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최재형 캠프 상황실장 “최재형, 기성 정치인의 옷 벗을 것”
김영우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최재형 캠프 상황실장 “최재형, 기성 정치인의 옷 벗을 것”
  • 인터뷰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 승인 2021.09.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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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사진  권도한 미래한국 기자 

야권 대선 후보군 중 한때 윤석열 후보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했던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에 밀려 4명의 본경선 후보를 뽑는 10월초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 후보는 과연 대역전을 이뤄내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거나 혹은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해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최재형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우 상황실장을 <미래한국>이 만나 최 후보의 캠페인 전략과 캠프내 분위기, 최 후보에 대한 ‘뒷얘기’ 등을 들었다.

최재형 캠프의 1호 영입인사인 김 실장은 최 후보의 낮은 지지율과 관련 “초반 최 후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기성 정치인의 흉내를 냈던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최 후보의 투철한 애국심과 따뜻한 휴머니스트로서의 원칙주의적인 모습이 장점이 돼 지지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재형 후보 캠프를 총괄하고 계신데 어떤 인연을 통해 함께 하게 된 겁니까?  

최 후보님과 제가 평상시 인연은 없었어요. 작년 최 후보님이 국회에서 월성1호기 감사 관련 발언하는 것을 보고 내공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개된 입양 스토리도 인상 깊었고요. 대선 출마하실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막연하게 이런 분이라면 내가 도와드릴 기회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죠.

그러다 지난 3월 초 어떤 분이 자신이 최재형 감사원장의 유치원 동기인데 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해요. 대기업 대표이사도 지냈고 어느 대학 총동문회장에다 외국 생활도 오래 하신 기업인이었어요.

약속 장소에 갔더니 감사원장님과 다른 한 분이 있더군요. 그때 최 원장님을 처음 봤어요.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이 참 좋더라고요.

우리같이 정치하는 사람들 90%는 대개 혼자 자기 이야기 하잖아요. 나머지 10% 얘기할 때도 그 5%는 남 욕하거든요. 하하하. 그런데 최 원장님은 세상에 대해 특히 우리나라 살림살이 문제, 청년들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국가 재정 건전성이 형편없고 연금문제의 심각성, 특히 청년들이 그 빚을 다 떠안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걱정이라는 거예요.

청년들이 결혼 안 하고 애도 안 낳는 세상을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놨다, 청년들의 꿈이 사라졌다는 말씀을 하는데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러다 최 원장님 아버님이 7월 8일 돌아가셨고 정의화 전 국회의장님과 함께 상가에 갔는데 그게 두 번째 만남이죠.

며칠 후 ‘마음을 굳히셨다’고 해서 캠프에 참여하게 된 거죠. 그게 7월 11일입니다.   

- 최초 멤버로 최재형 캠프를 시작하신 거군요. 

영입 1호라고 했습니다. 타이틀도 없었고 ‘상황실장’ 직함도 제가 만든 거예요.

‘캠프를 좀 맡아주십시오’라고 했을 때 ‘캠프가 어디에 있습니까?’ 물었더니 없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처음 모임이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최 원장님 친구분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더라고요. 전부 경기고 서울법대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 동창 한 여섯 일곱 분이 모여 입당을 해야 하느냐, 마느냐 등을 갖고 엄청나게 갑론을박을 하는 겁니다.

정치인은 나 혼자였어요. 제가 다 듣고 나서 입당은 당연히 빨리 해야 한다고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런 논의는 열이면 열 생각이 모두 다를 수 있으니 우리가 충분히 토론해볼 수 있지만, 결국은 고독한 결단은 원장님이 해야 한다, 그리고 단호한 결단이 내려지면 우리는 또 다 따라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정치권에서는 사실 60점이 100점이다, 100점짜리 답안을 찾으려 한다면 서로 싸움만 한다고 말씀 드렸는데 제 의견이 받아들여졌어요. 그때는 입당하지 말자는 게 훨씬 다수였죠. 

최 후보와 두번째 만남 “캠프를 맡아 달라”

- 입당 이후 예상처럼 지지율이 오르거나 윤·최 양강구도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입당 후 실제 제 예상대로 7월 15일 입당 후 지지율이 8% 넘으면서 보름 정도 잘 갔다가 8월 4일 출마 선언을 했는데, 그때 조금 삐끗했죠.

기자들 질의응답에서 최 원장님은 솔직하게 답하고 진짜 자신이 모르는 것은 대답을 안 하고 자신이 부족하다, 더 공부하겠다고 말씀하시고요. 그러다보니 준비가 안 됐다고 역공을 좀 받았습니다. 

- 기자회견 준비가 제대로 안 됐던 건가요? 아니면 모르는 건 솔직히 모르겠다고 하자는 전략이 있었던 건가요? 

예상 질문이 아닌 게 좀 나왔었죠. 최 후보 특징이 절대 둘러대지를 않는다는 거예요.

본인이 확실히 알아야 안다고 얘기하고, 절반쯤 알고 있거나 60% 알고 있는 질문이 딱 던져지면 고민합니다. 이게 판사 스타일이에요. 판사들은 보통 여러 가지 팩트와 주장들 이런 것을 다 취합해서 판결하려고 기승전결을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분이 두뇌가 기승전결형이에요. 하지만 정치인들은 대부분 잘 둘러대고 몰라도 다 아는 것처럼 얘기를 한단 말이죠. 이분은 그런 태도를 굉장히 무책임하게 봅니다. 그런 점에서 죄의식이 있는 거죠. 

- 입당 후 지지율이 반짝 올라갔지만 그 이후 정체돼 있거나 지금은 계속 빠지는 추세인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윤 총장이 입당한 뒤로는 아무래도 현재 지지율이 높은 쪽으로 의원들도 약간 쏠림 현상이 있었죠. 홍준표 후보의 경우 20대 남성들과 또 호남에서 지지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는 홍 후보가 바람을 탄 것도 있지만 상당한 역선택이 숨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의 갈등이 언론에서 많이 부각되면서 최재형 후보가 사라진 측면이 있어요. 또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후보 간의 뉴스들이 많이 등장했어요. 우리 캠프가 상당 기간 점잖았습니다.

싸움에 별로 뛰어들지도 않다 보니 언론에서 상당히 사라진 측면이 있어요. 우리만의 이슈를 제기하는 이슈 메이커로서 역할도 부족했고요. 

- 현재 추세가 계속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이를 역전시킬 비장의 카드가 있습니까? 

비장의 카드가 있다기보다 결국 국민과 당원들이 불안하지 않은 후보, 부끄럽지 않은 후보를 찾게 될 거라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런 후보 쪽으로 시선이 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저희가 확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가 어떤 이미지로 완전히 굳어지지 않았고 경선 초반이기 때문이에요. 최 후보는 병역 명문가 출신으로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가진 분이고 휴머니스트로서 따뜻한 원칙주의자라는 점을 잘 살려가야겠죠. 

- 최재형 후보의 대표적 정책이라고 할 만한 게 보이지 않습니다. 

발표는 벌써 여러 번 했습니다. 물론 이번 선거는 정책과 비전이 중요합니다만 이번 대선은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놓느냐 아니냐의 싸움이에요.

누구도 한 방에 대한민국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만들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구석구석 무너뜨린 법치, 대통령의 직권남용, 망가진 헌법적 가치의 문제를 돌려놓을 사람이 최 후보라고 믿습니다.

또 말로는 ‘사람이 먼저다’ 하면서도 사람의 입을 막는 언론중재법을 만들고 노동 현장은 규제로 틀어막아 놓고 코로나 상황에서 방역 시스템도 엉망이잖아요. 이런 비정상 국가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죠.

최 후보의 정치적 출발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가 지금 억눌리고 기업도 기업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노동자들도 마음껏 일할 자유도 없습니다.

지금은 마음껏 공부할 자유도 없고 집을 사고팔 수도 없는 상황 아닙니까? 대외적으로는 북한과 중국에 끌려다니고 한일관계도 완전히 과거 지향적입니다.

무엇이든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게 없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정상화해 대한민국을 리셋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기존 기성 정치권에만 맡겨 놓으면 이런 구태 정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습니다. 정권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대한민국이에요.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로는 가장 중요한 국민통합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봅니다.

- 한때 최 후보가 대통령 임기를 조정해 개헌을 들고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파격적인 주장이고 최 후보만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분의 철학과 반대됩니다. 최 후보는 파격적인 것을 싫어하세요. 그런 주장이야말로 포퓰리즘이라는 것이죠. 최 후보는 정치적 유불리보다는 어느 게 정상적인 길이냐를 먼저 생각하는 분입니다.

최재형 후보(좌)와 김영우 캠프 상황실장(우)
최재형 후보(좌)와 김영우 캠프 상황실장(우)

“역전의 무기는 휴머니스트 원칙주의자 면모”   

- 개헌안에 대한 내부적 논의가 없었던 건가요?  

있었죠. 하지만 뜻이 분명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개헌에 대해서는 한 번 꼭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세요.

어떤 내용인지 물었더니, “우리 헌법을 제대로 지켜본 적이나 있습니까?” 그러시더라고요.

87년 헌법은 당시에 굉장한 산통을 겪고 여야가 합의해서 만든 헌법인데 제대로 지킨 적이 한 번도 없다, 지금까지 대통령들이 국무위원들한테 제대로 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았다는 거예요. 국무회의에서 자유로운 회의를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도 써준 내용 읽고, 또 때가 되면 대통령이 낙하산 인사하고요. 전부 그렇다는 것이죠.

사실 헌법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금지하고 있는데, 대통령들이 제왕적으로 권력을 남용해 왔다는 겁니다. 본인은 일단 대통령이 되면 헌법을 지켜보겠다 준수해보겠다는 뜻인 거죠.

그래도 문제가 있으면 바꿔야겠지만 저희가 볼 때 지금까지 헌법을 제대로 지킨 대통령은 없었다, 그게 대한민국 대통령 전임자들의 불행의 씨앗이었다, 그리고 개헌은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 최 후보가 감사원장을 중간에 그만두고 나오신 명분은 정권교체였습니다. 그런데 꼭 본인이 주인공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사실은 그게 타 후보와 다른 부분입니다. 물론 우리도 후보니까, 우리가 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분이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정권교체가 우선이에요. 정권교체 이후에도 또 정치 보복하고 자기 사람만 심고 하면서 대한민국이 또 엉망이 된다면 무엇 때문에 정권교체를 하느냐는 것이죠.

올바른 정권교체가 아니면 그냥 여에서 야만 바뀌는 것일 뿐이에요. 최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말씀 하셨어요. 그리고 책임총리 하겠다는 것도요. 진짜 말로만이 아니라.

- 그것을 최 후보만이 할 수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이를테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후보가 한다면 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요? 

최 후보의 논리는 이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망쳤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 대통령보다 훨씬 더 심하게 망칠 것 같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안타깝지만 이 후보를 이기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겁니다.

윤 후보가 보수 전체를 통합하기 힘드니까 본선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죠. 윤 후보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나 또 적폐 수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국민통합을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그래서 최재형이 낫다는 거예요. 

- 그런데 과거 탄핵에 반대했던 정통보수층에서도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윤 후보가 탄핵으로 인해 국민통합을 못할 거라는 분석이 잘 안맞는 게 아닌가요? 

그 부분은 저도 놀랍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윤석열 후보가 추미애, 조국과 싸우니까 ‘문 정권과 싸운 저런 사람이라면 우리의 한을 풀어줄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심리가 많이 작동했고 그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도 윤 후보가 오랜 기간 싸웠고요.

하지만 정권교체 이후의 대한민국은 결국 정치적인 불행을 끝내야 하는 겁니다. 최 후보는 정치 보복은 하지 말아야 하지만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월성1호기 중단에 대통령 책임이 있다면 책임지는 게 맞는다는 것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 상황실장님은 이명박 전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도 가장 초창기 멤버셨지요. 그때 경험과 비교했을 때 지금 최재형 캠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이명박 대통령 때는 준비 기간이 길었습니다. 2007년 12월이 대선인데 2004년 1월부터 제가 합류했으니까 4년 정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짧은 기간 안에 출마 선언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분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야겠다, 자꾸 기성복 입히지 말고 기존의 정치인 흉내 내지 말자는 생각이에요.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던 게 최재형의 어떤 본질을 제대로 못 보여드렸다는 거예요. 기간이 짧다 보니 너무 기성 정치인이 하듯 해온 것 같습니다.

메시지도 지역 일정도 좀 더 기획해서 실행했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기성 정치인 흉내가 된 경향이 있어요. 그것은 실책이라고 보고 수정해야겠죠.

초기에는 들어가니까 저밖에 없었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있어 제 생각이 많이 반영됐는데 갑자기 캠프가 커지다 보니 의사결정 구조에 혼선 내지는 복잡함이 생겼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아무래도 내부적으로 그런 어려움도 있었어요. 

- 최 후보가 인간적인 장점이 많지만 험악한 정치판에서 그게 과연 통할까 라는 근본적 질문이 있을 것 같습니다. 

꼭 그렇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고 봅니다. 정치는 악한 사람들이 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되고요. 기존의 인식처럼 “저 사람 정치적이야, 저 사람 정치 잘하겠네?”라고 한다면 이게 칭찬일까요, 욕일까요?

저는 욕이라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정치적이다, 정치 잘하겠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은 반대로 믿기 어려운 사람, 말만 잘하는 사람, 권력의지가 강한 사람일 거예요.

물론 그렇습니다만, 이제는 부끄럽지 않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범생으로 열심히 살았다는 게 오히려 강함이에요.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올바르게 살아왔으니 저 사람은 정치가 안 맞을 것이라는 편견을 이제 없애야겠죠. 

“중도 사퇴론은 엄청난 오보” 

- 캠프가 꾸려진 후 약 두 달 동안 말씀하신 대로 실책도 있었고 지지부진하면서 최 후보의 중도 사퇴론까지 나왔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엄청난 오보입니다. 사퇴 얘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그것 때문에 우리가 서울시경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의뢰를 했습니다. 도대체 그런 루머를 누가 지어냈는지 황당합니다.  

- 현재 경쟁구도를 보면 윤석열-최재형-원희룡 대 홍준표-유승민 후보간 라인업이 된 듯한 구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힘을 합칠 가능성이 있습니까? 

어렵습니다. 두 사람 다 외부에 있다가 안으로 들어와 정치를 처음 시작한 그런 관계지만 지금은 경쟁관계이죠.

후보들간 구도는 굳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사안에 따라 달라지겠죠. 최 후보는 12명 중 엄연한 대선 후보고 비록 초반보다 현재 지지율이 좀 빠진 상태이지만 정권교체는 곧 경쟁을 통해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 경쟁 와중에 있고 최 후보가 누구를 지금 업고 달릴 수도 없고 업혀 달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또 지금은 그래서도 안 되고요.

다만 나중에 결선투표제 같은 것은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선거 룰과 관련된 것이라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지금은 앞을 보고 달려갈 때예요. 

- 홍준표 후보와는 상극이 아닌가 싶은데요, 윤 후보와 최 후보 모두를 배신자 프레임으로 눌러버렸잖습니까?

배신자 프레임이란 것 굉장히 웃깁니다. 홍준표 후보가 정권교체라고 하면서 또 민주당 출신에게 국무총리를 맡길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그것도 좀 웃기고요.

국회가 범여권이 180석인데 만약 민주당 출신 국무총리까지 한다면 그것은 정권교체가 아니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략이라고 봅니다.

아마 역선택 문제도 있고 중도 확장을 위한 급한 마음에 홍 후보가 그런 얘기까지 하는지 몰라도 과연 그게 정권교체일까, 그 주장은 여야의 어떤 합의하고도 좀 다른 문제예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지금 우리 정치는 전반적으로 갈 곳을 잃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우리 당도 지난 4·7 재보궐 선거 승리 이후 상당히 자만이 빠졌다, 자아도취를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과 지지를 보내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는 했는데 그 분위기가 계속될 것처럼 우리가 너무 경솔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 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잘못하면 대선에서 큰 표 차로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결선투표제를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 그냥 경선으로 1등 2등 3등 4등이 나오면 굉장히 분열된 상태에서 본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역선택 문제도 있고 네거티브도 점점 심해질 텐데 그런 분열된 상태에서 1명을 뽑게 되면 어렵습니다. 게다가 안철수 대표 이런 사람들도 밖에 그대로 있는 상태이고요. 이렇게 되면 최악이에요. 2017년 대선하고 비슷하게 되는 거죠.

- 결선투표제는 지금의 룰과 완전히 다릅니다. 그게 지금 가능할까요? 

우리는 민주당이 하는 것을 잘 봐야 합니다. 민주당은 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당규에 못 박아놨을까, 그리고 거기에 따른 경선을 할까? 왜 민주당은 결선투표제를 실시할까?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는 데 있어 우리보다 훨씬 전문가입니다. 훨씬 더 민감하고 학습 효과도 많고요.

그러나 우리는 너무 안이해요. 그러면 무난하게 지는 거죠. 보수는 상당히 오랫동안 집권당이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집권 세력이었기 때문에 선거의 뜨거운 맛, 경선의 뜨거운 맛을 잘 모릅니다.

민주당은 야당 생활 오래 하면서 자기들끼리 역선택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요.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문제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에요. 민주당은 이미 역선택의 문제를 스스로 체득했기 때문에 아예 역선택 방지 조항을 당규에 박아놨습니다. 

- 그렇다면 역선택 조항 부분을 당에 맡겨 놓을 게 아니라 좀 더 확실하게 입장을 전달했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우리 후보는 역선택에 대해 캠프에서 더 이상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오늘 아침에 말씀하셨어요. 우리 후보님의 철학이 현실정치 메커니즘하고 좀 안 맞는 게 있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정권교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소위 비정치적인 게 현실정치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대선을 기회로 계속 3류, 4류 정치하지 말고 국민 수준에 맞는 믿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지도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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