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反日 뛰어넘는 MZ세대 反中감정
[심층분석] 反日 뛰어넘는 MZ세대 反中감정
  • 김금혁  미래한국 편집위원·국방TV 전문패널
  • 승인 2021.08.06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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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을 바라보는 MZ세대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현재 한국사회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주변국은 어느 나라일까? 북한일까? 아니면 작년까지만 해도 불매운동이 거세게 벌어졌던 일본일까?

지난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주변국에 대한 감정을 온도로 나타내는 것)에 따르면, 20대가 중국에 대해 느끼는 온도는 12.8도, 30대가 느끼는 온도는 20.1도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무척 낮았다.

북한과 일본에 대한 감정의 온도를 비교해 봐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큰 편이다. 북한에 대한 20대의 온도는 25.2도, 30대는 29.0도였고, 일본에 대해서는 각각 26.0도, 22.4도였다. 온도가 낮을수록 불호에 가깝고 온도가 높을수록 호에 가깝다.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중국에 대한 기억

이는 단지 한국리서치만의 조사가 아니라 최근 들어 진행된 거의 모든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매일같이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도 싫고 역사문제로 시끄러운 일본도 싫지만 가장 싫은 것은 중국이라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들이 중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국제정치학적 관점에서 시작해서 역사, 문화, 예술 심지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중국을 싫어하는 각각의 이유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유는 중국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된다. 

첫째,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중국은 시진핑 이전의 중국과 시진핑 이후의 중국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온화한 성격의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도광양회를 국가운영철학으로 내세우며 시진핑과는 달리 무작정 패권을 추구하지도 않았고 조화로운 세계, 특색 있는 사회주의를 주장하며 주변국과의 공존에 힘썼다.

그때는 중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했고 영향력 또한 미국의 그것을 넘어설 수 없었기에 국제질서를 받아들였고 그 속에서 갈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중국공산당의 성공을 온 세상에 과시하기 위해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었던 중국은 주변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이나 갈등을 줄이고 국제사회 앞에 중국은 위협적인 국가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질서를 존중하는 대국이라는 인상을 주려 노력했다. 

이런 이유로 당시 중국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친구에 가까웠고 다수의 한국기업과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친근한 이웃이었던 중국은 시진핑의 등장 이후 무섭게 그 얼굴을 바꿨다.

중국몽과 일대일로를 내세운 중국은 화합보다는 갈등으로, 협상보다는 군사력으로 중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남중국해 문제와 사드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주변국과의 마찰이 발생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경제보복을 동원하며 상당히 위협적인 깡패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국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국가연합으로 국제질서를 지배했다면, 중국은 중화사상과 지원을 빙자한 경제예속으로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고자 한다. 그뿐인가. 시진핑은 주석직을 10년 이상 연임할 수 없다는 중국공산당의 당헌마저 바꾸고 스스로 시황제가 되었다.

덩샤오핑의 개혁에서 시작된 중국의 부상은 돌고 돌아 다시 마오쩌둥의 망령이 지배하는 ‘신’중국이 되었다. 

그렇다면 MZ세대가 인식하는 중국은 어떤 모습의 중국일까?

MZ세대의 기억 속에 선량했던 중국은 없다. 그때는 너무 어렸다.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이들의 시각에 들어온 중국은 다름 아닌 현재의 중국이다.

다시 말해 부모세대가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복합적이지만 MZ세대의 인식 속에 중국은 그냥 독재자 시진핑 그 자체인 것이다. 상식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 증대를 위해 주변국을 무력으로 압박하고 경제제재를 가하는 중국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를 위협하는 적으로 인식될 뿐이다. 또한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암적인 존재인 북한의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비호하는 것 역시 중국이다.

MZ세대의 눈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둘째, 중국에 대한 반감은 문화와 역사 영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과거 한중관계가 좋았던 시절, 한국의 대형연예기획사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상당수의 중국인 멤버들을 영입했다. 대표적 아이돌인 슈퍼주니어, EXO, 세븐틴 등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 아이돌 멤버로 합류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한경, 루한, 크리스 등 다수의 중국인 멤버들은 한국 아이돌 활동으로 인지도를 쌓자 돌연 그룹을 탈퇴하고 중국으로 가 독자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기획사의 연습 시스템 속에서 훈련하고 한국의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은 이들이 갑자기 팀을 탈퇴해 개별 활동을 전개하는 모습은 수많은 아이돌 팬들의 분노를 샀다. 배신감을 느낀 이들은 다시는 중국인을 멤버로 받지 말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허락 없이 잘나가는 예능프로와 드라마 전부를 모방했던 중국은 한한령을 통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금지했고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 역시 금지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셋째,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지속적인 중국의 한국문화 찬탈 시도다. 

김치와 한복은 한국인의 얼과 전통을 가장 잘 나타내는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다. 이는 세계가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김치도 자신들의 것이고 한복 역시 자신들이 원조라는 궤변을 내세우며 의도적으로 한국을 자극하고 있다.

K-문화는 MZ세대의 자존심이다. 동북아의 변방에 있던 작은 나라가 K-pop을 선두로 도약하고 있고 K-뷰티, K-음식, K-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들이 점점 주류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문화를 만들어 가는 정점에 바로 MZ세대가 있다. 

중국은 지금 MZ세대가 일궈놓은 문화적 자부심을 건드리며 이를 자신들의 아래에 놓으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의 역사를 빼앗으려 하고 한국의 문화마저 자신들의 발밑에 놓으려는 중국의 의도는 너무나 선명하다.

옛 중화주의에서 그랬듯 다시금 한국이 자신들의 속국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런 중국을 좋아할 MZ세대가 있겠는가?

다국적 걸 그룹 트와이스 멤버 중에 대만 국적 '쯔위'가 대만국기를 들고 있는 것에 중국이 발끈하면서 쯔위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도 MZ세대에게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다국적 걸 그룹 트와이스 멤버 중에 대만 국적 '쯔위'가 대만국기를 들고 있는 것에 중국이 발끈하면서 쯔위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도 MZ세대에게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경험에서 출발한 굳어진 인식

앞서 설명한 모두의 사례에서 보듯 MZ세대의 기억 속에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중국을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중국은 강압적이고 파렴치하며 한국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는 불량한 이웃으로 기억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MZ세대를 향해 보여줬던 여러 분야에서의 모습은 서서히 한 지점으로 모여 중국이라는 그 자체의 모습을 형상하고 있다. 평화와 공존을 외치던 중국은 이제 주변국을 위협하는 깡패가 되었고 한국에서 데뷔하고 인기를 얻은 중국 아이돌들은 이제 한국을 비난하며 자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와 예능프로를 탐내며 굽신거리던 중국의 방송사들은 한한령을 핑계로 한류를 그대로 모방한 자신들의 드라마와 예능프로로 그 자리를 대체했다. 관심도 없었던 한복을 갑자기 중국의 옷이라 우기고 있고 김치찌개는 중국전통음식이 되었다. 모든 각각의 모습들이 하나로 연결된 지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결론적으로 MZ세대의 반중정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오랜 경험과 기억을 통해 축적되었기 때문에 중국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 이상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 더불어 MZ세대에서 시작된 반중정서는 설득력을 얻으며 점차 한국 사회의 주류 시각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는 향후 한국의 정치지형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과거에는 반일감정을 정치나 선거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반중감정을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을 역시 늘어날 것이며 중국에 맞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된다면 역설적으로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친중 성향의 정치세력 또한 입지가 좁아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특정 민족, 특정 국가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는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한국의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MZ세대의 반중정서에는 중국을 향해 올바른 말 한번 못하는 정치인들을 향한 비판도 담겨 있다. 압박과 회유에 굴복해 중국의 비위만 맞추던 시절은 오래 전에 끝났다. 중국의 도를 넘는 횡포에는 맞서 싸울 줄 아는 제대로 된 국가를 우리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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