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자유주의인가
왜 지금 자유주의인가
  •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22.06.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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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로부터 듣는다 / 바른사회시민회의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 당연하게 여겨진 자유가 왜 지금 논란이 돼야 하는가. 1950년 6·25전쟁으로 치열하게 목숨을 걸고 지켰던 자유가 왜 지금 논란이 돼야 하는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강조된 자유라는 단어가 소중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라는 저술에서는 자유로운 시장의 거래가 번영의 기초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88년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전쟁의 폐허를 극복한 번영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세계에 알렸다.

이를 정점으로 대한민국의 잠재 경제성장률은 한 번도 상승한 적이 없이 계속 하락했다. 올림픽 개최 이후 44년 간 지속된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무엇을 의미하는가.

1868년 일본을 장악한 명치유신의 지도자들은 국력과 영광을 강화하는 데 헌신했지만 개인적인 자유나 정치적인 자유에는 특별한 가치를 두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경제정책을 채택해 일반 대중은 더 큰 개인적 자유를 향유하게 됐다. 반면 인도의 지도자들은 정치적인 자유와 개인적인 자유 및 민주주의를 열망했고 일반 대중의 경제적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들이 채택한 정책은 공동체주의적 경제정책이었고 이로 말미암아 국민은 각종 규제로 시달렸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인도는 영국에 의해 구축해 놓은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의 기반이 허물어진 국가가 됐다.

왜 지금 자유가 소중한가

1988년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조합이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하고 과거 좌익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정치의 전면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해석의 혼란을 만드는 경제의 민주화라는 용어는 이후 자유민주적 시장 질서와는 다른 경제체제를 지향하면서 다수의 힘에 의한 경제 개입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로 변질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은 민족주의적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적 전체주의에 사상적 뿌리를 갖는 한국적 전체주의적 정치 세력에 장악됐다. 이들의 정치적 주장은 상생과 포용, 그리고 평등과 인권은 표방하고 있지만, 그들은 사실상 다수의 힘에 의한 정치를 통해 국민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코로나 이후 방역을 빌미로 국민의 자유를 농단하고 재산권을 침해하면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오만함을 보였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하기 위해 원전과 관련된 계약에 개입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정부의 기금을 이용하여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등 자유민주적 시장 질서를 천명한 헌법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협의의 정신보다는 일방적 힘에 의한 의회 운영을 통해 다수의 폭거를 자행했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형사적 처벌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검수완박을 자행하는 한편, 국민의 자유로운 사적 자치의 원리에 입각해 운영돼야 할 경제를 정부가 마음대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을 양산함으로써. 부동산, 자영업, 노사관계 등 경제 전 분야의 왜곡을 초래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오늘날과 같이 국민의 자유가 박탈된 적은 없으며 오늘날과 같이 권력자가 권력을 이용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좌지우지한 적은 없었다. 자유야말로 불가침적 천부적 권리이며, 자유야말로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끈 견인차였지만, 지금 우리는 다시 자유를 목놓아 불려야 한 위기의 상황에 던져졌다.

자유를 위한 여정의 시작

반자유와 반지성으로 점철된 정책의 정상화부터 시작돼야 한다.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자유 세력들이 만들어놓은 정책과 법들이 어떻게 국민의 자유와 번영을 앗아갔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출발이다. 자유를 빼앗긴 국민은 이제 자유를 두려워하고 있다.

2년 동안 얼굴을 가렸던 마스크를 아직도 벗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은 지는 오래됐다. 마스크가 방역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정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힘에 눌려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을 견디다 보니 자유의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리고 권력에 순응하는 체념의 세월을 살고 있다.

자유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공산주의자를 칭송하는 역사 왜곡은 이제 도를 넘었다. 공산주의 세력들의 폭거가 미화되고 건국과 전쟁에서 희생한 순국 선열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는 세력을 미화하는 권력자의 입에서 반자유 세력의 힘을 읽게 된다.

사회 전 분야에서 확장하는 반자유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반자유 세력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밝히는 일이 시작돼야 한다. 재산권을 보호하고 국민 개개인의 자유를 신장시킴으로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

인권과 번영의 기초는 자유이고, 자유의 기초는 재산권 보호라는 점에서 경제 활동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법과 제도를 개혁하는 것도 자유를 확장하기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시장이 만들어낸 번영을 위한 행진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체된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발생한 개인의 창의가 교환을 통해 확산하는 과정이 산업혁명으로 나타난다.

교육정책에서 만연한 개입정책을 폐지하고 자유로운 교육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교육 선택의 권한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려줘야 한다.

학교교육의 내용에서부터 출발하여 대학 입시와 대학 등록금까지 교육 전반의 결정 과정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개입을 보장하고 학교 간 건설적인 경쟁으로 교육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경제 전반에 걸친 만연한 규제 정책을 폐지하고 기업 간 경쟁을 도모하는 경쟁정책으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영업시간 규제, 노동시간 규제, 경영 개입 등 경제 활동 제 영역에서의 규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

자유 대한민국의 비전

각종 면허제도와 자격증 제도의 합리적 조정으로 관련 업종의 영세화를 막고 기술과 자본의 축적을 도모하여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떠한 기술 발명보다도 자유로운 시장이 혁신적 발전을 도모했다는 과거의 사실을 되짚으면서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 그리고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모든 영역에서 자유의 가치가 강화하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요구된다.

尹대통령 취임사에 등장한 ‘자유’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최다인 35번이나 언급되는 가운데 자유의 가치를 특별히 강조됐다. 자유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단어가 시민과 국민 각 15번, 세계 13번, 평화 12번, 국제 9번, 민주주의와 위기 각 8번, 연대 6번 등일 정도로 자유에 대한 언급이 단연 돋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이후 현재 우리가 처한 위기와 난제 등을 언급하며 그 해결책으로 자유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위기, 기후 변화, 식량·에너지 위기,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등 각종 현안을 거론한 뒤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반(反)지성주의’를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 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자유의 가치를 언급하며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며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는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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