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 촉구 운동이 진영논리를 깨고 있다”
“대장동 특검 촉구 운동이 진영논리를 깨고 있다”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2.02.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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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 대장동 특검촉구 1천만인 서명운동본부(대특본) 상임대표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장동 특검 요구가 재조명되고 있다. 1월 22일 대장동 특검 촉구를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이 본부 발대식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

대장동게이트 몸통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산을 만난 셈이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재야의 대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과 <미래한국>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 대장동 특검촉구 1천만명 서명본부를 결성, 주도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대장동게이트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에서 공영개발이라는 이름의 주택개발 사업으로 벌어진 부패사건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은 겉으로만 공영개발일 뿐 실제로는 (본인은 무관하다 주장하지만) 이 후보가 김만배 등을 끌어들여 벌인 (민영개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남욱, 정영학이 있지만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 김만배 누나, 김만배 동생, 김만배 친구, 김만배 후배 이런 식입니다. 그들이 얻은 배당 이익만 4404억 원이고, 지금까지 회수된 분양이익까지 보태면 무려 8760억 원입니다.

건설업자도 아닌 신문기자 출신의 김만배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게 해 준 것인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이 사람들한테 특혜를 안겨주려 작심하고 한 개발사업이라는 의혹이지요. 이른바 사상 최대의 불법 배임 특혜 사건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자기 스스로 자기가 설계하고 지시하고 결재했다고 말한 사건이니, 고의든 과실이든 그 책임은 당연히 이재명 후보에게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유동규, 김만배, 남욱 이런 사람들만 구속하고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이재명 후보는 소환도 하지 않았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후보 최측근으로 성남시장 시절 정책실장으로 보좌한 정진상도 제대로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은 중간 결재를 다 한 사람인데 딱 한 번 소환, 그것도 일정 조정해서 겨우 한번 소환으로 끝냈습니다. 대장동게이트 몸통 의혹을 받는 이 후보를 소환 조사해야 하는데, 검찰이 안 하고 있으니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야 되는 겁니다.

그 방법은 특검밖에 없으니 특검 설치를 요구해야 하는데, 저 혼자 요구한다고 될 일이 아니고 국민 1천만 명 정도의 서명을 받아야 할 것 같아 대장동게이트 특검 촉구 천만인 서명본부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서명을 받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손잡고 진영논리 격파 사회운동

- 중간 성과는 어떤가요?

현재까지 약 15만 명 정도가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 포털 네이버에 접속해서 장기표 블로그를 검색하여 서명에 참석하는 방법, 카톡으로 참여하는 방법, QR코드 방식, 현장에서 서명하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면 됩니다. 현장에서는 광화문에서 행사할 때 서명운동을 시작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 현장에서 서명에 참여하는 모습도 보셨을 것 같은데, 일반 시민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그냥 단순히 이재명을 구속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다 그X, 그XX 구속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정도로 국민은 많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 천만인 서명본부와 함께 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범시민연대 상임대표도 맡으셨는데 그 단체도 소개해주시죠. 강성친문 단체로 알려져 있는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도 참여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대장동 특검 촉구 천만 서명본부에는 대체로 이재명 후보를 반대하고 민주당 정부를 반대하는 보수진영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그런데 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범시민연대에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12월 말에 조직됐습니다.

대장동게이트의 핵심 의혹을 받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데 민주당 지지자 중에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반대 운동하다 보수진영에서도 반대하는 단체도 있으니 같이 하면 좋겠다고 해서 보수, 진보, 중도 시민단체가 모여 결합한 것이 이 단체예요. 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까지 포함한 시민운동입니다.

약칭으로 대진범이라고 부르는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문파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깨시연 이민구 대표, 문사랑(문재인을 사랑하는 전국모임) 김석준 대표, 민주당정풍운동연대의 송명식 대표, Ny 이낙연 지지그룹 대표가 참여하고 있고 우파에서는 바른사회시민연합, 대한민국살리기운동본부 등이 참여하고 중도 성향의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단체들이 같이 하고 있어요. 나와 이호승 씨, 이민구 씨 등 5인이 상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대진범 출범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의 암적 요소 중 하나가 편 가르기 진영논리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 진영이 아무리 잘해도 잘못했고 내 쪽 진영은 아무리 잘못해도 잘했다고 우기는 풍조가 팽배합니다.

합리성이 결여된 정치로 서로 대화가 안 될 뿐만 아니라 서로 만나지도 않고 서로를 향해 욕만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한국 정치 상황에서 이 대장동게이트로 말미암아 보수와 진보 진영이 함께 단체를 만들어 활동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지지 진영에서 ‘대장동게이트 이건 아니다’라고 해서 이탈한 깨시연 등 단체와 회원들은 우리 사회 진영논리를 격파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월 27일 있었던 대장동 특검 천만인 서명 성남본부 발대식에서 장기표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1월 27일 있었던 대장동 특검 천만인 서명 성남본부 발대식에서 장기표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대선, 근거 없는 낙관론을 경계해야

- 대장동게이트 특검 촉구 시민운동 와중에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판세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윤석열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흠결이 너무 많아 그렇습니다. 대장동게이트도 문제지만 후보 개인이 음주운전, 검사 사칭,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선거법 위반 등 전과 4범 아닙니까? (※ 이재명 후보는 이와 관련해 언론을 통해 “제가 전과 4범이라고 자꾸 놀림 받는데,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그 전과 중 하나다. 나쁜 짓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다 공익적 활동을 뛰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반론한 바 있다.) 국민은 이 4개의 전과 중 어느 한 가지만 걸려도 공무원을 못하는데, 만약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적 수치 아닙니까?

대한민국 망신을 톡톡히 당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도덕 교육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재명 후보와 같은 사람이 대통령도 되는데 무슨 도덕 교육이 필요하느냐 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반박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된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이 후보의 전과는 위장전입, 병역면탈 등 민주당이 공천 7대 배제원칙으로 삼았던 것보다 훨씬 나쁘고 심각한 사안인데, 그런 사람을 후보로 낸 민주당도 문제가 있습니다.

- 하지만 여론조사 상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결과도 일부 나옵니다. 따라서 윤석열, 안철수 야권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단일화 전망은 어떻게 하십니까?

단일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단일화가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안철수 후보를 싫어합니다. 계속 디스(disrespect: 비판, 비난) 하지 않습니까?

후보 단일화 때문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동안 안 후보를 계속 폄훼했기 때문에 안 후보가 굉장히 기분이 안 좋으리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단일화가 쉬운 게 아닙니다. 또 다른 이유로 근거 없는 낙관론이 국힘에 퍼져 있어서 어렵습니다.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주 위험한 생각이에요.

또 두 사람, 특히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너무 강하게 해놓았다는 점도 단일화 성사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나 단순한 단일화를 넘어 앞으로 공동정부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일화를 계기로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는 것이지요. 현 시대에서는 국가 운영이 다양해졌습니다. 대통령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한 사람이 국가 안보·외교·통일을 맡고 다른 사람은 경제·복지 등을 전담하고 또 다른 사람은 교육을 전담하는 식으로 일을 나눠 분담하면 됩니다.

대통령은 한 사람이지만 국정 운영을 분야별로 나눠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당선을 위한 득표를 위해 단일화가 필요한 것을 넘어 국정 운영을 잘 하기 위해서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이 정권교체를 얼마나 열망하고 있습니까? 단일화가 무산되면 최종적으로 후보들에게 책임이 돌아갑니다. 나중에 비난을 들을 거예요. 막연히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게 아니라 꼭 성사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미래한국 창간 발행인이신 고 김상철 변호사와 인연이 깊으신 것으로 압니다.

고인과 법대 동기입니다. 그 친구는 공부도 잘했지만 학생운동에도 많이 참여했어요. 나와 박세일 등과 학생운동을 했던 동지였습니다. 아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또 서경석 목사와도 가깝게 지낸 동창이에요.

- 김상철 변호사님과 함께 다들 민주화 운동을 하신 진보인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보수인사가 되셨습니다.

진보 진영에서 계속 이렇게 활동이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민주당 사람들은 자꾸 사회주의를 진보 이념으로 간주하는데 그것은 옳지도 않고 맞지도 않습니다. 또 하나는 북한 문제입니다.

북한은 인민이 굶어 죽는 나라 아닙니까? 사회주의 독재, 주체사상을 계속 신봉하는 그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지나치게 극우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 좌파가 우파를 극우로 몰아붙이는 면도 없지 않지만, 우파에 있는 일부 사람들이 실제 그런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극단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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