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특정 진영 스피커 TBS, 예산 대폭 삭감
[이슈] 특정 진영 스피커 TBS, 예산 대폭 삭감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11.17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잦은 편파방송 시비에 휩싸인 교통방송 TBS의 출연금을 대폭 삭감했다.

TBS가 서울시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라디오본부 예산은 96.1%가 삭감된다. 라디오본부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소속돼 있다. 라디오본부 예산은 62억5574만 원에서 60억1076만 원이 줄어든 2억4498만 원이 됐다.

특히 프로그램 진행자 출연료가 포함된 ‘FM 방송제작 및 운영비’는 33억4636만 원에서 1억5292만 원으로 줄었다. 또한 TV본부는 97.1%, 보도본부는 99.2%, 전략기획실은 99.6%의 예산이 줄어든다.

서울시는 11월 1일 TBS 내년 출연금을 올해 375억 원에서 123억 원을 삭감한 252억 원으로 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TBS는 이미 독립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명실공히 독립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예산을 책정했다”고 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인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를 만들어 독립했지만, 재원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기대왔다. 서울시는 TBS에 예산은 지원하지만 인사나 프로그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단 이사장과 대표이사 등의 최종 임명권이 서울시장에게 있어 인사를 통해 간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박원순 시장 시절 TBS에 김어준 등 친여 성향의 인사들이 포진할 수 있는 것도 이런 구조적인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시인 2015년 TBS 대표이사로 임명된 정찬형 씨(13대 YTN 사장 역임)는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가 김재철 당시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할 때 간부로 참여했다. PD 출신인 그는 MBC 8대 노동조합위원장을 지냈다.

그가 2016년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다. TBS는 교통·생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정작 출근 시간대에 정치·시사 위주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내보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8~2020년 4기 방심위에서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법정제재를 6개 받았다. 모두 객관성 위반이다. 2018년 TBS 대표이사로 임명된 이강택 씨는 KBS 노동조합 편집국장,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취임 이듬해 주진우 씨가 진행하는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월∼금요일)와 가수 이은미 씨의 ‘이은미와 함께라면’(월∼금요일) 방송이 시작됐다.

지난해 3월에는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가 진행하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정준희의 해시태그’를 TBS TV에 편성했다. 정 교수는 잦은 편향성 시비에 걸렸던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고정 패널이었다.

올해 1월에는 재단 이사장에 이른바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유선영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자신의 임기가 3개월 남은 시점에 유 교수를 임기 3년의 이사장으로 임명해 “(서울시장이 공석인) 권력 공백기를 틈탄 전형적인 알박기(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2018년 TBS 대표이사로 임명된 이강택 시는 KBS 노동조합 편집국장,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TBS 대표이사로 임명된 이강택 씨는 KBS 노동조합 편집국장,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지냈다.

‘편파의 극치’ TBS가 일으킨 논란

TBS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구독자 확대 캠페인을 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기호를 연상케 하는 ‘일(1)합시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실은 올해 1월 뒤늦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파장이 크게 일었다.

당시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홍보 영상에는 친여(親與) 인사들이 줄줄이 나와 더불어민주당의 기호 ‘1번’이 연상되는 “일(1)합시다”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김어준·주진우·김규리·최일구·테이 등 TBS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나와 “일(1)해야돼 이젠” “일(1)하죠” “일(1)은 끝이 없다” 등을 말한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역사적 인물인 에디슨·프랭클린·링컨·테스형(소크라테스) 등의 사진이 등장해 그의 어록과 함께 “TBS가 일할 수 있게 당신이 1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올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TBS가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컸다.

TBS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동안 이른바 ‘내곡동 생태탕 식당’ 주인 일가와의 인터뷰를 전하며 계속해서 왜곡·편파 보도 논란에 휩싸였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선거 이틀 전인 4월 5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제보자 5명을 출연시켜 논란이 됐다. 방송은 오·박 후보나 국민의힘 측 반론 없이 약 90분 동안 이들의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내보냈다. 거의 융단폭격 수준이었다. 국민의힘은 “선전선동용 막장 방송”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뉴스공장에 대해 1월 1일부터 4월 5일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35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20건 등 총 55건의 심의를 신청했다. 대부분이 여당 측 인사에 유리한 내용만을 내보내 편파적이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 국정감사에서 “일부 공영방송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나친 정치 편향성, 선정성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한다”며 “서울시 입장에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나름대로 조만간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TBS 출연금 삭감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권 및 친여 단체들의 반발도 잇따랐다. 서울시가 삭감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하자 서울시의회의 해당 상임위원회 의원들은 ‘오세훈의 선전포고’ ‘보복성 예산편성’이라며 통과시켜주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TBS 출연금 삭감안’이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를 실제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필 사진. 노골적인 친여 성향 방송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필 사진. 노골적인 친여 성향 방송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TBS지부, TBS PD협회, 한국PD연합회 등에서도 ‘언론탄압’이라며 반발했다.

한국PD연합회는 TBS 출연금 삭감 배경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었다. PD연합회는 11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취임 초기부터 김어준의 출연료를 문제 삼으며 TBS에 대해 정치 공세를 펼쳐온 오 시장은 최근 김어준의 ‘이재명 지지 발언’에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반발하자 이를 빌미로 다시 TBS 탄압의 칼을 뽑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출연금 삭감이 TBS의 재정 자립을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이라며 보복성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정 자립에 가장 필요한 상업광고 허가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얻어내려면 출연금 삭감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윤종장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출연금을 조금씩 삭감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광고 허용의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며 “방통위에 강력한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일종의 충격요법임을 강조했다.

여론은 서울시의 TBS 예산 삭감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서울시민 세금 받아먹으면서 대놓고 편파방송 하는 TBS는 양심이 있으면 입닫고 있어라”, “내 세금으로 김어준 급여주기 싫다. tbs직원들도 좌파뉴스와 음모 조작하는 것들에게 왜 내가 벌어서 내가 낸 피 같은 세금이 쓰여야 하나 오세훈 시장 너무 잘하고 있다”,

“TBS 출연료는 민주당 당원들이 내야 한다”, “삭감은 당연한거고 교통방송을 권력의 하수인 방송으로 전락시킨 김어준을 퇴출 시켜야 한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TBS 출연료는 민주당 당원들이 내야 한다” 싸늘한 여론

진보진영 인사로 알려진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TBS 논란과 관련해 “이강택 대표는 과거 KBS에 있었을 때 진보 성향의 PD였고, 나도 오래전 그런 이들과 연대의식을 갖고 방송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제 그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특정 정파를 위한 편파방송을 지켜주며 시민의 보편적 상식을 유린하는 방송인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어준이 4·7보궐선거를 ‘생태탕 선거’로 얼룩지게 만드는 사태가 TBS에서 벌어졌고, 그것이 시민들의 심판을 받았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김어준 방송을 지켜준다”라며 “지난 시절 ‘진보’를 내걸었던 사람들이 자기들의 오만한 신념에 갇혀 어떻게 망가지는가를 지켜보게 되는 장면이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출연금 삭감에 대해 온갖 부당함의 얘기를 꺼내면서도 정작 김어준 방송을 그만두고 정파적 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는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 평론가는 “서울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니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위한 편파방송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 만한 상식적인 요구”라며 “상식과 몰상식을 가르는 데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차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도 반발한다고 한다”며 “고작 김어준에 기대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 내년에는 이런 시의원들도 대폭 삭감해야 할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