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낮은 자세로 국민 설득할 때
소통과 낮은 자세로 국민 설득할 때
  • 박성현 미래한국 편집위원·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2.08.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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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한 지난 5월 10일 이후 6월 둘째 주까지 50%대를 유지하다가 그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여 8월 첫째 주에 접어들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취임한 지 약 3개월 정도인 시점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8월 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추이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6월 4주 이후 8월 1주까지 긍정평가는 47%에서 24%로 추락하고, 부정평가는 38%에서 66%로 올라가고 있다. 이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역별로 보면 긍정평가는 보수진영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38%)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30%를 넘지 못했다. 연령별로는 60대(35%)와 70대(42%)에서만 3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40대(10%)와 30대(13%)였다.

보수층에서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44%로 부정 평가(48%)보다 낮았다. 중도층은 각각 긍정 21%, 부정 68%였고, 진보층에서는 긍정 8%, 부정 89%였다. 보수층에서 긍정 지지율이 부정 지지율보다 낮은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계속 우세를 지키다가 7월 4주에 처음으로 각각 36%로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 후 8월 첫 주에 들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하락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39%로 상승하면서 역전이 되었다. 전주 조사 대비 국민의힘 지지율은 2%p 내렸고, 민주당 지지율은 3%p 올랐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5월 둘째 주)에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14%p 앞서기도 했었다.

여론조사 결과는 표본조사이므로 조사를 하는 기관마다 그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국갤럽이 7월 4주째인 26∼28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이 28%, 부정이 62%였다.

이와 거의 동일한 기간(7월 25∼27일)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전국 성인 1006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의하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34%,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4%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7월 29∼30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8.9%, 부정평가는 68.5%로 나타났다.

또한 리얼미터가 7월 25∼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3.1%, 부정평가는 64.5%로 집계됐다.

위의 네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평가할 때 7월 4주차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긍정평가가 약 31%, 부정평가가 약 62%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면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초기(취임 약 100일 후)의 지지율은 어느 정도였을까?

<그림 2>의 한국갤럽의 자료를 보면 김영삼(84%), 문재인(74%), 김대중(62%), 노태우(53%), 박근혜(53%), 노무현(40%), 윤석열(32%), 이명박(21%)의 순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집권 초기에 상당히 낮은 편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초기 지지율은 일반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8월 8일 휴가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연합
8월 8일 휴가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연합

인사와 정책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어 지지율 하락

대통령들 가운데 집권 초기에 핵폭탄급 위기를 맞은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1997년 12월 대선에 이어 2월 취임식을 갖기도 전에 IMF 외환위기라는 국난이 덮쳤다. 그는 열정, 통합, 민심이라는 ‘삼지창’으로 맞섰다.

그는 DJP 연합의 약속대로 3공화국 출신 김종필 총리 체제를 출범시켰고, 6공화국 출신 김중권 전 정무수석을 첫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그리고 ‘금 모으기 운동’, ‘국민과의 대화’ 등으로 국론을 결집시켰다. 덕분에 취임 100일 경에 62%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을 수 있었다.

취임 초부터 지지율 폭락 위기에 직면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2008년 12월 대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 BBK 특검이 통과돼 취임 직전까지 특검 조사를 받아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취임 한 달 후인 3월 23일에는 총선 공천 파동이 절정에 달해 결국 취임 때 50%대였던 지지율은 100일 만에 21%까지 떨어졌다.

6월 광우병 사태 때는 10%대까지 추락했다. 이 전 대통령은 6월 18일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더 낮은 자세’, ‘뼈저린 반성’ 등의 표현을 총동원하면서 청와대 개편 등을 약속했다. 그는 비주류의 수장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손을 내밀면서 실용노선, 친서민 행보, 통합 내각 등의 노력 끝에 집권 1년 후에는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전임 대통령들의 사례를 연구 분석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도 충분히 다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로 인해 집권 초기에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도 국정동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이준석 대표 파동과 관련된 ‘내부 총질’ 문자 유출 사태, 인사 불공정, 윤핵관 문제, 경찰국 신설 파동, 국민의힘 내부 당 지도체제 파열음,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발표하는 주요 정책 이슈(예를 들면 만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윤 대통령의 불필요한 말실수 등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사건들이 국민에게 실망감과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대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로는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젊은 층이 이 대표가 징계를 받으면서 윤 대통령 지지를 철회한 것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 정부보다 낫다”라는 쓸데없는 말실수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이는 ‘독단적이다’, ‘일방적이다’. ‘소통이 미흡하다’ 등으로 야당과 일부 언론에 비판의 여지를 줬고, 윤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한국갤럽 여론조사(8월 1주, 2∼4일) 결과를 보면 <그림 3>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인사(23%),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0%),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7%),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만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5%) 등으로 나타났다.

7월 4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는 ‘경찰국 신설’을 부정평가 이유로 말한 비율은 4% 정도였다. 그 당시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견해를 따로 물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는 ‘경찰을 통제하려는 과도한 조치’라는 응답이 과반(51%)으로, ‘경찰권 견제를 위한 조치’라고 답한 비율(33%)보다 18%p나 많았다.

지지율을 반전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첫째, 인사를 더 공정하게 하고 적재적소에 가장 유능한 인재를 배치한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경험·자질 부족 등은 공정한 인사로 충분히 메꿀 수 있다.

국정은 대통령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팀으로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독단적이라든가 일방적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더 면밀 주도하게 의견을 경청하여 가면서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 이는 소통 미흡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여론조사 결과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한 윤석열 후보를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은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에게 대다수의 국민이 기대한 것은 놀라운 정치력과 경제지식으로 대한민국을 전 세계 리더 국가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고, 지난 5년간 철저하게 망가졌던 대한민국을 정상화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정상화라는 국민 기대 부응해야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정책으로 인해 엄청난 국가부채를 만들었고, 기간 산업들은 국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말도 안 되는 탈원전 정책을 바로잡고, 국가부채를 줄이고, 한미동맹과 더 나아가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여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 기간 산업을 다시 일으켜달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각종의 적폐를 단죄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을 지켜 나라를 부흥시켜달라는 것이었다.

탈원전 정책을 바로 잡혀가고 있고, 한미동맹은 강화되어 가고 있고, 국제적인 인플레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산업을 키워가고 있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자행된 각종의 적폐 수사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적폐는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수사, 원전 감사 비리, 대장동 사건, 4·15 총선 부정 사건, 방만한 재정정책으로 인한 국가부채 급증 등인데 그 정리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 바람이 새정부가 시작된 지 세달이 지나가는 현 시점에서도 별로 진척이 보이지 않아 실망하기 시작하는 국민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법과 질서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존중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취임 약속이 그 추진 동력을 상실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으로 특히 보수층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 파업을 다루는 노동 정책, 북한의 인권 문제, 주52시간제 개정,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에서 기본적인 국정 철학이 결핍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망가졌던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는 강력한 의지를 국민이 볼 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할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더불어민주당과 민노총 측에서는 탄핵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탄핵을 못한다하더라고 거대 야당이 윤 대통령을 식물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할 것이다.

사사건건 발목잡기와 입법강제를 통해 윤 대통령을 조기 레임덕에 빠뜨리고 국회가 나라를 다스리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다시 펴려고 시도할 것이다.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노력을 윤 정부와 국민의힘은 겸허한 마음과 진정성을 가지고 낮은 자세로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봉사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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