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이제는 투명성이다” 기부금 감시자 ‘한국가이드스타’
[포커스] “이제는 투명성이다” 기부금 감시자 ‘한국가이드스타’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10.07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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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후원금 유용과 엉터리 사단법인 ‘새희망씨앗’ 사건, 고(故) 장자연 씨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를 자처했던 윤지오의 사기 의혹 등 기부금을 엉뚱한 곳에 써버린 사건이 잇따르며 일부 시민단체의 기부금 오·남용 논란을 계기로 공익법인의 투명하고 올바른 공시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가이드스타(이사장 최중경)는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결산서류를 기부활성화 목적으로 제공받아 다차원 분석할 수 있는 비영리DB분석 솔루션을 운영 중인 최초이자 유일한 공익법인이다

. 지배구조의 투명성 및 책무성 검증 항목이 부족한 우리나라 국세청 결산서류 양식을 보완하고 공익법인 평가지표를 고도화하고자 미국 사례 및 국내외 공익법인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지난 해 하반기에 GSK4.0 평가지표를 개발했다. 이 단체는 법인의 공시자료 등을 바탕으로 정량·정성평가를 한 후, 별점을 매겨 누구나 볼 수 있게 웹사이트에 공개한다.

굿네이버스·기아대책·어린이재단·굿네이버스인터내셔널·아이들과미래·바보의나눔 등 6개 공익법인은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한국가이드스타로부터 투명성과 책무성 등을 인정받아 5년 연속 종합평가 만점을 받은 공익법인이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국내 공익법인의 활동 투명성과 재무안전성 등을 평가·공개해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기부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파장을 낳았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회계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개인이나 기업이 낸 기부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감시할 수 있는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는 가이드스타 이 같은 역할에 대한 관심을 새삼 환기시켰다.
가이드스타는 의혹을 해소하고, 한국사회의 기부문화를 확산·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공익법인 활동에 대한 평가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는 “지난 해 공시기준 우리나라 1만514개 공익법인의 기부금 수입은 8조6582억 원, 이 역시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조3000억 원 가량 증가했다”며 “모든 기부자들은 자신들이 낸 기부금이 좋은 곳에 쓰였을 것이라고 믿지만 그 기부금 중 10% 정도만 투명성 검증을 받고 있고 기부금을 쓰는 비영리 공익법인 10곳 중 6곳은 독립된 회계감사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기부자들이 나서야 한다. 기부시장이 점점 커져가는 만큼 투명성과 책무성에 대해서는 시장 참여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 캡쳐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 캡쳐

기부문화 활성화는 회계 투명성이 전제돼야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해당 사업연도 수입금액이 50억 원 이상 또는 기부금 모금액이 20억 원 이상인 공익법인은 의무적으로 매년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그 결과를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무외부감사 전문을 공시하지 않는 기관들이 많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지난 4월 2020년 국세청 결산서류를 토대로 공익법인 1만514곳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이 단체는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최종 평가 대상으로 599개를 선정했고 이들 법인에 평가 참여를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599개 단체 가운데 추가 자료 제출에 응한 공익법인은 44곳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가이드스타가 평가 대상으로 꼽은 공익법인 중 7%에 불과한 수치.

한국가이드스타는 기부문화가 위축되지 않으려면 기부단체들은 기부자와의 소통을 통해 기관의 수입 및 지출 내역, 사업성과 등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기부선진국들은 이러한 제도를 일찍부터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성격의 공익법인을 관리·감독하는 미 국세청(IRS) 내 담당부서가 있고, 영국은 자선단체들의 등록·규제 업무를 수행하는 채리티 커미션(자선위원회. Charity Commission)’을 운영한다.

호주는 이들을 관리하는 독립 국가규제기관인 자선비영리기관위원회(ACNC)를 설치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다양한 비영리 통계자료를 비영리 이해관계자와 기부자에게 제공해 정책 개선 및 비영리 통계분석 분야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목표로 활동 중이다. 한편 가이드스타는 1994년 미국에서 버즈 슈밋에 의해 설립됐다. 한국에서는 2006년 송자 전 연세대 총장과 박태규 연세대 교수 등이 주도해 시민사회정보 시스템 도입을 위한 집행위원회를 구성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2007년 3월 가이드스타한국 재단 창립총회를 열었고, 2008년 2월 기획재정부에서 재단 설립 인가를 받았다.

2013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공익법인의 결산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최초의 공익법인으로 지정됐다. 2019년 4월 기획재정부 주관의 공익법인 투명성 강화 정책 태스크포스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공익법인의 성장과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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