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전정
나무 전정
  • 미래한국
  • 승인 2009.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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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선의 생활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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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출근길에 남부순환로에서 가로수인 플라타너스를 전정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마구잡이로 가지를 자르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로수 위에 전선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일조권이나 차광을 위해서였을까 생각하기에는 너무 문제가 많다. 전정은 살아 있는 식물에 가위나 톱을 대는 것이니만큼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가로수나 정원수는 식재 후 전정으로 원줄기를 가다듬어 수형을 만든다. 그리고 크기와 개화를 조절하며, 미관을 향상하고, 그 밖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 전정을 실시할 때에는 주위의 환경과의 조화, 수목의 생리·생태적인 특성 등을 잘 고려하여야 한다. 봄 전정을 할 시기는 생장기이므로 자르거나 솎아내는 등의 강한 전정을 하면 수세가 약해지므로 안 된다. 다만 수고를 낮추거나 상록수의 수형을 정리하고자 할 때에는 이때가 좋다. 벚나무나 개나리와 같이 봄에 일찍 꽃이 피는 나무는 꽃이 진 후에 실시한다. 소나무의 순지르기도 이때 실시한다. 장미와 무궁화처럼 여름에 꽃이 피는 나무도 봄에 일찍 가지를 쳐주고 후에 나오는 새 가지에 꽃이 맺히도록 해준다. 상록활엽수도 이때 전정을 실시한다. 여름전정은 잎과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서 수광과 통풍이 불량할 때 실시한다. 가을전정은 여름동안 웃자란 가지들을 정리하는 목적으로 실시하며 이듬해 생육기까지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주목이나 향나무 등 침엽수나 사철나무와 회양목 등 상록활엽수들이 좋은 예이다.
▲ ◇주가지를 무조건 자른 것(상)과 살린 전정의 비교(하)
겨울전정은 실시 후 동해의 위험이 있으므로 내한성이 강한 낙엽수에서만 주로 실시된다. 죽은 가지는 물론 미관을 해치는 모든 가지들은 발견 즉시 잘라주어야 한다. 아울러 나무의 생육 방향이나 개화와 같은 생리적인 측면도 고려하여 작업을 해야 한다. 한 나무 내에서는 죽거나 병든 가지, 벌레 먹은 가지, 너무 무성하게 자란 가지, 서로 평행한 가지나 줄기 안쪽으로 향한 가지, 미관상 안 어울리는 가지, 아래로 향한 가지, 난잡하게 가지를 친 가지 등을 우선적으로 제거한다. 방음, 차폐, 방풍, 산울타리 등의 용도로 심은 나무는 가지와 잎이 밀생하여 본래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도록 해야 한다. 개나리, 쥐똥나무, 장미 등의 나무가 너무 노쇠하여 수세가 약할 때는 지면 위 30cm 정도까지 강전정을 실시하여 새가지가 나오게 하여 수세를 회복시킨다. 무궁화 등의 수형이 너무 수직으로만 자라면 미관상 좋지 않으므로, 가운데 줄기를 전정하여 수형을 옆으로 퍼지게 할 수도 있다. 가지를 전정하면 바로 아래에 위치한 눈이 새로운 가지로 발전하므로 이점을 또한 고려하여 자르는 위치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 세상사도 그렇듯이 마음에 안 든다고 무조건 잘라서는 안 되는 것이 전정의 원리이다./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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