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체포, 북송, 또 탈북…
탈북, 체포, 북송, 또 탈북…
  • 미래한국
  • 승인 200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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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ㅡ 탈북민 백요셉 청년
▲ ◇백요셉 청년이 2007년 1월부터 10개월간 머물렀던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소망교회
다섯 번의 탈북과 체포, 북송, 그리고 다시 탈출 끝에 남한에 들어온 앳된 얼굴의 북한 청년을 만났다. 그는 중국으로 베트남으로 그리고 러시아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인생을 살아왔다. 기막힌 인생막장으로부터 살아나온 이 청년은 여전히 불굴의 투지와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탈북인들에게 남한 정착교육을 시키는 ‘하나원’ 과정을 마치고 2월 초부터 남한 생활을 시작한 이 청년은 북한 해방을 보기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꿈과 기대로 넘쳤다. 6년, 결코 짧지 않은 탈북생활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탈북한 북한 사람들은 어떤 고통 가운데 사는가? 한 밤에도 긴장과 새우잠으로 잠들 수 밖에 없었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하는 백요셉 청년(25)의 놀라운 증언을 들어 본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 자유 찾아 6년 방황KBS와 제주극동방송 듣고 탈북 결심백요셉 청년은 남한이 내려다보이는 DMZ 철책선 가까운 마을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김정일의 교시를 따라 철저한 주체사상의 일꾼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군관 장교로 복무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몇 년 후 중국과 마주한 한 국경도시로 이주하면서 그의 인생은 소용돌이 가운데 빠져들었다. 북한의 허위성을 차츰 깨닫게 되면서 심한 갈등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당당한 공산주의자의 한 사람으로 성장하던 백요셉 청년을 온통 뒤흔든 것은 바로 라디오였다. 남한의 KBS 라디오와 제주극동방송이 이 청년의 생각에 변화의 불을 지폈던 것이다.14살 무렵부터 백요셉 청년은 라디오 수신 장치를 뜯고 조립하며 주파수를 조정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때 우연히 KBS 라디오방송과 제주극동방송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김대중정부 시절인데 KBS는 대북 비난방송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을 대비하게 되는 어떤 토론을 들으며 북한의 현실을 사실대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남한의 쌀 재고 처리에 관한 토론이었는데 남아도는 엄청난 양의 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관한 것이었다. 쌀을 유엔아동구호기금에 보낼 것인가, 북한에 보낼 것인가 등을 논의했는데 북한은 자존심이 강해 이 쌀을 받지 않으니 쌀 재고 처리가 난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매일 쌀밥을 먹어 쌀을 소비하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방송을 듣고 “참 신기하다. 남한은 거지나라라고 했는데, 실은 쌀이 남아돌 정도로 잘 사는구나”하는 새로운 인식을 했다고 한다. 당시 북한은 쌀이 없어 아사자들이 속출하고 있었다.또 조선인과 고려인들을 위한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라는 KBS 방송을 듣고 남한은 동포를 버리는 배신자의 나라가 아니라 넓은 아량과 따뜻한 민족성을 가진 부강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북한 주장과는 달리 조선인들과 고려인들에 대한 애틋한 동포애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주극동방송을 통해 찬송가를 듣고 김일성 찬가와 너무 비슷하여 놀라웠다고 한다. 그가 들은 찬송가 가사에서 하나님을 김일성으로 바꾸어 부르면 곧바로 김일성 찬가로 들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는 놀라운 깨달음을 가졌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라는 애국가를 통해 남한의 아버지는 하나님이고 북한의 아버지는 김일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때 그는 ‘누굴 택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당도했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40년이나 당에 충성을 하고 은퇴했지만 재산이 없어 하루 세끼 끼니를 걱정해야 했다. 일생을 당에 바쳤어도 아버지는 당으로부터 배반당하고 빈 털털이로 살아가는 모순을 경험했던 터라, 그는 북한의 사기꾼 아버지 김일성을 떠나 남한의 아버지 하나님을 따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남한으로 탈출을 결심하고 그는 19살 나이에 북한을 떠났다.한 겨울에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갔지만 대책 없이 국경도시를 헤매는 일은 쉽지 않았다. 교회를 찾아들었으나 거부당하기 일쑤였고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를 찾았지만 결국 탈북 1주일 만에 중국 공안에 잡혀 두 달간을 중국감옥에서 지냈다. 그리고 북송이 되었고 중국교회를 찾아갔다는 이유만으로 혹독한 고문과 재판을 받던 중, 죽지 않기 위해 다시 탈출을 시도했다가 다시 체포되어 이번에는 다리가 부러지는 고문을 받았다. 넉 달이 지나 소년이라는 신분을 감안하여 임시 석방이 되었다. 그러나 백요셉은 다시 탈북을 감행하여 중국으로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조선족 군인들에게 잡혔다. 다행히 그들은 그를 북송은 시키지 않았지만 북한 땅으로 추방시켰다.하지만 그는 북한에 가지 않고 또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 연변 지역의 어느 깊은 산동네로 숨어들었다. 그는 거기서 1년 정도 농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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