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부 출범 6개월 남짓밖에 안 된 상황에도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대표 선출 일정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당을 구하기 위해 당권주자로 나설 인물들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래한국>은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들을 만나 그들의 소신을 알아보기로 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으로 당의 중진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11월 8일 경기 남부 지역 당협을 방문하는 일정을 가졌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 당내 여러 의견에도 이준석 대표와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지방선거 승리 기반도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 때 울산시장 관권 개입 선거로 피해를 본 그는 힘을 다해 써워온 내공을 바탕으로 야당인 민주당에 대항해 강한 논조의 비평으로 투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최근의 정치 이슈와 당대표를 향해 뛰는 포부에 대해 들어본다.
-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이 된 현재 우리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어려운 제반 여건에서 현 정부가 여러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진하다거나 변화의 속도가 늦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그러나 변화가 안 되는 것 같아도 효율적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물밑 작업들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가 중요한데 대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기업 활동이 원활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규제 철폐나 감세 정책이 고려돼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국회가 법률로 지원할 것이 많은데 다수당인 민주당이 가로막고 있는 현실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잘 되는 것이 민주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이번 이태원 사고에 대해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대통령 탄핵과 연결시키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좌파 시민단체도 추모제를 한다는 명목으로 ‘윤석열 아웃’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행태에 대해 제가 추모가 아니라 추태라고 했다가 막말한다고 매도당하기도 했습니다. 사고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자는 민주당 문자가 드러난 것을 보십시오.
희생자의 얼굴 신상을 밝혀 언론에 도배하고 이를 윤석열 정부에 덮어씌워 대통령 탄핵으로 가려는 의도가 아닌지 강한 의혹이 드는 것입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나라를 살리기 위한 각오를 가지고 처절한 마음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울산시장 선거 때 영장 39번 받고도 당당히 맞서
- 문재인 정부 때 울산시장 선거에서 선거공작으로 패배하셨는데요.
당시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서관, 행정관은 물론 장관, 지방경찰청장까지 한통속이 돼 저 김기현에게 덮어씌우는 공작이 있었습니다. 지금 관련자 14명이 재판을 받고 있어요.
제가 압수수색, 체포, 구속 영장 등 39번의 영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잘못이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이 힘겨웠지만 권력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각오로 싸웠습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의지를 가지고 울산시장 관권 선거개입 수사를 지시해서 수사가 진행된 것입니다. 그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강골 검사가 맞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 밉보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 윤석열 정부 출범 전에 국회에서 징계 받은 일이 있으시죠?
원내대표 때 대선을 하며 이재명 진상조사특위를 만들었는데 ‘이재명은 종합비리백화점이다’로 한 건, ‘유동규가 이재명의 측근이다’로 한 건, ‘이재명은 간접살인자’로 한 건 등 7번 고소고발을 당했습니다.
민주당이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데 그후 검수완박에 반대했다고 징계안이 올라갔습니다. 국회의장실에 가서 다리가 아파 의장석에 잠깐 앉았는데 이를 법안을 반대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징계안을 올린 것입니다.
민주당이 한덕수 총리 인준안과 결부해 징계안을 올렸다는 것을 원내대표로부터 들었습니다. 정부가 출범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제가 양보해서 동의했습니다. 그 후에 공식 사과를 하면 징계안을 올리지 않는 것으로 타협안이 제시됐습니다.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징계안이 올라갔습니다. 저는 징계 의결 당시 신상 발언에서 서서 죽을지언정 무릎 꿇고 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 현재 당대표 의지를 나타내셨는데 어떤 포부가 있으신지요.
국민의힘이 위기 상황이니 다시 나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습니다. 제가 원내대표일 때 이준석 당대표였는데요. 이준석 대표가 부정적 요소가 많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저는 공개적으로 당대표가 장점을 발휘하게 도와줘야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축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부응해서 당이 사람, 생각, 정책이 젊어져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줄서는 사람을 배제하고 개혁적인 인물을 공천해야 합니다. 저는 무계파 독립군입니다.
굳이 말한다면 ‘친국’입니다. 국민의힘, 대한민국 국민의 편입니다. 누구에게도 자유롭습니다.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싸울 줄 몰라 화가 납니다. 당대표가 되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야당과 맞서 당당히 싸우지 않는 사람은 배제할 것입니다.
지휘관이 숨어서 돌격 앞으로 하면 누가 따라가겠습니까. 제가 앞장서서 싸워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평상시에는 국회의원들이 체면을 살리려 하다가도 비상 상황에 피켓 시위할 때 보면 뒷줄에 서서 피하는 사례를 봅니다. 싸울 때 싸울 줄 모르는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닙니다.
당대표는 누가 일을 잘하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 수도권 출신 대표가 나와야 수도권 선거에서 이긴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우리 당이 2008년 강재섭 대표, 2012년 박근혜 대표 때 이겼고 2016년 원유철 대표, 2020년 황교안 대표 때 총선에서 졌습니다. 영남권 대표 때 2번 이기고 비영남권 대표 때 2번 진 것입니다. 말하자면 당대표의 출신 지역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일을 잘하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내 논란을 잠재우고 조화하며 때로는 당당하게 바른 소리도 하면서 통합된 힘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당대표의 역할입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당의 리더십을 발휘해 2024년 총선에서 이기는 결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 평소 소신이 무엇인지요.
제가 45세 때 일찍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검은 돈을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울산시장 선거 때 39번 영장을 받고도 무사했던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둘째, 함부로 약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는 것입니다. 원내대표를 시작할 때 당 지지율이 20~25%였습니다. 제가 40%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어요. 꿈의 숫자입니다. 당 지도자가 앞장서서 싸우면 된다는 확신으로 일했고 결국 성취했습니다.
셋째, 박수 받을 때 떠난다는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어떤 직책에 있던 인사들이 손가락질 받으며 떠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올해 4월 원내대표 임기를 한 달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으로 여당이 돼 힘이 막강해진 원내대표이지만 미련 없이 물러났습니다. 성공적으로 정권을 찾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데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려는 생각이었습니다.
-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이신지요.
제가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가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미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전술핵 고려를 얘기하지 않습니까.
미사일 사거리 제한 문제도 계속 언급하니까 결국 제한이 해제됐습니다.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을 누구도 비판할 수 없습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없어지고 검찰 경찰의 공안 수사가 제대로 안 되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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