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안 닮은 李·尹 교통공약
닮은 듯, 안 닮은 李·尹 교통공약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2.02.23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선 후보 공약 비교 / 교통

20대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의 민생 공약이 서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교통공약에서 이러한 닮음 현상은 두드러진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교통공약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다. 두 후보는 GTX 노선을 연장하거나 신설해 6개 노선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을 함께 제시했다.

다만 후보 간에 신설 노선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GTX 신설 노선으로 인천공항·포천·파주를 제시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남양주 노선과 함께 경기도를 지하철 2호선처럼 순환하는 노선을 신설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의 GTX 노선 공약은 올해 1월 특례시로 승격한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발표됐다.

인구 110만의 특례시로 지정되는 용인에는 구성역을 중심으로 GTX 역사가 건설되며 이 일대를 플랫폼시티로 개발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후보의 수도권 교통공약은 윤석열 후보보다 상징성에서 한 발 빨랐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이재명 후보는 용인에서 ‘GTX플러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정부가 추진하던 GTX A·C·D노선을 연장하는 동시에 E·F 노선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GTX A 연장 노선을 뜻하는 GTX-A+ 노선은 동탄에서 평택까지 연장된다.

GTX C+ 노선은 북쪽으로 동두천, 남쪽으로는 병점·오산·평택까지 연장된다. A·C노선 연장 계획은 윤석열 후보의 GTX 관련 공약과 대부분 일치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월 7일 GTX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월 7일 GTX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기도 공약도 GTX건설이 핵심 사항이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기도 공약도 GTX건설이 핵심 사항이다./국회사진기자단

GTX, 尹의 순환선과 李의 방사선

윤 후보의 GTX-A노선 연장안 역시 이재명 후보와 다르지 않다. 평택까지 이어진다. C노선도 북쪽은 동두천, 남쪽은 평택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D노선에서 두 후보의 공약에 차이가 있다. 이재명 후보는 김포〜부천으로 계획된 D노선을 서울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윤석열후보는 강남〜하남 연장과 별도로 강남에서 광주〜이천~여주를 잇는 노선을 추가했다. 이 노선은 이재명 후보의 D노선에는 없다. 다만 GTX F노선(파주〜삼송〜서울~위례〜광주〜이천〜여주)에서 윤 후보의 연장된 D노선이 이어진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노선을 포함하면서 윤 후보에게는 없는 파주~삼송 등 경기 서북부 GTX 신설 노선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구상은 이러한 단순 연장보다는 수도권 전체를 메가시티 전략으로 삼아 GTX 순환선을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 등 주요 거점을 마치 지하철 2호선처럼 순환 구조의 GTX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E노선의 경우 이재명 후보는 인천공항에서 광명을 거쳐 강남〜구리~포천을 잇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윤 후보는 인천 검암에서 김포공항~정릉〜구리를 거쳐 남양주로 이어지도록 구상했다.

서울시 강남을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역시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공통으로 제시한 교통공약이다. 이재명 후보는 “강북과 강남이 함께 발전하는 서울을 만들겠다”면서 이 공약을 일찌감치 내놨다.

한남대교와 양재까지의 구간을 지하화해 상습 정체 구간의 교통난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공약은 이미 2004년부터 서울시장 혹은 서초구청장 후보들이 제시했던 공약이어서 새로울 것은 없다.

이 후보는 최근 경기지역 공약 발표를 통해 “양재에서 동탄까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은 주목된다. 그러한 목적에 대해 이 후보는 “강북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지하철 1호선 지상 구간(서울역~온수역, 청량리역~도봉역)을 지하화해 서울시민의 휴식공간과 일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포공항 인근 지역은 국내 항공 물류 산업 클러스터 등을 통해 서울 서남권 경제 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윤석열 후보 역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 구간 지하화도 추진한다. 경부 간선 양재~한남IC 구간 약 6.8㎞를 최소 필요도로(2~4차선)만 남긴 채 모든 도로를 지하 터널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도권 도심 구간 철도 지하화와 신분당선 서울 서북부 연장으로 서울의 고질적인 교통 대란을 해결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변 지역 낙후, 환경 악화 등의 원인이 되는 도심 철도를 지하화해 도심지역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차이는 부가가치

윤 후보의 공약은 이 후보의 것보다 좀 더 구체적이다. 지하화 범위는 경부선의 당정~서울역 32㎞ 구간, 경인선의 구로~도원역 22.8㎞ 구간, 경원선의 청량리~도봉산 13.5㎞ 구간이다.

총사업비는 23조8550억 원(경부선 16조700억 원·경인선 4조7340억 원·경원선 3조510억 원)을 책정했다. 지상권 개발이익 18조1400억 원, 부족한 재원 5조7000억 원 정도는 정부의 직접 개발 사업으로 충당한다.

윤석열 후보는 이러한 지하화 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을 중요하게 꼽는다. 지하화로 생기는 상부 토지에는 주거와 업무공간, 주민 편의시설, 녹지 생태 공간을 조성하면 20만 명에 가까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사업비 3조3000억 원은 도로 지하화로 생기는 지상에 쇼핑·복합시설 등의 개발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재~한남IC 구간을 지하화하면 기존 노면과 완충녹지 등을 합쳐 여의도공원 면적의 약 3배인 60만㎡의 공원 면적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 지상 공원에는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이러한 공약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했던 이혜훈 전 의원이 제시한 것과 동일하다.

윤석열 후보는 또 신분당선의 서울지역 연장사업이 신사역~용산역까지 돼 있는 것을 용산역에서 서울역을 거쳐 삼송역까지로 연장을 추진한다. 윤 후보는 이를 통해 서울 종로, 은평, 경기 고양 등 서울 서북부 지역의 교통난과 출퇴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