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중국의 대만 침공 딜레마
[심층분석] 중국의 대만 침공 딜레마
  • 고성혁 미래한국 군사전문 기자
  • 승인 2021.11.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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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2021년 8월 30일부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로써 2001년 9·11테러로 촉발된 미국의 대테러 전쟁은 막을 내렸다. 이제 미국의 군사적 관심은 온전히 서태평양, 아시아 특히 중국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중국의 팽창이 그 속도를 더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대만 점령 시나리오는 가상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10월 1~4일까지 무려 149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통과하면서 대만을 위협했다.

중국의 주력 전투기 젠-16 100대, 수호이(SU)-30 전투기 20대, 16대의 H-6 폭격기, 대잠초계기 7대와 조기경보기 6대가 투입되었다. 거의 완벽한 공격 대형이었다.

대만을 상정하여 상륙훈련하는 중국군./웨이보
대만을 상정하여 상륙훈련하는 중국군./웨이보

중국의 대규모 도발에 미국의 안보 우선순위에서 대만방위는 새로운 이슈가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를 급속히 강화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정책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아 중국 포위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이후 공식 석상에서 미국의 대만방위를 2차례나 분명히 밝혔다. 여기에 대만의 차이잉원 정부는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는 점을 들면서 시진핑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정면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서 대만과 통일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그 시기가 언제쯤 될까를 가늠하고 있다.

1953년생인 시진핑의 물리적 나이와 중국 정치시스템을 감안한다면 향후 6년간이 중국.대만 양안 간에 가장 군사적 긴장이 높은 시기로 분석한다.

대만해협 워게임 시뮬레이션에서 미국이 졌다는데

지난 7월 주요 외신과 국내 언론도 대만해협에서 미·중 워게임 시뮬레이션에서 미국이 참패했다는 소식을 중요기사로 전했다. 내용을 보면 현역 미 합참차장인 존 하이튼 미 공군대장은 지난 7월 워게임 쇼크에 “그들(중국)은 우리가 하기 전에 무엇을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는 ‘미군의 통신 네트워크 다운’과 ‘중국 초음속 미사일 위협’이 언급되었다. 워게임은 주어진 변수(환경) 하에 진행되는데 보통은 최악의 환경 하에 아군의 취약점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마치 민간 여객기 조종사가 주기적으로 최악을 가정한 비행시뮬레이션 테스트를 받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 미 합참차장의 말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은 워 게임에서 미군이 졌다는 것은 해킹에 따른 미군 네트워크가 다운이 된 상황에서 중국군의 초음속 미사일 공격에 미군이 제대로 대응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전에서 네트워크가 다운되면 아무리 좋은 첨단 무기도 무용지물이 된다. 워게임 결과를 반대로 해석하면 미군은 대만해협에서의 무력충돌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이면은 보지 못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선정적으로 ‘대만해협 워게임 미국 참패’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대만해협의 불안정을 지적했다. 중국군이 2024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을 일본 닛케이신문이 최근 11월 2일 보도했다.

오브라이언 전 안보보좌관은 닛케이신문과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4년 11월 미국 차기 대통령 선거 사이가 대만에 무력행사를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시기”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가 나오는 배경에는 중국군의 최근 군사훈련 수위가 상륙훈련을 목적으로 한 것이 자주 관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유사시 대만에 투입되는 중국 73집단군은 영상 하나를 올렸다.

푸젠성(福建省) 남부의 한 해역에서 해안기지를 점령하는 실전훈련 모습이었다. 이 영상을 본 홍콩 명보는 ‘중국의 대만 작전, 준비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중국군의 대만 상륙 가능성과 그 능력은 얼마나 될까? 과연 143km의 대만해협을 가로질러 중국군이 대만을 점령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을 군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우리의 해병대에 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육전대는 과거에는 6000명 수준으로 두 개의 여단으로 편재되어 있었다.

병력수로는 약 1만2000명에 불과해 한국 해병대 약 3만7000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육군 병력을 해군 육전대로 전환하면서 최대 10만 명까지 확충하고 있다. 중국군이 수세에서 공세로 변화한 것을 의미한다.

중국군 상륙훈련 영상을 보면 한국과 미군의 연합상륙훈련에 비해 매우 부실함을 엿볼 수 있다. 한미연합 상륙작전에는 상륙돌격장갑차로 상륙하는 데 비해 중국군은 소형 보트에 분승해서 해안에 올라가는 모습이다.

중국군이 공개한 상륙훈련 모습을 본 군사전문가들은 중국군이 대만에 군사공격을 가할 수는 있어도 상륙작전을 통한 무력 점령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동부전구 전력도 보면 3개 집단군과 해군함대, 2개 해병여단, 2개 공군기지, 1개 로켓군 기지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해군 전력이다.

항모과 대형 강습상륙함을 계속 건조하고 있지만 아직 2개의 상륙여단과 각종 군사 장비를 대만에 상륙시킬 수 있는 전력은 갖추지 못했다. 대규모 공군력과 미사일 전력으로 대만을 초토화 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상륙과 함께 대만을 점령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많다.

상륙작전과 점령은 또 다른 문제다. 상륙작전이 가능하려면 가장 먼저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해상과 공중을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이 대만해협과 공중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미 해군은 정기적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중국에 위력 과시를 하고 있다. 이제는 미 해군만이 아니라 일본 해상자위대, 영국해군, 호주해군, 독일해군, 캐나다 해군함정까지 미 해군과 함께 동남아 해상에서 중국에 맞서고 있다.

중국 해군 전력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연합전력을 감당할 수 없다. 또한 대만해협에서 대만군의 전력도 무시하지 못한다. 숫적으로 대만군은 중국군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군이 대만에 상륙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방어 전력은 확보하고 있다.

해상접근 거부전략(A2AD)의 일환으로 대만은 다량의 지대함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은 자체 개발한 슝펑-3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을 대만 중부지역 해안에 집중 배치했다. 그 외에도 2020년 미국으로부터 하푼 대함 미사일 400발 도입하기로 계약을 마쳤다.

중국이 대만 상륙을 위한 모든 전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즉각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제약이 따른다. 상륙작전이라는 것은 기습이 생명이다. 적이 예상하지 못한 시각과 장소에 대규모 기습이 상륙작전의 핵심이다. 인천상륙작전이 규모에 비해 군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완벽한 기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군이 대만에 기습상륙하기에는 대만이나 미국의 감시전력이 너무 강하다. 해상감시 레이더와 인공위성을 통한 감시에서 중국군의 대규모 상륙군이 미군과 대만군의 눈을 피해 기습작전을 펼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공개적으로 대만에 선전포고 후에 중·장거리 미사일과 폭격기와 전투기를 동원해 대만 주요 기지를 폭격한 다음 상륙작전을 펼친다면 모를까, 그것은 완전 전면전이다.

전면전 상황에서 상륙작전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수반한다. 또한 상륙한 후 지속해서 군수지원이 가능해야 한다. 대만해협을 중국이 완전히 장악해야 가능한 일인데 가까운 미래에도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미군과 그 동맹군들의 연합전력이 해상과 공중에서 중국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군과 달리 해·공군은 연합작전 능력과 실전경험이 중요한데 중국군은 해·공군 연합작전 실전 경험이 없다.

현재 중국군이 동남아 해상의 여러 섬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과거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할 뿐이다. 일본은 태평양의 자그마한 섬까지 병력을 주둔시켰다. 그러나 해상로가 미군에 의해 차단되자 섬에 주둔한 일본군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섬을 중시한 일본군과 항공모함과 공중전력을 중시한 미군과의 태평양전쟁은 미군의 승리로 끝났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동남아 해상의 중국군은 오히려 고립될 위험성이 크다. 중국의 해상로는 미군을 비롯한 연합전력에 의해 봉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딘가 허술한 중국군 상륙훈련 모습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도 국가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확보다. 미국이 중동에 공을 들이는 것도 중동의 석유 때문이었다.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한 이유도 미국의 대일 석유 수출금지에서 출발했다.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금지를 단행했다. 그 핵심은 원유였다. 당시 일본은 원유를 미국으로부터 80% 가까이 수입하고 있었다. 에너지 확보가 안 된 일본은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은 전국이 정전에 가까운 블랙아웃을 겪었다. 미국 편에 선 호주에 경제 압박을 가한다고 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제한하자 호주 역시 중국에 석탄 수출을 금지했다. 그 결과 중국의 석탄발전소가 셧다운 되고 말았다.

중국 내 석탄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했다. 원유 또한 마찬가지다. 중국의 원류 생산량은 2020년 기준 세계 6위다. 그러나 수입량은 세계 3위로 생산량의 2배를 수입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은 에너지 자급이 안 되는 나라다.

에너지뿐만 아니다. 중국은 식량도 자급되지 않는다. 트럼프와의 미·중 무역전쟁 당시 중국은 미국의 대두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중국은 콩을 자급할 수 없으므로 미국 대신 브라질에서 콩을 수입했다.

문제는 브라질이 중국에 수출한 콩 역시 미국산이라는 것이다. 브라질이 미국에서 수입하여 중국에 되판 것이다. 주요 식량 자원인 밀 역시 중국의 수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밀 생산국이다.

KOTRA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국 곡물 총생산량은 5억9000만 톤으로 이중 밀이 1억1500만 톤을 차지한다. 그러나 모자라는 것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동물 사료에 이용되는 옥수수 등도 수입에 의존한다.

중국이 패권국으로 성장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에너지와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에너지와 식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패권국이 될 수 없다. 과거 냉전시대 소련이 공산권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군사력 외에 에너지와 식량을 인근 공산권 국가에 저렴하게 공급할 수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그럴 능력이 되지 못한다. 이 점은 중국이 전쟁을 수행하는 데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대만의 위치 또한 중국의 약점이다. 섬이라는 지정학적 문제뿐만 아니라 대만은 세계 최대 비메모리 생산국이다. 대만 TSMC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서구세계 산업의 쌀이자 원유로 작용한다. 이러한 대만의 경제적 가치는 서방세계가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한다.

11월 4일 대만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동안 중국 때문에 고립된 대만을 위로하고 앞으로 선린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프랑스 출신 라파엘 글뤼크스만 유럽연합 대표단장은 “이번 방문은 유럽이 대만과 같은 편에 서서 자유, 법치, 인류 존엄을 수호하겠다는 매우 간단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서 대만 문제는 가급적 언급을 피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외교적 입지가 강해지는 대만은 중국에 또 다른 약점이 된다. 결국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자유민주세계를 침공하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

만약 대만 무력 침공이 실패한다면 지금의 중국 시진핑 독재 체제는 붕괴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이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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