 모병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병력 충원은 목표한 만큼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 스웨덴 정부 발표에 따르면 스웨덴 군대는 매년 약 3000-4000명을 충원해야 했지만 2016년 기준 현역은 1000명이 부족하며, 예비역은 약 7000명이 부족했다.

스웨덴 정부가 필요로 하는 전력은 현역 6600여 명과 예비역 1만 명 등 약 1만7000명인데 이 중에서 약 절반 이상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결국 스웨덴은 부족한 병력의 확보를 위해 모병제를 폐기하고 징병제를 결정하게 된다. 

훌트크비스트 스웨덴 국방장관은 “완전한 지원병 제도는 군대에 충분한 병력을 공급하지 못했다. 징병제로 부활하는 것은 군의 준비 태세(military readiness)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성 징병제가 단순히 부족한 군 병력을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의무 복무제를 여성으로 확대함으로써 남성과 여성에 구애 받지 않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자 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징병제는 선택적 징병제이다. 즉 징집 대상자 모두에게 병역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중 필요한 인원만큼만 선발해 징병한다.

군 입대가 가능한지에 대한 검사를 징집 대상 남녀 모두에게 시행하지만 그들 모두를 징집하지 않고 그들 중 일부를 선택해 징병하는 것이다. 스웨덴의 경우 의무 복무제를 시행하는 2018년 약 4000명을 선택하여 징병하고 이후 2020년까지 그 대상을 60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스웨덴의 징집 대상 남녀가 대체로 매년 약 9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군대로 징집되는 인원은 전체 징집 대상의 4.4-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곧 군대가 징집 대상자 중에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017년 BBC 보도에 의하면 스웨덴 정부는 “의지, 관심, 동기부여가 확실한(willing, interested and motivated)” 사람을 선발하기로 했다. 

스웨덴 국방부 인사참모인 엑셀 소장은 이러한 선택적 징병제는 군복무를 “강제로 해야 하는 것”에서 “선택된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상기시켰다고 주장한다.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노르웨이가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이유 역시 최고의 인재를 군대로 영입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2013년 노르웨이 EU 대표부는 “더 많은 군인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의 군인이 필요했기 때문”에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과 달리 노르웨이는 남성에게 의무 복무를 적용하는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었고, 병력 확보에 어려움이 없었다. 

비록 인구가 많지 않아 남성 징집 대상자의 수가 매년 3000명 선으로 크지는 않았지만 충원 목표인 8000명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는 의무 복무의 대상을 남성에서 여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여성 징병제 도입은 군대의 활용 가능 인력을 최대화하여 가장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군과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국방부 인사 담당부서의 수장인 클래보에는 노르웨이의 여성 징병제는 여군의 할당량을 정하여 기계적으로 여성 군인의 숫자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대가 원하는 가장 적합하고 가장 의욕적인 여성을 찾기 위한 최고의 수단임을 강조한 바 있다. 

노르웨이 EU 대표부는 노르웨이 정부는 여성을 군대에 참여시킴으로써 다양성을 확대해 군의 운용 능력을 강화하고자 함을 주장한다. 노르웨이 정부는 군대가 서로 다른 기술, 관점 그리고 젠더를 가진 다양한 사람을 선발할 때 군대의 운용 능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여성 징병제가 이런 군의 방향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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