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의 성공 조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의 성공 조건
  • 미래한국
  • 승인 2009.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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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론
▲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미래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부처별 중첩정책 정비, 녹색성장 개념 명확히 해야 선진국에 크게 뒤진 녹색기술 개발에 대대적 투자 필요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8·15 경축사에서 선포한 이후 정부는 이를 수행하기 위한 10여개의 정책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것을 들면 작년 8월 27일 국가에너지 위원회의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2008~2030)`, 9월 11일 지식경제부의 `그린 에너지 산업 발전전략`, 9월 19일 국무총리실 기후변화대책기획단의 `기후변화 대응 종합기본계획`등이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6일 국무회의 보도 자료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뉴딜 사업 추진 방안`, 1월 13일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이 있고 1월 15일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예고하였다. 이러한 계획이나 방안 등은 모두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상호 정밀한 연계성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녹색뉴딜 사업은 2012년까지 50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를 96만개 창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녹색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고용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포괄적인 정책이다. 이 뉴딜 사업의 특징은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큰 시급한 환경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 녹색 교통망 구축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은 녹색기술 R&D에 2012년까지 현재의 2배 이상 투자하여 27개 중점육성기술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녹색성장 관련 정책들이 여러 정부기관에서 발표되었으나 전반적으로 녹색성장 비전이 어느 정도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여러 정부기관에서 쏟아낸 녹색성장 관련 정책들이 상호 밀접한 연계성으로 뚜렷한 목적의식 하에 효율적인 투자와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국민적 이해가 있어야 한다. 현재는 산만하고 구호적이며 서로 중첩되는 정책들이 다수 있어 개념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

최근에는 녹색성장이 일자리 창출 건설 사업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들도 많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의 `녹색성장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나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둘째, 녹색성장 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하다. 정부는 이 비전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협조를 당부하고 녹색생활화가 국민운동 차원에서 전개돼야 한다.

가정에서의 에너지 절약, 쓰레기 줄이기, 자전거 타기 생활화, 나무 심기 등을 통해 국민이 동참함으로써 녹색성장 비전의 중요한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국민들이 녹색시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진다면 녹색성장은 이미 반쯤 성공하는 것이다.

셋째, 녹색성장은 중앙정부 차원만이 아니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최근 지자체들도 녹색성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 차원의 `녹색뉴딜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게 하고 이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다. `당근과 채찍`의 원칙을 도입해 잘 하는 지자체는 더 지원하고 잘못하는 지자체는 지도를 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이를 위해 지자체가 어느 정도 녹색성장 노력을 하는지 평가하는 `녹색성장 평가지수`를 개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넷째, 녹색성장 비전의 성공을 위해서는 녹색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원천으로서의 녹색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나라의 녹색기술은 선진국에 비하여 많이 뒤져 있다. 녹색뉴딜 사업 속에 녹색기술을 개발하려는 벤처 사업 등을 지원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대책`에 보면 2012년까지 녹색기술 R&D에 2배 이상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의욕적인 수치가 아니다.

정부는 이미 R&D 투자 비중을 2012년까지 GDP 대비 5%로 확대 (2007년에는 3.47%)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2년에 R&D 투자가 전체적으로 약 1.5배 증가하는 것이다. 녹색기술에 2배 투자하겠다는 것은 평균치보다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이런 정도로는 녹색기술 후진국인 한국이 녹색기술 선진국을 따라갈 수 없다. 녹색성장 비전은 이 시대에 적절한 비전이다. 이 비전이 성공적으로 달성되기를 기원하며 위의 필요조건들이 곧 충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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