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세계인들의 눈에 비친 중국 
[데이터로 보는 세상] 세계인들의 눈에 비친 중국 
  • 박성현  미래한국 편집위원·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1.08.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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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우리나라와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깝고 우리의 반만년 역사에서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나라이다. 한국은 고대부터 중국의 지배와 침략을 받아오며 양국 간에 계속적인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중국의 수나라와 당나라는 고구려와 수차례 전쟁을 했고 원을 몰아낸 명나라는 고려의 영토를 요구하자 반중 감정이 고조되어 고려는 요동 정벌을 추진하기도 했다. 반중 감정이란 중국이나 중국인 혹은 중국 문화에 대한 반감을 의미한다. 

조선은 초기에는 명나라에, 중후반에는 병자호란 등으로 청나라에 사실상 종속되어 있었다. 20세기 중반 중국은 6·25전쟁에 의용군이 대거 참전해 대한민국에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

냉전 기간 동안에는 사실상 적대 국가로서 20세기 말까지는 국교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과 한국은 과거사 면에서는 동북공정에 관한 논란이 민족사에 관한 분쟁으로 직결되어 중화사상에 대한 반감을 촉발하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에 사드 설치가 결정되자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불매 운동을 일으켰고 양국 관계가 경직되면서 한국에서도 반중 감정이 심화되었다. 2018년 서울대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8%가 대한민국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로 중국을 꼽아 북한을 꼽은 33%를 웃돌았다.

그러다 2019년 8월 홍콩 시위가 벌어지면서 한국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경향이 늘고 있으며, 중국의 김치 예속화 시도, 탈북민에 대한 인권 유린 등으로 반중 감정이 심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2019년 12월부터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고 코로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반중 감정이 커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한국 문화는 중국에 큰 영향을 받아 중국의 유교는 오랫동안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했고, 우리는 중국의 한문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의 많은 성씨(姓氏)가 중국 성씨이다.

지금도 중국에 한국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한국의 수출입 파트너로는 중국이 1위이다. 그러면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중국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반중 감정은 어느 정도인가? 

전세계적으로 반중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항의 시위 모습.
전세계적으로 반중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항의 시위 모습.

한국인의 반중감정 5년 동안 2배 증가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한중문화타운’(일명 차이나타운) 사업이 최근 무산됐다. 한 달 새 67만 명이 넘는 국민이 반대 청원에 서명하는 등 폭발적인 반대 여론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는 반중 감정이 커지고 있다는 하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조사 결과 발표(<그림 1>의 왼쪽 참조)에 따르면 중국은 한반도 주변 4강 중 최근 5년간(2015에서 2020년) 한국인들의 적대감이 두 배 이상 가장 큰 폭으로 증가(16.1% → 40.1%)한 반면, 우호감은 가장 큰 폭으로 감소(50% → 20.4%)한 나라였다.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적대감은 계속 상존해 있었고 지난 5년간 약간 증가(58.8% → 71.9%)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경이코노미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그림 1>의 오른쪽)를 보면 응답자의 28%가 “매우 커지고 있다”, 58%가 “커지고 있는 편이다”라고 답해 86%가 “최근 한국 사회에서 반중 감정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국민 10명 중 8∼9명이 높아진 반중정서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여론조사에서 반중 감정의 이유(복수 응답 허용)로 한국 문화 역사를 자국 것이라 주장하는 동북공정(76%), 매년 발생하는 미세먼지·황사피해(60%), 중국발 코로나 피해(46%), 국내기술 탈취를 노리는 중국 기업들(23%), 부동산 등 투기자본의 국내 침투(16%), 저 자세로 일관하는 정부의 외교정책(14.7%) 등을 꼽았다.     

반중 감정의 가장 큰 이유인 동북공정, 즉 “한국의 모든 문화와 역사를 중국의 일부”라고 우기는 행태의 중심에는 중국의 맹목적 애국·애당주의자들, 즉 ‘샤오펀홍(小粉紅)’이라고 불리는 집단이 있다고 한다.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교육을 강하게 받으며 자란 중국의 젊은이들은 2010년대 이후 중국 내 검열 강화로 자유파 지식인들이 소멸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여론을 주도해 왔다. 

이들은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에 의해 동원된 홍위병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이들은 주 공격 대상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이고,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자란 세대인 만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SNS에 적극적이고 능숙하다.

이들은 중화사상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의 2030세대와 온라인이나 게임으로 의견이 서로 부딪치며 우리나라의 2030세대가 특별히 샤오펀홍으로 인하여 반중 감정이 높다.   

미 워싱턴 DC에 있는 퓨리서치센터가 중국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favorable)인가 부정적(unfavorable)인가, 아니면 중립적(neutral)인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림 2>와 <그림 3>은 퓨리서치센터의 2019년과 2020년 여론조사 결과이다. 더 많은 나라들이 조사되었으나 부정적 의견이 강한 상위 14개 국가만 리스트했다. 

대한민국을 보면 2019년 중국에 대해서 63%가 부정적으로 답했으나 1년이 지난 2020년에는 75%로 급속히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BBC 조사에 의하면 오래 전인 2002년에는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단지 34% 정도였으나 2008년에는 52%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 후 서서히 악화되기 시작하다가 2019년에는 63%를 기록하고, 2020년 들어서면서 급속히 75%로 나빠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동북공정, 사드, 홍콩 시위, 탈북민 인권, 김치 예속화, 코로나 진원지 문제 등이 겹쳐지면서 악화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반중 감정이 제일 높은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일본은 2019년, 2020년 거의 동일하게 85%, 86% 수준이다. 2위는 스웨덴으로 2019년에는 70%였으나 2020년에는 85%로 급상승했다. 미국은 2019년 60%에서 2020년에는 73%로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반중 감정이 강한 나라들은 일본, 미국, 대한민국, 캐나다, 호주와 유럽국가들(스웨덴, 체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영국,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이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과 가까운 나라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2>의 2019년 14개국의 부정적 비율은 평균 62.2%이나, <그림 3>의 2020년 14개국의 부정적 비율은 평균 73.7%로, 1년 사이에 11.5%나 급등하고 있다.   

앞의 그림들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높은 나라들을 리스트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 높고 부정적인 반응이 낮은 나라들도 있다. 2019년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부정적인 평가가 낮은 나라(반대로 긍정적인 평가가 높은 나라)들이 상당수 있다. 

이 국가들의 부정적인 비율을 순서대로 열거하면 우크라이나(14%), 튀니지(16%), 나이지리아(17%), 러시아(18%), 불가리아(20%), 레바논(22%), 멕시코(22%), 아르헨티나(24%), 이스라엘(25%), 케냐(25%), 브라질(27%), 그리스(32%), 리투아니아(33%), 폴란드(34%), 남아프리카공화국(35%), 인도네시아(36%), 항가리(37%) 등이다.

이 나라들을 분류해 보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수혜를 본 아프리카 국가들(튀니지,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55개의 국가가 있는데, 그 중 46개 국가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대부분 국가가 중국에 우호적이다.

다음으로 전통적으로 중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러시아와, 과거 러시아와 가까웠던 국가들(우쿠라이나, 불가리아, 리트아니아, 폴란드, 항가리)이다. 그리고 중국이 가까이 하려고 많은 투자를 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는 나라들(멕시코, 레바논, 인도네시아)도 중국에 우호적이다.   
              

인권 탄압과 배타적 태도가 반중 감정 원인    

중국은 인구가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이다. 2020년 11월 현재 중국의 인구는 14억1200만 명에 달하고, 한족이 91%, 나머지 9%가 소수민족이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달러 정도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인구가 많은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 비해 GDP가 높아 거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거대 노동력과 거대 소비시장이 중국의 경제력을 떠받치고 있다. 세계 190개국 중에서 무려 128개국이 중국을 제1교역국(한국 포함)으로 삼으면서 경제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경계하거나 혐오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1949년 건국 이래 지속되어 온 중국공산당의 일당 독재, 인권 유린, 자유와 민주주의 탄압,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중국 중심적 패권주의, 배타적 애국주의가 혐오의 근본 원인이라고 얘기하는 정치학자들이 많다.한마디로 중국은 다자주의가 아닌 자기중심적 안하무인의 일방주의 외교를 한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한국에 취한 일방주의는 우리의 주권 침해로 이어졌다. 호주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의 중국 기원 조사를 말하자 중국은 즉각 호주에 대한 강력한 무역보복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미얀마 군부세력을 철저하게 옹호하고 있다. 최근에 코로나 기원 조사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중국 실험실을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중국의 막무가내식 일방주의, 자유·인권·민주주의 탄압 등은 국제사회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혐오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의 일방주의는 중국을 날이 갈수록 배척 대상이 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경제적 측면에서 경쟁하는 나라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를 짓밟는 중국의 잔혹함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중 감정의 근본 이유들을 일당독재 사회주의 체제에 있는 중국 지도자들은 모를 수밖에 없으며 다른 나라에 대한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외교가 중국의 힘인 것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중국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미국과 세계적 리더십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국제적으로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의 극한 경쟁에서 중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중국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중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반중 감정이 완화되고 진정한 친구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고,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므로, 한국에서의 반중 감정의 완화는 두 나라의 미래를 향한 상호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반중 감정의 완화를 위해 중국이 스스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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