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죄지만 지옥행 단정 못해”
“자살은 죄지만 지옥행 단정 못해”
  • 미래한국
  • 승인 200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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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공청회서 세 명 신학자의 의견, 서로 달라
최근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자살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증폭됐다. 특히 자살한 연예인들 중에는 기독교인도 일부 포함돼 있어 이것이 한국교회에 일으킨 파장은 자못 컸다.한국교회는 자살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흔히 사용되는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말도 이러한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성경 어디서도 이 같은 말은 찾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성경은 자살에 대해 판단할 만한 뚜렷한 언급도 하지 않는다.11일 서울 대치동 예장합동(총회장 최병남 목사) 총회회관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공청회가 열렸다. 합동총회가 자살에 대한 입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진행을 맡은 교단 신학부장 서창원 목사는 “오늘 논의된 내용이 교단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전제했다. 교단의 입장은 올 정기총회 시에 정해질 전망이다.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잘못그러나 두 가지 내용은 이날 공청회를 통해 분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논문을 발표한 이상원 교수(총신대원 기독교윤리학), 이한수 교수(총신대원 신약신학), 박혜근 교수(칼빈대 조직신학)는 자살에 대해 조금씩 다른 주장을 폈지만 ▲자살이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여섯 번째 계명을 어겼으므로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점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단정적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했다.전자는 “자살이 제6계명을 어기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이 너무도 자명하다. 타인의 생명을 죽이든 자신의 생명을 끊든 그것은 동일한 살인 행위일 뿐”(이한수 교수)이라는 말에서 분명히 나타났고, 후자는 “성경이 그와 같은 통설을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았으며, 개혁주의 신학도 그러한 통설을 제시한 바 없다”(이상원 교수)는 근거 때문이다. 또한 자살이라는 것이 우울증과 같은 일종의 정신질환 상태에서 일어났다면, 개인의 의지가 결여된 것이므로 판단의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들었다.구원 문제와 관련해선 입장차 그러나 이들 세 신학자는 ‘자살과 구원’에 대해 그 입장을 조금씩 달리했다.이상원 교수는 성경과 개혁주의 전통이 자살과 구원의 연관성을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으므로 교회가 성급한 판단을 내려선 안 된다는 다소 중립적 입장을 취했으나 이한수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는 자살이 구원 문제와 직결된 문제일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이한수 교수는 “믿음만 있으면 행위나 삶이 어떠하든 구원을 받는다는 생각이 만연한 상태”라고 운을 뗀 뒤, 죄를 행하는 기독교인은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얻지 못한다는 내용의 성경 구절(엡 5:5 등)을 들며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살에 대해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이상원 교수가 “믿음과 행위(여기서는 자살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의미)가 상충될 때 개혁주의 신학을 잇는 교회는 믿음을 앞세워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자칫 로마 가톨릭의 행위구원론으로 돌아가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이한수 교수는 “자살이 믿음으로 얻은 구원을 없앤다는 말이 아니다”며 “죄악에 대해 성경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얻지 못한다’거나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한 것을 불신앙의 신자들을 흔들어 깨우기 위한 하나의 경고로 볼 뿐”이라고 덧붙였다.이상원 교수와 이한수 교수가 자신의 의견에 방점을 찍는데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였으나 결론적으로 자살이 구원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의견이 같았다.자살은 믿음의 배교, 경고 필요그러나 박혜근 교수는 한 차원 더 나아가 자살이 구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 어떤 특정한 죄는 믿음을 버린 결과일 수 있다”며 “자살 역시 경우에 따라서는 믿음의 배교일 수 있다”고 했다. 즉, 경우에 따라 자살이라는 행위는 이미 믿음을 버린 기독교인의 선택일 수 있으므로 이럴 때 “은혜의 교리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지 못할 것이라는 바울 사도의 말을 빌려 자살이라는 죄가 심각하게 크다 해도 그 죄가 하나님의 은혜를 무력하게 하지 못한다”는 의견은 박 교수 입장에서 “자살한 사람을 무차별하게 정죄하는 것만큼이나 극단적 입장”이다.이러한 주장을 한 것은 그가 “만일 자살자들이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의지했다면 지속적인 고통을 끝내기 위해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살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선택되는 순간 신앙과는 상관없는 영적 사망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박 교수는 “(자살은 회개 없이 죽은 것이므로 구원받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 회개가 없었다고 구원받지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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