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버스’ 가는 곳에 ‘대장동 버스’가 간다
‘이재명 버스’ 가는 곳에 ‘대장동 버스’가 간다
  • 인터뷰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2.02.1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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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인식 대장동버스 운영자

3월 9일 20대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여전히 ‘대장동게이트’ 이슈는 대선 정국의 핵심이다. 이러한 가운데 판교 대장동 비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단체가 마련한 일명 ‘대장동버스’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5일 서울광장에서 출정식까지 했다. 버스 외관에는 ‘인허가 결재권자 그분 구속하라’,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나라를 살리자’ 등의 문구가 눈에 띈다. 대장동버스를 운영하는 시민단체는 ‘자유민주국민운동’이다.

이 단체는 전국 곳곳을 누비며 대장동 부정·비리의 진상과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미래한국>은 대장동버스를 운영하는 최인식 자유민주국민운동 대표를 만나 이 버스가 나오게 된 계기와 시민들 반응에 관해 알아봤다.

대장동버스 내부에서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는 최인식 대표.
대장동버스 내부에서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는 최인식 대표.

- 대장동버스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단군 이래 최대 부정부패사건인 대장동게이트가 아직도 그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주범이 누구인지, 잡지도 못하고, 잡을 생각도 없는 것에 분노하고 있어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러 뜻있는 동지들과 함께 십시일반으로 모아 대장동 버스를 출범시키게 됐습니다.

국가 사법체계를 조롱하고 무너뜨리는 것에 가만있을 수 없었죠.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것만 종합해봐도 핵심이 소위 ‘그분’ 아니겠습니까?

대장동게이트는 간단하게 말하면 ‘인허가권’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 자기들끼리 나눠 가진 것입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부정부패를 밝히고 허탈한 국민의 마음을 달래려면 결국은 소위 ‘그분’을 준엄한 법적 심판을 받게 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입니다. 또 국민의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고 국민을 결속할 방법이 없겠는가 고민 끝에 나온 활동입니다.

부정부패를 밝혀 올바른 사회 만들려는 노력

- 집회를 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구태여 대장동버스로 이름 붙인 것도 이채로운데요.

코로나 시대에 집회는 오히려 역효과만 부릅니다. 집회는 한번 하면 그뿐인 경우가 많아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효과가 낮습니다. 대장동버스는 거리를 다녀 시민들에게 노출도 많이 돼 시각적 효과가 있어 가성비가 좋습니다.

집회와 달리 지속성도 있어요. 게다가 버스 안에서 유튜브 라방(라이브 방송)도 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이득이 있습니다.

- 대장동버스를 대장동에서만 볼 수 있는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국을 다 다닙니다. 이슈가 되는 곳,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매타버스’가 다니는 곳은 대장동버스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대선 후보마다 일정을 공개하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의 매타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파악하기는 쉽습니다.

- 전국을 커버하려면 버스 한 두 대로는 쉽지 않을 텐데요?

현재 운영 중인 것은 2대이고 3대는 추가 발주해 지금 래핑 작업 중입니다. 지금 확정된 것은 모두 5대예요. 신청을 받아 대장동버스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대장동버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전국 각처에서 생활권 중심으로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는 표상으로 운행하는 것입니다. 지역마다 대장동버스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이 버스가 선거와 관련이 있나요?

선거와 전혀 관련 없습니다. 대선은 3월 9일이면 끝나지만 대장동버스는 대선 이후에도 계속 운행할 예정입니다. 누가 이기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대장동 관련 부정부패 범죄자들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때까지 이어집니다.

대장동에 관련된 자는 여든 야든 모두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대장동버스의 목적입니다.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변호사의 자문을 구해 문구 하나하나 신경 써서 일하고 있습니다.

- 버스 5대를 운영하려면 비용이 상당할 텐데 어떻게 조달하는지요?

한 달에 기름값만 500만 원입니다. 부산을 한번 갔다 오려면 고속도로비 등 제반 비용을 합해 대략 40만 원 듭니다. 렌트비까지 합하면 꽤 많이 소요되는 것이죠. 이 버스를 기획하고 만든 단체는 자유민주국민운동입니다.

우리는 2013년 단체를 등록하고 국가 정체성 확립 등 자유민주이념 운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단군 이래 최대 최악의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인 대장동게이트를 보고 방향을 바꿨어요.

지방권력이 개입한 부정부패가 온 나라를 다 집어삼키는 것을 막기 위해 단체 임원들이 십시일반 비용을 갹출해 일단 출발부터 한 상태입니다. 회원 회비로 충당하고 일부 후원을 받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대장동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최인식 대표
대장동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최인식 대표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 매타버스보다 더 인기

-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항의하는 시민은 없는지요?

시민들이 놀라울 정도라 할 만큼 열광적으로 환영합니다. 대장동게이트 특검하자는 여론조사가 70% 정도 됩니다. 그만큼 시민들 역시 대장동게이트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대장동버스가 보이면 시민들은 ‘엄지 척’을 들어보이고 박수도 보냅니다. 항의하는 시민도 있는데 극소수에 불과하죠. 이재명 후보 극렬 지지자들일 뿐입니다.

-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한번은 양평에 갔어요. 이재명 후보의 매타버스를 따라 간 것입니다. 매타버스보다 우리 대장동버스 인기가 더 많았어요. 양평시장에서 장사하던 이재명 후보의 극렬 지지자가 매타버스를 보자 춤을 추면서 환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뒤따라간 대장동버스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말 그대로 ‘경기’를 일으켰습니다. 시장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나타나자 그 사람이 우리 버스 앞을 가로막으며 왜 왔냐고 따졌지만 우리는 그냥 지켜만 봤어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우리를 환영해주던 다른 시장 상인들이 그 사람을 끌어냈어요. 대체로 우리 대장동버스를 환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죠.

- 혹시 국민의힘과 연계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제대로 했다면 이렇게 내돈 들여 대장동버스 운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국민의힘은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색이 제1야당이라는 국민의힘이 대장동게이트 사태를 다루는 상황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김사랑 씨나 언론에서 거의 다 파헤치고 문제삼은 것을 재탕 삼탕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대선 정국이 되니 대장동게이트가 오히려 뒤로 밀리는 감마저 들었습니다.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직접 나서게 됐어요. 제가 이 바닥에서 일한 지 오래됐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압니다.

대장동 문제는 정파적 이해관 계를 떠나 말 그대로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는 데 올인해야 합니다. 오히려 정파적 이해관계가 얽히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어떤 정당과도 연계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 듣고 보니 국민의힘에 대해 부정적인 듯합니다.

보수정당으로서 대여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대선 후보도 자체적으로 당내에서 내지 못했습니까?

윤석열 후보는 원래 국민의힘 당내 인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홍준표 의원 역시 복당한 인사입니다. 결국 당 밖에 있던 사람들이 경선에서 1등, 2등을 차지한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 내부에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도 없고, 대선 후보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대선 후보를 제대로 못내고 결국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 출신이 대선 후보가 된 것입니다.

국민의 시각에는 문재인 정부에 맞서 국민의힘이 싸웠다기보다는 윤석열 총장이 혈혈단신으로 싸워왔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의 경우 26년간 보수당에서 일해왔다고 하지만 당원들이 외면했습니다.

- 국민의힘 당원이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보시는지요?

공정과 상식, 그리고 정의라는 측면의 시대정신이 검찰총장 출신의 칼잡이를 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입니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국가를 망가뜨리는 무리들을 처단하고 국가를 정상화 시키라는 것이 시대정신입니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 출신에 환호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 대여투쟁을 제대로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이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제 저도 60대 후반입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 한들 크게 할 수 없습니다. 시민운동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번 대장동버스가 마지막 제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장동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시민운동은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이 많이 힘이 듭니다. 다만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말씀이 딱 하나 있습니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는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대표를 뽑은 것도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대장동게이트가 이처럼 일이 커지게 된 것도 지방권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국민들의 무기력과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잘못된 것을 청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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