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북 미사일 막으려면 보복 의지 구체화해야
[포커스] 북 미사일 막으려면 보복 의지 구체화해야
  • 고성혁  미래한국 군사전문기자 
  • 승인 2022.11.0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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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0월 8일(현지시각)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가 끊겼다. 외신에 따르면 폭탄을 실은 트럭이 터지면서 다리가 무너졌고 그 순간 다리를 건너던 유조열차에 불이 옮겨붙었다.

최근 북한의 대규모 포사격 훈련과 미사일 발사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한미동맹을 테스트하기 위해 남한의 군사시설을 실제로 타격할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사진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최근 북한의 대규모 포사격 훈련과 미사일 발사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한미동맹을 테스트하기 위해 남한의 군사시설을 실제로 타격할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사진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우크라이나의 정상적 공격, 가령 미사일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문제가 될 것도 없는데 만에 하나 테러에 의한 트럭 자폭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푸틴은 ‘러시아판 9·11’로 간주할 테고 러시아 입장에서도 전쟁의 명분까지 얻게 된다.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9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이번 사건의 초기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 폭파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에 의해 준비된 테러 행위”라는 잠정 결론을 제시했다.

러시아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크림대교가 끊긴 지 이틀 만에 보복공격을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무려 8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이다. 10일 오전 키이우 도심에서는 대규모 폭발이 이어졌다고 외신은 전한다. 

이러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1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9번째다. 특히 9월 25일~10월 9일 사이에만 무려 7차례나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10월 4일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지나가 일본도 완전히 난리가 났다.

홋카이도 같은 경우 대피령까지 발령했다. 사거리는 4500km, 고도는 970km, 속도는 마하 17였다고 합참은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괌의 미군기지를 목표로 했다고 평가한다. 괌은 유사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인도 태평양의 핵심 미군기지다. 북한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한민국에 핵공격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은 이미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했다. 당연히 북한 탄도미사일에는 핵탄두가 탑재된다는 의미다. 북한 선전기관들도 10월 10일 김정은이 ‘핵 미사일 훈련’을 직접 지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훈련장에서 “이번에 진행한 실전 훈련들을 통해 임의의 전술핵 부대들에 전쟁 주도권 쟁취의 군사적 임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더욱 확고히 가지게 되었다”며 “핵 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노동신문은 “핵탄두 반출·운반, 신속하고 안전한 운용·취급 질서의 믿음성에 대한 검증 및 숙달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쏜 중거리 탄도미사일보다 사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한국에 더 위협적이다. 이번에 쏜 미사일의 사거리를 보면 정확히 계룡대 각 군 사령부, 주요 공군기지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평가다. 만약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면 그 신호탄은 무조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될 것은 자명해진다. 
북한의 외교 군사 전술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병행한다.

하나는 모택동 전술로서 적이 물러서면 전진하고(敵退我進), 적이 전진하면 뒤로 물러나는(敵進我退) 전술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살라미 전술’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철저하게 이러한 전술을 따랐다. 특히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적이 물러서는 시기(敵退我進)라고 보고 핵과 미사일은 완전히 고도화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가 바로 북한의 핵 선제공격 법제화다. 

그다음 ‘군사적 살라미 전술’은 북한의 대남도발 수위에서 알 수 있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북한은 같은 해 11월 23일 연평도에 대규모 방사포 공격을 감행했다. 해병대는 즉각 자주포로 응사했지만 한국의 대응은 너무도 미약했다는 평가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때 단호한 응전을 하지 못한 것을 두고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보다는 북한에 원칙적 대응을 했다. 휴전선 목함지뢰 사건과 대북 스피커 방송에 대한 포격 도발에 박근혜 정부는 강경한 군사적 대응을 했다. 당시 북한은 자신들이 내세운 ‘선전포고’를 스스로 거둬들여야 했다. 이러한 북한의 대남 전술은 전형적인 모택동전술과 살라미전술이 적용된 결과다.  

김정은은 지난 문재인 정부 5년의 시간을 충분히 활용했다. 가장 상대하기 쉬웠던 남한 정권이었다고 북한은 여겼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는 정반대다. 따라서 김정은은 윤석열 정부 역시 자기들 방식으로 길들이고 테스트할 것이다. 이번 7연속 탄도미사일 발사도 그 방편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까?

살라미전술의 핵심은 단계를 조금씩 높여 나가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이은 북한의 도발은 무엇이 가능할까? 한국 공군기지에 대한 단거리 미사일 도발도 충분히 가정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속수무책인 것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탄도미사일로 한미동맹을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군이 자신 있어 하는 부분에 테스트 차원에서 항상 선제공격 내지 복수를 해왔다. 제1연평해전에서 한국 해군에 당했다고 생각한 북한은 천안함 폭침으로 앙갚음했다. 그리고 서해5도에 K9자주포와 대포병레이더가 설치되는 등 대북 원점 타격 능력이 강화되자 북한은 그것을 테스트라도 하듯 방사포 포격을 감행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 북한이 한미동맹을 시험한다면 그것은 분명 공군력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만약 기자가 김정은이라면 한미 양국군이 대북 억제력이라고 생각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가 있는 청주기지에 대한 공격을 한번 해 볼 것이다. 공군기지가 탄도미사일로 파괴되었을 때 과연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정밀 타격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처럼 말로만 그치고 마는지를 시험해보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는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관영매체는 10월 10일 김정은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현장지도했다면서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
미사일 발사는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관영매체는 10월 10일 김정은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현장지도했다면서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

윤석열 정부, 북한 도발에 상응한 대처가 중요

모택동 전술의 핵심은 적이 물러나면 공격하고 적이 전진하면 물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유화적 태도나 수세적 방법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우리도 똑같이 북한에 대해 살라미전술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대응에 맞춰 당근과 채찍이 아니라 채찍의 강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여기에는 분명한 가이드 라인과 레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미사일 도발이 향후 계속될 경우 가령 추가적으로 3차례 더 진행될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가 맺은 남북 9.19 군사합의 파기를 기정 사실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북한은 이미 남북군사합의를 용도폐기한 상태다. 우리가 폐기한다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9.19 군사합의를 파기한다는 것은 북한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하고 군사적 대응수단을 다양화하고 즉각적으로 실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금지된 휴전선 인근 비행정찰과 서해5도와 전방지역 포격훈련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 우리가 강하게 나가면 북한은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실제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때 상응한 보복 공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우리의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하면 우리 역시 같은 보복을 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특정지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가령 김정은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하는 원산 공군기지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지역인 평양 순안기지를 직접 언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실시했을 경우의 대비책도 있어야 한다. 이제 말로만 하는 규탄은 하나마나다. 유엔 제재도 의미가 없다. 이제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 그것은 한국의 독자 핵무장도 거론하는 것이다. 핵개발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한반도 비핵화를 재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다. 단순한 선언적 의미가 아니라 구체적 행동을 암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미국도 움직일 수 있다. 보다 강화된 한반도 및 동북아 핵우산에 대한 미국의 실질적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가 망쳐놓은 외교 안보를 정상화 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금까지 짧은 시간에 윤석열 정부는 외교안보만큼은 제대로 된 길을 걸어왔다. 북한은 이러한 윤석열 정부를 분명 시험하려 할 것이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 시켜 보면 해결책이 보인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간단한 공식만큼 난해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다. 윤석열 대통령은 38선 돌파 명령을 내린 이승만 대통령의 용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정일권 장군에게 이렇게 명령을 전했다. 

“대한민국 국군인 여러분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명령만 충실히 지켜주면 되는 것이에요. 이것이 나의 결심이요, 나의 명령입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38선을 넘어 즉시 북진하라. 1950년 9월 30일 대통령 이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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