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람·탈북민 격의 없는 만남, 한 핏줄 확인
남한 사람·탈북민 격의 없는 만남, 한 핏줄 확인
  • 미래한국
  • 승인 2009.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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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테마여행기

이덕수 북한구원운동 간사

2009년 5월 1일 이른 아침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는 예쁘고 세련된 옷차림의 탈북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지 한 달된 사람이나 3년 된 사람이나 20대 아가씨나 50대 아주머니나 모두 설레는 마음이다. 이들은 북한구원운동(상임회장 김상철)이 주최하는 제3차 뉴엑소더스 테마여행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모처럼 만나는 고향 사람들이 저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수다 떠는 모습을 보며 버스에 오르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이번 여행에는 탈북민 스무 명과 남한 사람 여덟 명이 동참했다. 세계 꽃박람회가 개최되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로 가는 동안 남과 북의 사람들 사이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남한 사람과 탈북민과의 첫 만남의 어색한 분위기를 메우려는 듯 남한 사람들이 준비한 ‘선물공세’가 이어지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김밥, 떡, 도너츠, 간식봉지, 생수 등을 나누었다. 탈북민들도 질세라 북한구원운동에서 준비해준 북한 전통음식인 아바이 순대와 사탕봉지를 돌리는 모습에서 서로간의 충분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 본인 소개와 간증 그리고 장기자랑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 되기에 충분했고 위로와 칭찬, 환호하는 모습에서 역시 한 민족 한 핏줄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즉석 오락부장으로 선출된 박영란 씨(가명)의 말재주에 모두 배를 잡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북한에서 문학을 전공한 그가 부산사투리에 유머까지 하니 남한 사람들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어느덧 꽃박람회장에 도착한 우리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세계 꽃박람회장과 수목원을 돌아보았다. 우리 일행은 꽃향기에 취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박람회의 규모와 화려함, 1억2,000만 송이의 꽃 바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기름유출사고로 온 국민이 똘똘 뭉치는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힘을 보았고 기름유출사고를 딛고 일어선 세계 꽃박람회의 규모와 위상을 보고 놀랐다. 어려운 시기마다 일어나는 기적 같은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 오천 년 역사의 한민족의 위대함도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신기한 일이었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우리 일행을 위해 박람회 입장권을 제공한 김경중 내과병원장 집(서산시 소재)을 방문해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필자가 하나원을 졸업하고 처음 한국사회에 나가 만난 분이 바로 김 원장이었다. 북한에서도 의사면 상위권 생활이 보장되는데 김 원장 집에는 TV가 없었다. 세 명의 자녀가 생활하는 집에 TV가 없이 온 집안에 책만 가득했다. 이 집에서 어린 나이부터 가정의 부모나 사회가 자녀들을 어떻게 가르치는가를 엿볼 수 있었고 여기에 대한민국의 힘이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김 원장을 비롯한 서산시청 공무원과 한독약품 직원들의 후원으로 화려한 꽃박람회장을 돌아본 우리는 바닷가에서 생선회로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노래방을 찾았다. 남과 북의 노래 대결 또한 즐거운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두 함께 마음의 문을 열고 노래하며 춤을 추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독특한 춤 솜씨와 노래 실력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처음 만난 어색함과 수줍음도 한순간에 날려 보내는 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조반을 마친 후 군산 유기농영농조합을 관광하고 맛 나는 오곡밥과 오리고기 그리고 떡을 받아 안고 서울 길에 올랐다. 여러 단체와 개인의 도움으로 즐거운 1박 2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조선일보의 리무진 운전기사도 즐겁기는 마찬가지인가보다. 조선일보사가 제공하는 리무진버스 대여를 놓고 30개 업체 중 우리 탈북민들이 진행하는 테마여행팀이 당선되었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이밖에도 이번 테마여행을 위해 도움을 제공한 강성용 목사와 박한기 목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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