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 제국주의 때도 없던 자국민 착취”
“대장동 사건 제국주의 때도 없던 자국민 착취”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11.05 11: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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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게이트가 대선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검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장동 특혜 개발의혹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인 ‘대장동 부패수익 국민환수단 · 부동산 비리 국민특검’이 10월 28일 출범했다.

전직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는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한 특검 도입 및 검경의 철저한 수사 활동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영역에서 가능한 수사·조사·분석 및 검증을 통해 대장동·위례·백현 지구 등 부동산 비리의 진상을 규명·공개하는 활동도 해나갈 방침이다.

단체는 또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검·경에 제공하는 등 바람직한 수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공익제보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한국>은 국민환수단 실무단장을 맡고 있는 이호선 변호사(국민환수단 실무단장·국민대 법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대장동 부패수익 국민환수단(환수단)’을 맡고 계신데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습니까?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사건이 터졌을 때 성남시민들 중 제가 아는 어떤 분이 ‘이 사건은 도저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없다, 법적으로 문제 없느냐’고 하더군요. 제가 살펴보니 성남시민들을 원고로 해서 당사자가 되면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았습니다.

9월 20일 일단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받아간 배당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그후 공정위에도 대장동 개발 관련 화천대유가 헐값으로 수의계약 해 차익을 남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사건이 성남 시민만의 문제가 아닌 범국민적 차원의 문제가 되어 여러 시민단체와 시민운동가들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환수단 상임대표를 장기표 선생과 이재원 변호사(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가 맡아주셨고, 전직 국회의원 몇 분을 포함, 시민들이 모였고 앞으로 국민적인 운동으로 활동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성남시민들은 9월 20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화천대유에 거액의 배당을 결의한 시행사 ‘성남의뜰’을 상대로 ‘배당결의 무효확인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장동 개발이익을 화천대유 등 특정 사업자에게 집중적으로 배당한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성남의뜰은 지난 3년간 전체 주주에게 5903억 원을 배당했다. 이중 68%(4040억 원)가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에 돌아갔다. 이들이 가진 성남의뜰 지분은 화천대유 1%, 천화동인 1~7호 6%다.

반면 우선주 51%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 원만 배당받았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한 이 변호사는 “7%의 지분을 가진 보통주가 51%의 지분을 가진 우선주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화천대유 등은 보통주가 아닌 특권주”라고 지적했다.

- 지금까지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일단 성남의뜰을 상대로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배당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0월 7일 송달된 것으로 확인했는데, 아직 저쪽에서 답변서는 제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7개 회사는 해산돼야 한다는 법인회사 해산명령 신청을 했습니다.

- 소송제기의 근거가 있습니까?

원래 회사 설립은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준칙주의라고 하는데요, 그 준칙주의를 악용해 회사설립 목적이 불법이라든가 임원들이 어떤 불법행위를 해서 그 회사를 어떤 제도에 의해 사회적으로 지켜줄 가치가 없다고 판단이 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하거나 또 이해관계인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해산 명령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 해산 명령을 저희가 신청한 것이죠. 그 화천대유나 천화동인 설립 배경이나 동기, 그후 운영 과정을 보면 일종의 부정한 수익을 나누기 위한 통로 수단로 이용되었고, 회사의 껍데기를 표방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희 판단입니다.

정상적인 회사 운영을 하려고 만든 주식회사가 아니라는 것이죠.

화천대유·천화동인은 부정한 수익 나누기 위한 통로 역할

- 공익소송을 맡아 진행하시면서 만나본 성남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소송에 참여하신 분들 중 한 분은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고 다른 분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모릅니다만, 시민들은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냐, 말이 되는 일이냐고 다들 분노하고 있죠.

-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를 그만둔 후에도 대장동 개발 의혹 언론 보도가 터져 나올 때마다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가 과연 개입했는지 문제도 결국 돈이 어디까지 흘러갔는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지금 검찰에는 사실 기대할 수 없습니다. 특검 등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져야 할 사안이고요. 일단 이를 떠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을 자신의 치적으로 정치적 공적으로 활용을 했잖습니까?

그런 점에서는 금전적 이득은 아니라 할지라도 정치적 이익은 충분히 취했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미필적으로, 아마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여지가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배임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인식 정도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정관에 의하면 중요한 사항은 전부 성남시에 보고하도록 돼 있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관한 조례에도 시장이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보고를 요구하고 감독할 수 있는 보고 요구권, 감독권 이것을 다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내용들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그런 일을 일체 안 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 자체가 직무유기인 거죠. 또 그러한 태도를 갖고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런 사람이 만약 대통령이 되어 법으로 정해진 대통령의 직무도 제대로 안 하고 나중에 자랑할 기회가 있으면 정치적 치적으로 자랑하거나 아니면 불리한 게 있을 때 전부 아래 사람이 한 것이고 나는 모른다, 관여한 바 없다고 한다면 무책임의 극치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할 때 이 전 지사의 이런 행태가 중요한 하나의 기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이재명 지사는 고양이가 생선을 물어갔다고 비난하지만, 애초부터 고양이가 들어올 수 있는 방을 만들어 주고, 잠금장치를 없앤 설계를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지요. 고양이가 있다고 생선을 다 물어가나요?

어떻게 보면 고양이가 물어가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 만큼 불량 설계를 한 겁니다. 설계의 원죄가 없다면 고양이가 아무리 많아도 생선을 못 물어가겠지요.

10월 28일 출범한 ‘대장동 부패수익 국민환수단‧부동산 비리 국민특검’
10월 28일 출범한 ‘대장동 부패수익 국민환수단‧부동산 비리 국민특검’

-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수사가 미진하니 특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특검으로 가야만 하는 사건인데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으니 특검에 반대하면 할 수 없죠. 당위론으로 보면 특검 가야 하는 것이 맞고 그래야만 어느 정도 진상 규명에 가까이 갈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으니까요.

이재명 후보가 스스로 정말 책임 있는 정치인이고 깨끗하다고 한다면 본인이 나서서 민주당을 설득해야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겠지요.

- 그런 상황에서 특검을 관철시키려면 시민들의 목소리가 좀 더 커져야 될 텐데요. 대장동 부패수익 국민환수단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십니까?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해서 저희가 10월 28일 목요일 정식보고대회 겸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할 겁니다.

그다음 현재 우리가 제기해놓은 배당결의 무효확인 소송과 회사 해산 명령 신청 사건, 관련해서 공정위에 촉구한 것 등에 대해 국민들이 계속 관심을 갖도록 환기시키는 노력과 사법부나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행정당국에서 적극적으로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의 소리를 전달할 겁니다.

또 검찰 수사가 일부러 증거들을 놓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부실하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지적하고 수사해야 할 부분들을 저희가 지적할 생각입니다. 또 아직 수사 선상에 올라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금 언론이 김만배 등 일부 사람들 위주로 보도하고 있는데, 실은 어떤 면에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연결고리들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수사를 촉구할 겁니다.

- 특히 어떤 부분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유동규, 남욱 이런 사람들 언급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통로의 연결고리는 사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겁니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설립을 들여다봐야 되는 것이죠. 화천대유 대표이사를 한 이성문 씨가 곽상도 의원 아들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대표를 맡고 있었어요.

이 사람은 관계사인 천화동인 7개사 대표이사도 다 같이 하고 있다가 남욱 등 이런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명의 변경을 해줬는데 이 부분을 수사해야 하고요, 또 설립 등기에 관여했던 법무사가 있을 겁니다.

거기를 조사해야만 배임 혐의를 제대로 밝혀낼 수 있어요. 그런데 언론이 이 점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고 검찰도 알면서 그러는지 모르면서 그러는지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일체 얘기가 없습니다.

부패천국으로 가느냐 아니냐는 대장동 게이트 진상규명에 달려

- 개인적으로 짐작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검찰은 일부러 문제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어요? 뭔가를 겁내고 있다고 보입니다. 자기들이 수사를 진행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튀어나와 감당하지 못할까봐 주저하는 게 아닌가, 저는 이렇게 느껴집니다.

- 국민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사건에 대해 이재명 지사의 관련자들 소수 몇몇이 독식했다, 수천억 원을 해 먹었다 정도로 간단하게 알고 있는 수준입니다. 변호사님은 총체적으로 이 사건을 어떻게 규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사건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완전히 부패천국으로 변할지 안 할지, 권력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것을 아주 노골화할 수 있을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겁니다. 이재명 후보가 전에 뭐라고 그랬습니까?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 개발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그랬잖아요. 이것은 국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죠. 권력 주변에 기생하면서 인·허가권을 갖고 돈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힌 겁니다. 국민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대장동 개발뿐 아니라 지금 백현동 개발이나 위례지구, 평택 등 경기도 또 다른 곳에서의 개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장동 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총체적으로 사실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것은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제대로 정리 못하면 대한민국에서 공정, 청렴, 윤리와 도덕성은 완전히 사라지는 후진국이 되고 말 겁니다.

우리가 민주주의 데모크라시(democracy)를 빗대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관료와 정치인 등의 지배 계급이 국민의 자금을 횡령하고 개인의 부와 권력을 늘리고 부패한 정치 체제를 나타내는 말)라고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도덕정치가 도둑정치가 되는 것이죠. 대한민국이 데모크라시가 아니라 클렙토크라시로 가느냐는 대장동 사건의 진상 규명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이 사건에서 놀라운 면이 보통 일반 국민들은 공공개발(公共開發)하면 뭔가 정의롭고 불평부당하고 공정한 개발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지금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공공의 이름으로 민간이 엄청난 수익을 가로챈 사건이거든요. 예를 들어 인·허가권을 쥐고 흔들어 소수가 먹을 돈을 만든 겁니다.

언론에서도 정확하게 용어를 써야 합니다. 이게 공공이 아니죠. 민관합작이라고도 하는데 합작(이라고 호칭하는 것)도 (실제와 다르게) 좋은 말 같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반공 반민입니다. 옛날 유럽 제국주의 시대에 동인도회사를 만들어 무역하면서 국왕이 자기가 갖고 있는 칙령을 발휘해 어떤 식민지에 가서 할 수 있다는 권한을 줍니다.

국왕 입장에서는 그게 일종의 투자이죠. 국가가 갖고 있는 권력을 민간에 투자하면 그 권한으로 사람들이 식민지에 가서 개척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왕실과 나눕니다. 아주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권력으로 출자하고 돈으로 출자해 소수가 이익을 가져가는 행태인데, 말하자면 그런 방식이 지금 다시 등장한 꼴입니다.

그나마 과거 제국주의 시대 국왕은 특허장을 갖고 출자해 공개적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이것은 완전히 비공개적으로 음성적으로 된 것이죠.

또 제국주의 시대 그 사람들은 식민지 사람들을 착취한 것이고 이번 대장동 사건의 경우는 자국민을 착취한 겁니다. 식민지를 착취한 것도 나쁜 짓이지만, 자국 국민을 속이고 빼앗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짓입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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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 2022-02-20 12:07:23
~대장동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국민의 짐이 모두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